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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코로나 2년] 델타 가고 오미크론…'마지막 고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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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대비 방역체계 '선택과 집중' 방식으로 전환

내달 말 1만∼3만명 확진 전망도…전문가들 "종식 예단 이르다"

연합뉴스

해외유입 신규확진자 381명 역대 최다
(영종도=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해외 유입 신규 확진자가 381명으로 집계 이래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한 12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코로나19 검사센터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2022.1.12 kane@yna.co.kr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박규리 기자 = 코로나19와의 싸움은 잇단 변이 출현과 함께 장기전으로 접어들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지 2년이 되는 20일쯤이면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국내에서도 델타를 제치고 우세종으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방역당국은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면 코로나19 확진자가 또다시 하루 1만명 이상씩 쏟아져 나올 수 있다고 보고, 방역체계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1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번 주말께 국내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를 제치고 감염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우세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속도가 델타 변이의 3배 정도로 알려진 만큼, 당국은 거리두기 완화 수준에 따라 다음달 말 신규 확진자 수가 1만명에서 최대 3만명으로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하루 확진자가 수만명씩, 유례없는 규모로 쏟아지게 되면 지금처럼 최대한 많은 확진자를 찾아 검사하고 일일이 격리하는 '델타'식 방역·의료 대응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지난 2년간 유지해 온 'K-방역'의 핵심, 즉 '신속한 3T(검사·추적·치료) 전략'이 한계에 다다르게 되는 셈이다.

당국은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감염 취약층을 조기에 찾아 치료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진단검사를 받아야 할 대상이 폭증해 PCR(유전자증폭) 검사 역량의 한계치(일 85만건)를 넘는다면 '선택과 집중' 방식으로 65세 이상 연령층, 의사 소견에 따라 코로나19 증상이 의심되는 사람부터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 역학조사도 진단검사처럼 60대 이상과 기저질환자 등에 우선순위를 두고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환자가 많아지면 이들도 독감(인플루엔자) 환자처럼 동네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각 의료기관에서는 결과를 30분 내 받아볼 수 있는 신속항원검사를 우선 시행해 검사 속도가 크게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당국은 방역체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확진자와 접촉자의 격리기간도 10일에서 7일로 줄이기로 했다.

중증·치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오미크론 변이 특성상 경증 환자가 대규모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위중증 환자에게 썼던 주사제 '렘데시비르'를 경증 환자에게도 투여할 수 있게 하고, 경구용(먹는) 치료제 처방 대상도 60세 이상, 기저질환자 등으로 점차 넓혀갈 예정이다.

또 경증 환자가 격리생활을 할 수 있는 거점 생활치료센터에 병상 1천200개를 추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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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먹는치료제
[연합뉴스 자료 사진]


전문가들도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면 하루 확진자가 수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방역·의료 대응체계 전환이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오미크론 변이 확산시 유행 규모에 대해 "앞서 2월 말 (신규 확진자 수가) 2만명 정도 갈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며 "예상 데이터는 계속 수정되고 있는데, 2만명이 되는 시점이 이보다 당겨지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방역이 점점 완화되고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 집중도도 떨어지다 보면 2월 중순에 (신규 확진자는) 1만2천∼1만5천명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이고, 2월 말∼3월 초가 되면 2만∼3만명도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지금껏 추가적으로 병상 확보를 했고 '팍스로비드'라는 (먹는)치료제가 있어서 지금 의료체계로 신규 확진자가 1만2천∼1만5천명 발생하는 것은 버틸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하지만, 2만∼3만명 넘어간다면 대응이 어렵지 않을까"라며 "중증병상도 그렇지만, 재택치료 관리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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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검사 받는 시민들
[연합뉴스 자료 사진]


일각에서는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코로나19 유행의 '마지막 고비'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도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이 가능성에 대해 속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엄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확진자가 2만∼3만명 단위로 나오면 (여파가) 6∼7월까지 갈 것이고, 그 사이 세계에서 큰 유행이 일어나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가 나올 수 있다"며 "이에 해외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오미크론이 끝이 아니고, 이를 대체할 변이 바이러스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 역시 "아직 예단이 어려운 단계"라고 답변했다.

방역당국 역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14일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오미크론을 두고 일각에서는 '팬데믹 종료의 신호'라고 판단하는 낙관론도 있지만, 이마저도 고통스러운 대유행을 겪고 나서야 가능한 시나리오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 총리는 "현실에서는 여러 나라에서 오미크론의 폭발적 확산세를 견디다 못해 의료체계가 붕괴 직전에 이르고 사회 필수기능에 장애가 발생하고 있다"며 "우리는 어떤 경우라도 이런 상황까지 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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