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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책임론 거세지는데…정몽규 회장의 '두려움 없는 전진'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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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동아시안컵-아시안게임-월드컵 3종 대회가 모두 열리는 2022년, 한국 축구는 A대표팀의 아이슬란드 평가전 5-1 대승으로 시원하게 출발했다. 11월 카타르월드컵 본선으로 가는 과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시작이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는 표정 관리에 애쓰고 있다. 정몽규(60) 회장이 경영하는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광역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연이어 큰 사고를 일으키면서 국민적인 공분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최선을 다해 사고 현장을 수습하겠다고 전했다. 붕괴한 아파트 재건축까지 고려하겠다며 '배수의 진'을 쳤다.

수장의 용단에도 비난 여론은 계속되고 있다. 건설 시장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수주한 아파트 단지들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정 회장 개인은 물론 현대산업개발에도 큰 위기다.

축구협회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기업의 위기에 최고경영자의 뜨뜻미지근한 태도는 소위 '오너 리스크'로 이어지는데 절묘하게도 축구 수장인 정 회장에 대한 퇴진 여론이 생성되고 있어 그렇다.

정 회장은 선거를 통해 축구협회 수장을 오래 이어오고 있다. 상황에 따라 사재를 출연하는 헌신도 마다치 않았다. 그렇지만, 여러 정책 실수로 축구협회가 비난받는 경우도 많았다. 때마다 애매한 사과로 덮고 가기는 했지만, 이제는 휴화산이 활화산으로 변화하는 기세다.

축구협회는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당장 정 회장이 물러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18일 임원 회의에서는 '퇴진의 퇴'자도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익명을 원한 한 고위 관계자는 "현시점에서는 회장님의 거취에 대해 정말 말하기 어렵다. 결국은 회장님이 결정하는 것 아닌가"라며 사퇴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관계자도 "현재 회장님 우선 순위는 사고 수습이 우선이지 않나. 축구협회 행정은 임원진들이 합심해서 끌어가며 보고해도 되는 상황이다"라며 정 회장의 부담을 줄여 주려는 모양새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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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정 회장 스스로 기업 경영의 잘못을 인정하며 뒤로 물러난 이상 축구협회 수장을 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국가대표 경험이 있고 축구협회 임원도 해봤던 한 축구 원로는 사견을 전제로 "기업가란 무엇인가. 합리적인 경영을 하면서 윤리적 흠결이 있으면 사회적 책임을 지는 것이 요즘 분위기 아닌가. 그렇다면, 경영 논리 대신 윤리성이 좀 더 강한 스포츠, 그것도 국민적 관심이 큰 한국 축구 수장이라면 책임지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기업 문제로 축구협회가 같이 욕을 먹는 것이 옳은 일인가"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축구대표팀이 월드컵이나 아시안컵에서 성적이 좋지 않아 사과하는 경우는 어느 정도 수긍이 된다. 감독을 교체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며 분위기를 쇄신해야지, 행정 리더가 달라져 혼란이 오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어느 정도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다만, 경기력이 아닌 단체 행정이나 수장 개인의 문제라면 냉정한 시각으로 보는 것도 필요하다. 축구협회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요즘 축구협회 임원들은 정 회장에게 직언하지 못한다고 들었다. 축구의 가치가 흔들릴 수 있는데도 소극적이다. 신뢰가 흔들린 수장을 그대로 끌고 가는 것 자체가 이상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축구협회 정관 29조 '임원의 결격 사유'에는 '사회적 물의 또는 대한체육회, 협회
임원의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유사 행위 등 기타 부적당한 사유가 있는 사람'이라고 명시돼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같은 도시에서 같은 일이 벌어져 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사과 기자회견까지 한 상황이라면 충분히 퇴진 사유가 될 수 있다.

물론 '사회적 물의'에 대한 개념 정립이 정관에는 보이지 않지만, 사망 사고가 발생한 사건이라면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 만약 자리에서 물러난다면 회장직 궐위 상태고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경우에는 60일 이내 회장을 선출하는 회장 선거 규정에 따라야 한다.

지난해 1월 단독 출마해 사실상 3선 연임에 성공한 정 회장의 임기는 2025년 1월까지다. 3선 이상의 다선은 할 수 없기 때문에 소위 이번 임기가 '말년'이다. 레임덕을 논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기업 경영 능력 상실에 따른 부정적 여론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 회장이 물러나지 않더라도 그동안 시도했던 축구협회 사업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 디비전 시스템 정립 등 인프라 확장에 애를 쓰고 있는 '공'이 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 위원 낙마로 외교력은 바닥에 떨어졌고 통합 마케팅 실패, 심판 판정 및 관리 문제 등 '과'라는 그림자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국 축구의 위상을 단순히 대표팀의 경기력으로만 평가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축구협회는 지난 2020년 1월 엠블럼을 교체하면서 '두려움 없는 전진'을 내세웠다. 이는 지난해 3선에 성공한 정 회장의 당선 일성으로도 활용됐다. 부정적인 여론에도 두려움 없이 계속 앞으로 나갈 것인지, 시간이 갈수록 축구팬들의 궁금증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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