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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사람에 코로나 전염 의심…홍콩, 햄스터 2000마리 안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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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홍콩의 한 거리에 햄스터가 그려져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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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당국이 약 2000마리의 햄스터를 안락사시키기로 결정했다. 애완동물 가게 직원이 햄스터로부터 코로나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발생하자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이다.

홍콩 어업농업자연보호부는 18일(현지 시각) 모든 애완동물 가게와 소유주들에게 안락사를 위해 햄스터를 인계하라고 명령했다. 햄스터의 수입과 판매를 즉시 중단하라는 명령도 내려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홍콩 코즈웨이베이의 애완동물 가게에서 일하는 23세 점원이 지난 16일 델타 변이에 감염됐다. 이 점원은 해외에 다녀오지 않는 등 감염원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약 3개월간 델타 변이 감염자가 나오지 않은 홍콩에서 갑자기 델타 변이에 걸린 사례가 나오자 당국은 ‘이상한 사례’라고 보고 조사했다. 그 결과 가게 햄스터 11마리와 다른 점원 2명이 델타 변이에 감염된 사실이 드러났다.

SCMP는 “해당 애완동물 가게 점원의 바이러스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유전자 타입이 유럽과 파키스탄에서 유행하는 것과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네덜란드에서 수입한 햄스터들의 바이러스에서 해당 점원과 같은 유전자 타입이 발견돼 햄스터에서 점원으로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홍콩에서 처음으로 동물과 사람 간 코로나 전염 의심 사례가 나온 것이다. 동물이 사람에게 코로나를 전파한다는 게 명백히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가능성이 제기되자 홍콩 당국은 예방적 조치로 햄스터를 안락사시키기로 했다.

홍콩 당국은 지난달 22일 이후 홍콩 전역에서 햄스터를 구매한 모든 이들도 의무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코로나 음성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지역사회 활동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당국은 약 2000마리의 햄스터가 인도적 방법으로 안락사 처리될 것이라고 밝히며 “햄스터의 위험성이 상당히 높다고 판단했으며, 공중 보건에 근거해 이같이 단호한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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