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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씨 마른 5억원 이하 전세 매물 찾아보니…4호선 출근족은 성북, 강남은 수서 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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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지역 5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전세 매물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부담이 커진 데다 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상한제 등을 골자로 한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지난해 7월 말부터 시행되면서 전세 매물 가격 이중 현상도 심해졌다.

불행 중 다행인 점은 최근 서울 전세 가격 상승폭이 안정됐다는 점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2% 오르는 데 그쳤다.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 둘째 주 0.1%, 지난해 9월 둘째 주에는 한 주 만에 0.17%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오름폭이 확연히 줄었다. 매물 자체도 늘었다. 1월 13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지역 전세 매물은 3만1271건을 기록했다. 1년 전인 지난해 1월 13일(1만8817건)에 비해 66.1% 늘어났다. 매매 가격과 전세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반영되면서 아파트 전세 매물이 꾸준히 쌓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서울 전세 매물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며 계약 기간이 끝난 매물이 오는 7월 이후 대거 풀리면 전셋값 상승폭이 다시 확대될 것으로 내다본다. 여기에 전세대출 금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7월이 오기 전 ‘가성비’ 좋은 아파트 전세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는 모습이다.

아실에서 5억원 이하 전세 매물이 나온 단지를 꼽아봤다. 준공 30년이 안 되고 단지 규모가 500가구를 넘는, 전용 55㎡(옛 24평) 이상 아파트로 범위를 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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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평대 전세 아파트를 4억원대에 구할 수 있는 서울 강서구 가양6단지 전경. (윤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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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권·서북권

▷길음·미아·이문…뉴타운 이웃 단지

서울에서 5억원 이하 전세 아파트 매물이 가장 많은 지역은 동북권역이다. 성북구 길음·미아·월곡·정릉동, 노원구 월계동, 동대문구 이문·전농동, 종로구 창신동, 도봉구 창동 등을 중심으로 10~20년 차, 20~30평대 전세 아파트가 모여 있다.

4호선을 주로 이용한다면 길음동에서 시작해보자. ‘길음래미안1차(1125가구)’ ‘길음뉴타운경남아너스빌(866가구)’ ‘길음동부센트레빌(1377가구)’ 등에서 20평대 아파트를 전세로 구할 수 있다. 길음래미안1차 전용 59㎡ 기준 4억8000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지난해 말 비슷한 조건의 아파트가 4억9000만원(15층), 5억원(9층)에도 전세 계약서를 썼다가 호가가 조금 내렸다.

길음뉴타운에서 멀지 않은 미아뉴타운에서는 ‘SK북한산시티(3830가구)’에서 4억원대 전세 매물을 찾아볼 수 있다. 층·향에 따라 전용 59㎡가 4억3000만~5억원에 세입자를 찾고 있다. 우이신설선 솔샘역을 이용할 수 있는 ‘벽산라이브파크’는 5억원으로 30평대인 전용 84㎡ 전세도 구할 수 있다.

1호선을 타고 출퇴근하는 직장인이라면 신이문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이문e편한세상(1378가구)’이 제격이다. 저층이기는 하지만 4억7000만원에 나온 전용 59㎡ 전세가 아직 남았다. 최근 3억원대, 4억원대, 5억원대에도 거래되며 시세가 들쑥날쑥한 모습이지만 일부 계약갱신·재계약 매물을 빼면 5억원 미만이 적정 가격으로 보인다. ‘이문현대(601가구)’ ‘이문쌍용(1318가구)’ 전용 59㎡도 각각 4억원, 4억5000만원에 세입자를 찾고 있다.

보다 가성비 좋은 아파트를 찾고 있다면 월계동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된다. 올해로 입주 30년 차에 접어든 ‘월계주공2단지(2002가구)’에서는 전용 58㎡를 3억원에 구할 수 있다. 30평대인 전용 84㎡가 지난해 9월 최고가인 4억8000만원에 거래된 적이 있지만 단지에서 이 평형 아파트가 180가구로 적은 탓에 전세 매물이 나와 있지 않다.

조금 걸어야 하지만 4·6호선 두 노선을 양옆에 낀 단지도 있다. 하월곡동 ‘꿈의숲푸르지오(714가구)’는 2010년에 입주해 비교적 새 아파트에 속한다. 아직 전용 59㎡ 집주인이 5억원에 전세 세입자를 구하고 있다. 단지 바로 옆 2006년 입주한 ‘래미안월곡(1372가구)’도 마찬가지다.

낡은 아파트도 좋으니 조금 더 종로 도심에서 가까이 살고 싶다면 1호선을 타고 창신동으로 내려와보자. 6호선 창신역 도보 거리에 ‘창신쌍용1단지(585가구)’ ‘창신쌍용2단지(919가구)’에서 전용 79㎡가 각각 5억원, 4억3000만원에 전세 매물을 걸어놨다.

직장이 3호선을 타고 이동해야 하는 곳에 있거나 홍대·상암 등 마포구와 가깝다면 아예 서울 서북권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 낫다. 동북권만큼은 아니지만 서대문구 홍제·남가좌동, 은평구 응암동에서 4억원대 전세 아파트가 제법 많다.

3호선을 애용한다면 우선 홍제동에서 시작해보자. ‘홍제원현대(홍제원힐스테이트, 939가구)’ 전용 59㎡ 로열층 전세 시세가 4억5000만~4억7000만원 선이다. 1층 집도 괜찮다면 같은 단지 전용 84㎡ 전세를 5억원에도 구할 수 있다. 평형이 조금 작아도 연식이 얼마 안 된 아파트를 선호하는 상암 직장인은 아예 남가좌동까지 내려와 ‘DMC래미안클라시스(2000년 입주, 1114가구)’나 응암동 ‘백련산힐스테이트1차(2011년 입주, 1106가구)’에서 전용 59㎡ 전세를 알아보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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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권·동남권

▷마곡 출퇴근족을 위한 가양·신정동

한강 이남 지역에는 5억원으로 구할 수 있는 넓은 전셋집이 많지 않다.

만약 강서구 마곡지구가 생활권이라면 이웃 동네 가양동이 제격이다. 올해로 입주 30년 차인 ‘가양6단지’에는 단지에서 가장 큰 평형인 전용 58㎡가 3억9900만원에 세입자를 찾고 있다. 1~2인 가구라면 전용 39㎡에 보증금 3억원을 주고 세 들어도 좋다.

강남으로 출퇴근한다면 봉천동으로 옮겨보자. ‘관악현대(2134가구)’에서 전용 68㎡ 전세를 5억원에 구할 수 있다. 500여m 거리에 7호선 숭실대입구역이 위치해 지하철을 타고 강남권으로 이동하기 편리하다. 전용 58㎡는 4억3000만원에 세입자를 기다리고 있다.

자녀 교육에 초점을 맞춘다면 목동은 아니지만 목동신시가지와 가까운 신정동에 저렴한 전세 아파트가 있다. 목동11단지와 대각선으로 마주 보는 ‘신트리1단지(997가구)’에서 전용 59㎡가 4억9000만원에 전세 매물로 나와 있고, 조금 떨어진 ‘신트리4단지(845가구)’ 전용 59㎡는 이보다 3000만~4000만원가량 저렴하다.

아쉽지만 소위 강남 3구인 서울 동남권에는 조건에 맞는 아파트 전세가 거의 없다. 그나마 3호선 수서 역세권인 ‘수서 신동아(1162가구)’ 전용 49㎡(21평) 시세가 5억원으로 간신히 구할 수 있는 정도다. 침실이 하나뿐인 아파트라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나 1인 가구면서 수서발 고속철도(SRT) 이용이 잦은 수요자가 거주하기 알맞다.

[정다운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43호 (2022.01.19~2022.01.2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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