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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금융위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2215억 횡령 몰랐다”···'늑장 인지'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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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오스템임플란트 회삿돈 2215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이모씨(구속)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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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직원의 2215억원대 회삿돈 횡령 사건이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 사건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사실(경향신문 2022년 1월18일자 19면 보도)을 인정했다. 금융위원회는 경향신문 보도 전까지 사건을 미리 알고 있었는지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금융위는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실에 “(지난) 3일 오스템임플란트가 횡령 사건 발생 사실을 공시함에 따라 해당 사건을 인지했다”고 답변했다. 이어 “금융시장과 투자자에게 미칠 파급효과 등에 대해 모니터링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이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모씨(45·구속)의 범죄 의심 혐의가 알려지기 전까지 1년 넘게 진행된 2000억여원의 불법 자금 흐름 여부를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의심거래보고제도(STR)에 따라 금융사가 자금세탁 등이 의심되는 금융거래를 보고하면 이를 분석한 후 이상거래라고 판단하면 검찰청, 경찰청 등 법집행기관에 관련 자료를 제공한다. 이같은 시스템이 이번 사건에서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오스템임플란트 사측은 지난해 이씨의 범죄 혐의를 지난해 12월31일 인지하고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고 지난 3일 공시했다. 회사가 추정한 피해액은 1880억원, 경찰이 지난 14일 이씨를 검찰에 송치하면서 잠정결론내린 횡령액수는 2215억원이다. 범행기간은 2020년 4분기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이씨가 회삿돈으로 매매한 주식 규모는 1조원대이다.

앞서 경찰 고위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스템임플란트) 사안 발생 이후 FIU에서 자료가 왔다”면서 “(지난해) 대장동 사태 때처럼 사전에 자료가 온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FIU에서 온 자료도 수사를 (추가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FIU가 이날 ‘늑장’ 인지 사실을 인정하면서 그동안 금융당국이 보여온 ‘밀실주의’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오스템임플란트 사태 발생 후 금융사의 의심거래 보고가 있었는지, 법집행기관에 이상거래 관련 자료를 통보했는지에 대해 “관련법상 비공개가 원칙”이라면서 답변을 거부해 왔다.

FIU는 지난해에도 이상거래 자료 통보 여부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경찰은 지난해 FIU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사인 화천대유자산관리의 이상거래 자료를 통보받고도 5개월 간 수사를 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의 수사의지 부족에 대한 비판이 컸지만 FIU는 이와 무관하게 자료 통보 사실 자체가 공개된 데 대해 경찰에 강력 항의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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