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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러, 대사관 직원 철수·병력 이동… 서방국 “우크라 군사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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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운 고조되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외교관 가족 러 복귀

NYT “충돌 준비 또는 위장일 수도”

국경 접경지 군사장비 이동 포착

벨라루스 “2월 훈련 전 준비일 뿐”

英·加, 무기·특수부대 등 지원 천명

세계일보

러시아군 T-72B3 전차가 12일(현지 시간) 러시아 남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인 로스토프 카다모프스키 사격장에서 열린 군사훈련에서 불을 뿜으며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로스토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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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재 자국 대사관 직원들에게 철수를 지시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지면서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북쪽 접경 국가인 벨라루스에 병력을 이동시켰다. 영국, 캐나다 등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에 나섰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 지난 5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있는 러시아 대사관에서 러시아 외교관의 아내와 자녀 등 18명이 러시아로 복귀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버스를 타고 5시간에 걸쳐 모스크바로 철수했다.

5일 이후에도 며칠에 걸쳐 키예프 대사관과 우크라이나 서부의 리비우 영사관에서 약 30명이 러시아로 돌아갔다. NYT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 외교관들은 우크라이나를 떠날 준비를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NYT는 “우크라이나와 미국 관리들은 러시아 대사관을 축소하는 것은 선전이거나 다가오는 충돌에 대한 준비 또는 일종의 위장일 수 있다고 말한다”면서 “세 가지 모두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워싱턴 관리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아직 우크라이나 침공 결정을 내리진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침공 뒤 러시아가 감당해야 하는 경제적 제재 등 다양한 요인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벨라루스에 병력을 이동시키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철도회사의 화물차에 대포 등 군사 장비가 실려 벨라루스에 도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알렉산데르 볼포비치 벨라루스 안전보장회의 의장은 “2월로 예정된 훈련 전 준비일 뿐”이라고 밝혔다.

세계일보

우크라이나·獨 회담 우크라이나 주재 러시아대사관 직원들의 철수 소식으로 전운이 짙어진 17일(현지시간) 수도 키예프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 두 번째)과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오른쪽 두 번째)이 회담을 하고 있다. 키예프=AP연합뉴스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대규모로 침공할 시 벨라루스를 통해 병력을 파견할 수 있다고 관측한다.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 북쪽과 1130㎞를 접하는 국가다. 동시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정부는 소련에서 독립한 국가 중 가장 친러 성향이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할 때 러시아를 공개 지지하기도 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다음 달 벨라루스 서부에서 연합 군사훈련을 할 예정이다. 벨라루스 국방부는 다음 달 10∼20일 자국 영토에서 러시아와 군사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푸틴 대통령과 루카셴코 대통령이 회담 때 정해진 훈련이다.

다만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에 러시아군이 예상보다 빠르게 늘지는 않았다. 한 달 전 미 국방부는 이르면 이달에 러시아가 17만5000명에 달하는 병력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준비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국경에 주둔한 러시아군은 7만7000명 정도다. 10만명에 가깝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한 달 전 전망한 17만명에는 한참 못 미치는 규모다.

영국, 캐나다 등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우크라이나에 경량 대전차 방어 무기 시스템을 공급하기로 했다”며 “소규모 병력이 짧은 기간 무기 훈련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그에 따른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영국이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괴롭힘에 기꺼이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나다 글로벌뉴스는 이날 캐나다가 우크라이나에 소규모 특수부대를 파견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특수부대 본부 대변인은 보도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2020년부터 우크라이나군을 지원하는 훈련을 해왔다고 밝혔다.

독일 외무장관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를 방문해 18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을 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회담에 앞서 “유럽 지역의 긴장감은 외교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며 “그렇지 않고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면 높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지민 기자,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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