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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돋보기]이재동 학장 "기혈 막히면 비만…95% 허리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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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 임상경험 집약
비만, 체지방 문제…근본원인 '기혈순환'
거울 앞에 서면 건강 상태 알 수 있어
뚱뚱하다고 비만 아냐...근육량 확인해야
'상하체 불균형' 허리통증…근력 강화해야
뉴시스

[서울=뉴시스] 이재동 경희대한방병원 학장(침구과 교수). (사진= 경희의료원 제공) 2022.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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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비만은 단순히 살이 많이 찐 상태가 아니다. 체내에 체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돼 장기적으로 각종 질환을 부르는 '질병'이다. 1996년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치료해야 하는 질병으로 규정했고, 우리나라에서도 2003년 질병으로 분류했다.

한의학에서는 몸 속에 흐르는 에너지인 기혈의 순환이 잘 되지 않아 노폐물(체지방)이 몸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쌓이면서 비만이 발생한다고 본다. 더 나아가 생명활동의 원천인 기혈이 잘 순환되지 않으면 오장육부에 필요한 영양분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허리통증을 비롯해 결국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각종 질환이 유발된다고 강조한다.

이재동 경희대한의과대학 학장(비만센터 교수)은 "비만은 기혈의 생성, 순환, 균형 조절의 문제에서 비롯된다"면서 "기혈이 잘 순환되게 하면 비만을 잡고 다양한 질병을 극복할 수 있고, 이를 위해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질병 치료의 출발이자 핵심은 질병 자체가 아닌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 것이라는 게 이 학장의 지론이다.

이 학장은 국내에서 손 꼽히는 한방 비만 치료 전문가다. 30년 이상 한방 진료를 해오고 10여년 이상 비만을 연구해왔다. 앞으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비만으로 유발되는 10여 가지 질환에 대해 알기 쉽게 풀어갈 예정이다. 가장 처음 소개할 질환은 비만 환자의 대부분이 겪는 디스크, 척추관협착증 등 척추 질환이다.

비만, 체중 아닌 체지방 문제…근본원인 '기혈순환'


-흔히 비만을 만병의 근원이라고 하는데요

"비만은 체중이 아닌 체지방이 문제입니다. 기혈 순환이 잘 안 돼 체지방이 쌓이면 비만이 발생하는 것이죠. 음식을 적게 먹든지, 활동량을 늘려서 기혈이 잘 생성돼 머리부터 발끝까지 막힘 없이 흐르고 몸 전체의 균형이 잡히면 건강하게 살 수 있습니다. 기혈의 생성과 순환, 균형 조절, 이 3가지 중 어느 한 가지라도 문제가 생기면 병이 나는 것입니다."

-기혈의 생성과 순환, 균형 조절에 문제가 생기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타고난 체질과 생활습관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기혈 생성과 관련되는 소화 기능(비위), 기혈 순환에 영향을 미치는 심폐 기능(심장·폐), 기혈의 균형 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비뇨생식 기능(전립선·자궁·난소) 중 한 두 가지 또는 세 가지 모두 약하게 태어난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타고난 체질이 20% 정도 영향을 미치고, 나머지는 음식, 운동(활동량), 수면 등 생활습관이 원인이 됩니다. 실제로 건강과 수명을 결정하는 인자들을 분석해보니 생활습관과 환경이 70%를 차지하고, 유전적 요인과 의료제도 및 정부정책은 각각 20%, 10% 정도로 나타났습니다. 생활습관이 그만큼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입니다."

기혈순환, 바른 자세 유지해야…'배 당기고 몸 세우기'


-기혈 순환이 잘 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혈 순환에 가장 좋은 것은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겁니다. 평소 시간이 없어 운동을 도저히 하지 못하겠다면 배를 당기고 몸을 세우는 자세 하나라도 신경 쓰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배꼽 밑에는 기를 모을 수 있는 단전이 있습니다. 그런데 배에 힘을 빼고 있으면 경락이 접혀 기혈이 제대로 순환할 수 없고 노폐물이 쌓일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5시간 이상 책상에 앉아서 근무하면 비만율이 1.5배 더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기혈을 하체 쪽으로 내리는 계단 오르기, 수영 같은 운동도 허리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됩니다."

거울 앞에 서면 몸 상태 알 수 있어


-스스로 기혈이 잘 흐르는지 확인할 수 있나요"

샤워하고 나서 거울 앞에 서면 오장육부의 기능, 즉 기혈이 얼마나 잘 순환되는지 어느 정도 알 수 있습니다. 팔과 다리가 가늘고 배만 볼록한 사람은 팔 다리로 기혈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밀가루 음식이나 탄산음료를 피하고 단백질, 야채 등을 잘 먹어서 자동차가 달리는 도로와 같은 경락(기혈이 순행하는 통로), 즉 근육량을 늘려줘야 합니다. 상체가 비대하거나 하체가 비대한 것도 기혈의 균형이 깨져 있기 때문입니다. 옆구리나 팔뚝, 허벅지 등 특정 부위에 살이 찐 것도 경락이 접혀 있어 기혈이 잘 순환되지 않는다는 얘기죠."

-뚱뚱한 것도 기혈이 잘 안 흐른다고 봐야 하나요

"뚱뚱하다고 모두 비만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뚱뚱하다 할지라도 전체적으로 상반신과 하반신의 균형이 잡혀 있고 옆구리 살이 접히지 않으면 체지방이 쌓이지 않아 기혈의 순환이 잘 된다는 의미이고, 건강한 사람입니다. 방송인 강호동씨도 BMI(체질량지수)가 30 이상이지만, 근육이 많고 균형 잡힌 몸을 갖고 있어 비만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BMI 보다는 인바디 검사를 통한 체성분 분석을 권장합니다."

BMI란 자신의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비만도는 측정하는 지수다.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5 이상부터 비만으로 구분하고 있다. 하지만 BMI는 체중과 신장만으로 결정돼 체지방 뿐 아니라 근육량의 변화도 반영된다. 운동선수 등 근육량이 많은 경우 체지방이 많지 않아도 비만으로 진단될 수 있는 것이다.

뉴시스

【뉴욕=AP/뉴시스】 2016년 8월 미국 뉴욕에서 두 여성이 길을 걸어가고 있다.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에 게재된 뉴욕 앨버트 아인슈타인 의대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복부에 지방이 쌓인 '장독대형' 여성의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하체 비만인 '오뚜기형' 여성보다 3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9.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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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통증도 기혈순환 문제…상하체 균형 깨진 탓


-허리통증의 원인도 기혈 순환에서 찾을 수 있나요"

그렇습니다. 허리통증은 대부분 상체 무게로 인해 허리에 가해지는 중력과 하체에서 몸을 지지하는 지지력의 균형이 깨지면서 나타납니다. 비만 환자가 95% 이상입니다. 대표적인 허리 질환이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 척추관 협착증, 척추측만증입니다."

허리디스크는 추간판(디스크) 중심부에 위치한 젤리 같은 수핵이 신경근을 압박해 허리를 펴고 구부리기 힘들고 다리가 저리고 붓는 증상을 말한다. 심한 경우 하지 마비나 대소변 기능, 성기능 장애 등을 유발한다. 척추관 협착증은 척추의 신경근관 또는 추간공이 좁아져 허리의 통증을 유발하거나 다리에 여러 복합적인 신경 증세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허리를 굽히거나 걸음을 멈추고 앉아서 쉬면 사라졌다가 다시 걸으면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 척추 측만증은 척추가 정상적인 S자 만곡이 아닌 측만돼 있는 상태로, 성장기 청소년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허리질환, 무턱대고 수술?…허리 근력 강화해야


-허리 질환 치료받을 때 주의할 점이 있을까요

"허리 질환의 99%는 허리의 힘이 약해져서 발생합니다. 체중이 1kg 늘면 허리에는 5kg의 압력이 가해지거든요. 그런데 근본적인 원인인 허리 근력을 개선하지 않고 병의 상태에 초점을 맞춰 MRI(자기공명영상장치)나 엑스레이를 찍은 후 눌린 신경을 잘라내는 등 무턱대고 수술하면 나중에 고생할 수 있습니다. 나무에 비유하자면 문제의 근원인 뿌리를 봐야 하는데, 잎이 마르고 꽃이 떨어진다고 잎에 약을 치고 곁가지를 자르는 셈입니다."

-허리 질환으로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얼마나 될까요

"5% 미만 정도입니다. 약물이나 물리 치료 등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통증으로 일상 생활이 불가능한 경우, 마비가 지속돼 하지 근육이 위축되는 경우, 척수병증으로 대소변 장애가 있는 경우 등에 한해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척추관 협착증의 경우 허리 근력 약화가 주 원인인 만큼 수술이 정답은 아닙니다."

'비만 잡고 질병 극복' 대장정 닻 올랐다


-기혈 순환을 돕는 한약을 개발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정부 과제로 선정돼 7년 간 연구 끝에 한약 '한슬림'을 개발했습니다. 기혈 순환을 통해 지방 대사를 촉진한다는 점에서 지방 흡수를 억제하는 기존 약과 차별화됩니다."

이 학장은 비만 환자 205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 환자의 54%에서 전체 체중의 5% 이상 체중이 감량된 것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최근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국제 학술지 '메디신(Medicine)'에 실렸다. 이 학장은 앞으로 국민이 자신의 몸 상태를 파악하고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힘쓸 예정이다. '비만 잡고 질병 극복' 대장정의 닻이 올랐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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