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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필요 없다” 北 피격 공무원 유족, 대통령 위로 편지 반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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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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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서해상에서 북한군 총격에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부인 A씨(가운데)와 형 이래진 씨(왼쪽),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사건 발생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실종 해수부 공무원 아들에게 보낸 편지를 반환하기 위해 청와대 업무동으로 향하다 경찰에 저지되고 있다. 연합뉴스
서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에 사살된 공무원의 유족이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위로 편지를 되돌려보냈다.

피격 공무원의 친형 이래진씨 등 유족은 18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격 당시 상황에 대한 자료 공개를 촉구했다. 이씨는 “제대로 된 조사 없이 그저 북한 해역에서 죽었고 넘었으니 월북이라고 한다면 대한민국의 주권을 어디에 있으며 헌법의 가치는 무엇인지 아니 물을 수 없다”며 “대통령의 말을 믿고 1년 넘게 기다려왔다. 재판을 통해 일부 승소, 정보를 공개하라는 법원의 판단도 무시하는 정부가 민주주의 국가냐”고 질타했다.

지난해 11월 서울행정법원은 유족이 청와대 국가안보실을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청구소송에 대해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2020년 공무원 실종 당시 문 대통령에게 보고한 내용 일부를 공개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청와대는 이에 항소했다.

문 대통령의 위로 편지도 반납됐다. 문 대통령은 같은해 10월 공무원의 아들에게 편지를 보내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하고 진실을 밝혀낼 수 있도록 내가 직접 챙기겠다는 약속을 드린다”며 “진실이 밝혀져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은 묻고, 억울한 일이 있었다면 당연히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공무원의 아들은 이날 편지를 반납하면서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지만 대통령께서 편지로 하셨던 그 약속을 믿고 기다렸다”며 “편지는 비판적인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면피용에 불과했다. 북한에 의해 아버지를 잃은 고등학생을 상대로 한 거짓말일 뿐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저는 이제 대통령께 기대하는 것이 없다”며 “기억조차 못 하시겠지만 어떤 약속을 하셨는지 다시 한번 읽어보시고 제 분노를 기억하시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유족 등은 기자회견을 끝낸 후 편지 반환을 위해 청와대 업무동으로 향했다. 그러나 경찰에 의해 저지됐다. 문 대통령의 편지를 청와대에 직접 전달하지 못했다.

해양수산부 소속 서해어업지도관리단 해양수산서기(8급)인 A씨는 2020년 9월21일 인천 소연평도 남방 2㎞ 해상에서 실종됐다. 군은 이튿날인 같은 달 22일 오후 3시30분 북한 선박이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A씨를 발견한 정황을 입수했다. 북한군은 A씨에게 총격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A씨가 월북 중 사망한 것으로 무게를 뒀다. 유가족의 입장은 다르다. 유가족은 진상규명을 위해 정부를 상대로 정보공개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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