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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반도체 굴기 실패 보도후 나온 中반도체 생산 33% 급증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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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중국 반도체 이미지 사진. 바이두뉴스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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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정부의 각종 지원에 힘입어 중국 반도체 생산이 지난해 급증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중국의 대규모 반도체 제조 프로젝트가 실패했다는 외신 보도 이후 10여일 만이다. 반도체 업계와 투자자의 동요를 막기 위한 반박 성격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2021년 기준 중국이 3594억개의 반도체를 생산했다고 전날 밝혔다. 1년 전과 비교해 33.3% 급증했다. 2020년 증가율이 16.2%라는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2배 이상 빠르게 성장한 셈이다.

통계는 기술별, 회사별 자세한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반도체 부족 장기화와 중국 반도체 자급률 압박 속에 생산량을 증대시키려는 중국의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고 SCMP는 분석했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중국 기업의 전 세계 반도체 점유율이 2020년 9%에서 2024년 17.4%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SCMP는 “이는 중국이 미국과 한국에 이어 생산량 기준에서 세계 3위의 반도체 판매국가가 될 것이라는 뜻한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2014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이른바 ‘빅 펀드’라고 불리는 총 520억 달러(약 62조6000억원)의 반도체 산업 지원금을 쏟아 부었다. 2021년에도 260억 달러에 달하는 28개의 추가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다만 중국 정부의 통계는 중국에서 최근 3년간 최소 6개의 대규모 반도체 프로젝트가 실패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지난 9일 보도와는 차이가 난다.

WSJ는 이들 프로젝트에 투입된 금액은 최소 23억 달러(약 2조7692억원)로 이 중 대부분은 정부에서 지원한 금액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부 기업들은 단 한 개의 반도체조차 만들지 못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6개 프로젝트의 대표적인 사례는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우한훙신반도체제조(HSMC)와 취안신집적회로(QXIC) 등이 제시됐다.

이처럼 중국 정부의 ‘실적’ 자랑이 공교롭게도 WSJ 보도 후 발표되자,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미중 경쟁과정에서 미국의 제재를 맞서 ‘반도체 자립’과 ‘굴기’를 천명한 상태다. 따라서 업계와 투자자의 동요를 막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가통계국도 자세한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는 아울러 SMIC, ZTE(중싱통신), 칭화유니 등 미 제재 대상 기업에 대한 지원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중국반도체연합이 공개한 2021년 중국 상위 500대 상장 회사 명단에는 반도체기업이 34곳 포함돼 있다.

중국 반도체의 상징이었던 칭화유니는 전날 홈페이지에 공고를 올려 법적 파산구조조정 절차가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칭화유니 채권단은 지난해 12월 말 회의에서 베이징즈루 자산관리와 베이징젠광 자산관리가 주축이 된 컨소시엄이 600억 위안(약 11조원)을 투자해 이 회사를 인수하는 방안을 90% 이상의 지지로 가결했다. 이 두 회사는 민간 사모펀드지만 국무원 산하 중국투자유한책임공사도 투자에 참여하고 있어 사실상 정부가 칭화유니 살리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국가통계국은 2021년 반도체 수입액은 4320억 달러(약 512조)로 전년 대비 23.6% 증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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