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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선제타격론 장군·멍군?…尹·李 캠프 장성들은 왜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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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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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대하빌딩에서 열린 국민의힘 여성지방의원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여성지방의원들의 환호에 화답하고 있다. 2022.1.1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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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옆에 장성들이 많아서? 그거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명확한 배경 지식을 다 알고 그 방법 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김용현 전 합참 작전본부장(예비역 육군 중장)은 17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전화 인터뷰에서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거듭 언급한 '대북 선제타격론'이 김 전 본부장을 비롯한 윤석열 캠프 내 장성 출신 인사들의 자문을 받은 결과인지 질의를 받고 이렇게 답했다. 윤 후보의 충암고 1년 선배인 김 전 본부장은 육사 38기로 박근혜 정부때 수도방위사령부 사령관을 거쳐 합참 작전본부장에 임명됐다. 문재인 정부 때 퇴역한 뒤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본부에서 국방안보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 전 본부장은 "우리가 선택하지 않으면 국민이 한순간 대규모 피해를 입고, 국가에 돌이킬 수 없는 재난이 올 상황에 그렇게(논란의 여지가 없는 공격징후를) 판단했을 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국민이 위급한 상황에서 (논란의 여지 없는 적 공격의 징후가 있어) 국제법으로도 인정되는 선제타격을 할 수 없다면 그건 군 통수권자로서 자격이 없는 사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에도 장성들은 합류해 있다. 하지만 이 후보는 선제타격론을 두고 "국민들 많이 불안해하실 것"이라며 윤 후보에게 발언 철회를 요구한 상태다. 민주당에선 윤 후보를 두고 "전쟁광도 아니고 이게 무슨 망언인가"(김용민 최고위원)는 비판까지 나온 상태다. 이는 윤 후보의 선제타격론을 두고 이 후보측이 국제법상 불법인 예방적 공격(preventive strike)처럼 간주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김 전 본부장을 비롯한 윤 후보 측은 명백한 적의 공격 징후가 확인됐다는 조건 하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이라며 맞서고 있다.


김용현 前 합참 작전본부장, 극초음속 미사일에 "속도도 빠르지만 풀업·변칙 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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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시절의 김용현 장군.


김 전 본부장은 선제타격의 조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을 고려해, 한미간 평가도 하고, 우리도 평가하고, '정말 이건 지금 아니면 우리 국민이 큰일 나겠다' 이런 상황에서 하는 것인데 무슨 '전쟁광' 이런 식으로 (비판)하면 아주 무식하다는 걸 나타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북한이 새해 네번째 미사일 발사에 나선 이날 페이스북에 "유명무실해진 3축 체계를 조기에 복원하고 강화하겠다"며 "킬체인(Kill-chain)이라 불리는 선제타격능력을 확보하겠다"고 공약했다. 지난 1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윤 후보는 북한의 핵 탑재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를 가정해 "미사일 발사 조짐이 보일 때 3축 체계의 가장 앞에 있는 킬체인이란 선제타격밖에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 3축 체계란 1축 킬체인, 2축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3축 대량응징보복(KMPR)로 구성되며 박근혜 정부때 도입된 북한 핵위협 대응 전략이다.

김 전 본부장은 통상 마하5 이상의 속도로 날아가는 미사일인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해 "속도도 빠르지만, 측방 기동을 하면서 풀업(pull-up·하강단계서 재상)까지해서 변칙 기동을 한다"며 타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KAMD가 극초음속 미사일을 우리가 요격할 수 있는체계가 갖춰져 있느냐 100명한테 물어보면 아마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다 안 된다고 그럴 것"이라며 "그 한 사람(요격이 된다는 사람)이 누구냐 하면 이 정권에 있는 사람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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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2020 국방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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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남북 대화 국면을 고려해 2018 국방백서부터 킬체인과 대량응징보복을 '전략적 타격체계'라는 순화된 표현으로 바꿔 불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군사적 교본에 속하는 것이기에 정치인이 함부로 일반적인 상황에서 말하면 안 된다"라고 말했지만 선제타격과 관련한 전략 옵션이 민간인이 열람 가능한 도서에도 이름만 바꿔 실려 있던 것이다. 킬체인은 '각주'에 표기됐다. 김 전 본부장은 문재인 정부가 '북한 눈치보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도 "지금 이 정권도 (킬체인을 국방백서에서) 없애기가 곤란하니까 거기다가 (각주로) 놓은 것"이라고 했다.


김운용 전 지상작전 사령관 "정치적인 언급…노 퍼스트 유즈"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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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시절의 김운용 장군.


반면 김운용 전 지상작전 사령관(예비역 대장)은 최근 국방부 기자단과 화상으로 진행한 간담회에서 선제타격 발언을 겨냥해 ""위기관리가 아니라 위기를 고조하기 때문에 이는 정치적인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국방백서에 대해서도 "선제타격이라는 용어는 분명히 없다"고 했다.

육사 40기인 김 전 사령관도 육군의 '작전통'으로 불린다. 문재인 정부때 서부전선과 수도권 방어를 책임지는 3군사령관과 초대 지상작전사령관을 지냈으며 퇴역 이후 이 후보 캠프에서 평화번영위원회 내 스마트강군위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 전 사령관은 "지금 핵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미국도 (19)94년도와 2017년 주요 고비였는데, 선제타격을 고려를 했다는 그런 언론 보도들이 있었지만 직접적으로 정치 지도자가 언급하는 것은 회피를 한다. 즉, '노 퍼스트 유즈'(No first use)"라고 표현했다.

선제타격의 실현 조건도 극히 까다롭다는 견해다. "우리 군의 선제타격 조건에 대해서는 "(공격징후가) 확실한가, 위치가 어딘가, 우리 의사결정체계와 전력체계가 준비됐는가, 등 여러 조건을 따지면 (실행에 옮기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선제 타격이라는 것을 언급하는 순간, 상당히 위기가 지역 내에서 고조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을 한다는 것(이 알맞다)"이라고 했다.

다만 김 전 사령관은 "선제타격이라는 용어보다는 사실은 저희들은 자위권 방어 조치 차원에서, 국가안보를 위한 방어 조치는 그러한 것을 포함해서 다양한 옵션들이 다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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