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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KN-24 실전배치' 대놓고 공언한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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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8일 전술유도탄 검수사격시험이 전날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함동참모본부는 북한이 17일 평양 순안공항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2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노동신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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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7일 평양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동북쪽 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관련 "전술유도탄 검수사격시험"이라고 밝혔다. 18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는 발사장면을 담은 사진 한장과 220여 글자의 짤막한 기사를 통해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날 시험발사 현장에 참관하지 않았다.

이런 간단한 북한 매체의 '전달'은 지난 11일 김 위원장이 참관해 진행한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당시 때와 비교된다. 당시는 5장의 사진과 1270여 글자의 상세한 보도가 있다.

하지만 이번 시험발사와 관련해 북한이 단신성으로 전했지만, 한국과 미국을 향한 모종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평가다.

북한이 이전까지 사용하지 않았던 "검수사격시험"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이유에서다. 정부 당국자는 "대부분의 나라, 특히 북한은 신형 무기를 실전배치하는 것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게 일반적"이라며 "검수라는 단어는 제작한 무기를 실전배치하기 직전 군에서 인수하는 차원의 작업인데 북한이 이를 공개한 건 대단히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대놓고 '실전배치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뜻이다.

군 당국은 북한이 17일 발사한 미사일을 목표물 상공에서 자탄(自彈)을 살포하는 북한판 에이테큼스(KN-24)로 보고 있다. 북한이 2019년 8월 처음으로 선보인 미사일이다. '검수'라는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첫 시험발사 후 29개월 만에 실전배치에 들어가는 셈이다.

연초부터 무더기 미사일 발사에 나선 북한의 신형 미사일 실전배치 '예고'는 한국과 미국을 향한 무더기 미사일 시위 행동과 함께 직접적인 위협이라는 지적이다. 한·미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로 막기 어려운 저고도(50㎞) 비행 미사일을 선보이며 이를 실전배치하겠다는 공언을 했기 때문이다.

극초음속 미사일과 함께 한·미 군 당국의 요격 능력을 어렵게 하는 미사일을 통해 '대결이냐 대화냐' 양자택일 하라는 일종의 압박인 셈이다.

북한은 지난해 말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8기4차)에서 사흘간 대남·대미 전략을 협의하는 분과토론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다사다변한 국제정치정세와 주변환경에 대처하여 북남(남북)관계와 대외사업(대미정책)부문에서 견지하여야 할 원칙적인 문제들과 일련의 전술적 방향들을 제시했다"고만 밝혔다. 북한이 공개한 짤막한 회의 결론이 결국은 미사일 카드였고, 연초부터 미사일 발사라는 '행동'에 이어 '짧은 말폭탄'을 통해 대놓고 위협을 가중시키고 있는 모양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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