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가 태권도 대표 타우파토푸아 인터뷰
화산·쓰나미 피해 입은 조국 돕기 나서
가족과 연락 두절, 직접 모금 활동 시작
세 차례 올림픽 상의 탈의, 도전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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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파 8도였던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상의를 탈의하고 통가 선수단 기수로 나선 타우파토푸아.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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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가는 도움이 간절합니다…."
통가 태권도 국가대표 '통가 근육남' 피타 타우파토푸아(38)가 화산 폭발과 쓰나미 피해를 입은 조국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인구 10만의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에선 지난 15일 대규모 해저 화산 폭발이 발생했다. 수도 누쿠알로파에서 북쪽으로 65㎞ 떨어진 하파이 섬 인근에서 치솟은 화산재는 직경 300㎞에 달했다. 화산재 탓에 현지는 낮에도 밤처럼 어둡다. 분화 직후 통가 당국은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1.2m 높이 쓰나미가 누쿠알로파에서 관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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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에서 초대형 해저 화산이 분화해 핵폭탄이 터진 듯 거대한 버섯구름이 일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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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타우파토푸아는 호주 애들레이드에 머무는 중이어서 직접 피해를 입진 않았다. 하지만 통가 통신이 두절되면서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 생사를 알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이다. 통가와 가족을 돕기 위해 동분서주 중인 타우파토푸아와 어렵게 연락이 닿았다. 타우파토푸아는 중앙일보와 서면 인터뷰에서 "나는 위험한 상황을 면했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지금 이 순간 나의 사명은 단 한 가지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통가의 상황을 전 세계인에게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서도 어려움에 처한 통가를 외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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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에서 태권도 선수로 출전한 타우파토푸아(왼쪽).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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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하계를 통틀어 세 차례 올림픽 무대를 밟은 타우파토푸아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통가인이다. 첫 올림픽이었던 2016년 리우 대회에서 상체를 드러낸 통가 전통 의상 투페누를 입고 개막식 기수로 등장해 유명 인사가 됐다. 키 1m90㎝ 체중 90㎏의 탄탄한 체격에 코코넛 오일을 잔뜩 바른 근육질 몸매를 뽐냈다. 국내 팬에겐 '통가 근육남', 해외에선 '웃통을 벗은 통가인'으로 화제가 됐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선 영하 8도의 강추위에도 상의를 벗고 개막식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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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올림픽 당시 본지와 '삼겹살 먹방 인터뷰'를 하다 유쾌한 표정을 짓는 타우파토푸아.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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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에선 태권도 대신 크로스컨트리 남자 15㎞ 프리 종목에 나서서 116명 중 114위에 그쳤다. 당시 그는 본지 인터뷰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fight 'till the end) 그리고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never give up)"라는 말을 남겨 '희망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그는 도쿄(태권도 출전)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또 다시 상반신을 노출해 영국 가디언 선정 개막식 주요 장면 11선에 뽑혔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타우파토푸아가 몸에 바른 기름은 통닭을 튀기고도 남을 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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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우파토푸아는 스포츠계에서 쌓은 자신의 유명세를 통가를 돕는데 사용하기로 했다. 그는 모금 및 구호 활동을 시작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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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스포츠에서 그랬듯, 포기하지 않기로 했다. 타우파토푸아는 자신의 유명세를 위기에 빠진 조국을 돕는데 활용하고 있다. 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 큰 피해를 입은 통가 병원이나 기반 시설을 다시 짓기 위해서다. 현재까지 18만 달러(약 2억1500만원)가 모금했다. 그가 발 벗고 나선 지 사흘 만에 첫 구호품 지원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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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가로 떠나는 구호 물품 앞에서 타우파토푸아. [사진 타우파토푸아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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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유니세프(UNICEF·유엔아동기금)와 호주 정부가 식수·생필품 등을 통가에 보내기로 했다. 타우파토푸아는 "그동안 올림픽을 준비하고 출전하는 과정에서 많은 응원과 격려를 받았다. 지금 다시 한 번 여러분의 힘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모금에 참여해도 좋지만, 어떤 형태의 지원도 감사히 받겠다"고 전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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