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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기계 대체 불가” 숙련공 손끝에서 완성되는 車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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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내장재기업 두올 울산공장 르포

신체와 가장 많이 교감하는 자동차 시트, 90%이상 사람이 작업

하루 1300~1400대, 월 평균 2만5000대에서 2만8000대 분량 생산

아시아경제

자동차내장재기업 두올 울산공장의 시트봉제라인 전경. 100개 피스로 나뉜 원단을 잇는 작업은 100%로 숙련공의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사진 = 김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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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100개 피스가 모여 한 제품이 되는데, 가죽과 원단 특성상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공정이 많아 대부분 수작업으로 제작합니다”

최신 기술이 집약된 자동차 산업에서 시트 제작은 여전히 숙련공의 기술력이 중요한 분야다. 14일 찾은 자동차 내장재 전문 중견기업 두올 울산공장의 제조라인은 가죽 검수와 재단 작업이 한창이다. 크기가 일정한 원단이나 인조가죽과 달리 천연가죽은 크기가 각각 달라 담당 직원이 재단 크기를 모두 확인하고 있었다. 이용진 공장장은 “가죽에 미세한 흠집이나 모기가 문 자국까지도 불량으로 처리할 만큼 품질관리에 주력한다”며 “10회 이상의 검수를 통해 1%의 불량률까지 잡아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1971년 인테리어 소재기업으로 창업한 두올은 현대자동차 포니의 차량용 시트 원단 납품을 시작으로 시트 커버, 에어백 쿠션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자동차 내장재 제조기업으로 성장했다. 강화, 아산, 반월, 울산에 생산 공장을 운영하는 가운데 코로나19 여파에도 울산공장은 현대자동차의 인기모델인 GV80, 팰리세이드, 아이오닉5, 산타페에 들어가는 시트 커버 제작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 공장장은 “하루 납품 출고량이 1300~1400대, 월 평균 2만5000대에서 2만8000대 분량을 생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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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면에 맞춰 원단을 자르는 기계. 작업량이 많은 경우 한 번에 수십장을 자른다. 모든 과정은 담당 직원의 관리와 함께 진행된다. 사진 = 김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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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기술 필요한 시트봉제, 숙련공 손끝에서 완성
자동차 시트에 사용되는 원단과 가죽은 일반 원단과는 다른 방식으로 제조된다. 차 한 대의 생산부터 폐차까지의 생애주기 동안 운전자나 탑승자의 신체접촉과 주행 진동에 따른 마모를 견디는 동시에 편안함을 제공하기 위해 원단 안쪽에 패딩 역할을 하는 스펀지가 접작된다. 두꺼워진 원단의 조각들을 조립하는 봉제과정은 숙련공이 아니면 소화하기 어려워 보였다. 봉제라인의 작업반장은 “공장 전체 인력의 60%, 봉제라인은 100% 전원 경력 10~20년의 여성 직원이 근무한다”며 “특히 검수나 봉제는 섬세한 기술을 요하는 부분이 많아 자동화 설비나 스마트공장 도입이 어려운 ‘사람의 영역’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로 옆 작업라인은 펀칭과 퀼팅작업으로 분주하다. 다이아몬드형, 물결형 등 일정한 모양에 따라 가죽 원단에 수천 개의 구멍이 숭숭 뚫린다. 차종에 따른 박음질 간격과 땀수도 차이나기 때문에 1mm의 간격을 지키기 위해 각각 다른 바늘과 단차가 있는 재봉틀로 바꿔가며 작업을 진행한다. 특히 사이드에어백(SAB) 공정은 특수 재봉틀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에어백 부분을 인식해 봉제방식에 차이를 둔다. 공정의 완성도가 중요한 만큼 회사 인증을 거친 숙련된 인력이 담당하고 있다고 공장 관계자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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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올 울산공장 전경. 사진제공 = 두올


친환경 원단 선제적 개발, 내장재 고급화 선도
전기차의 친환경 이미지에 발맞춘 ‘비건 인테리어’가 트렌드로 자리 잡자 두올은 원단분야의 강점을 살려 친환경 원단개발에 나섰다. 옥수수 추출 원사(PLA)로 제작한 원단부터 대나무, 사탕수수 등을 활용한 원단 제조기술을 확보해 관련 특허도 보유 중이다. 특히 PLA 원단은 연소 및 분해 시 유해물질 배출이 거의 없고 원가절감 효과까지 있어 무역규제에도 유연하게 대응하는 장점이 있다. 현재 두올의 친환경 원단은 아이오닉5에 독점 공급되고 있으며 아이오닉6의 수주도 확정됐다. 회사 관계자는 “최대 고객사의 후속차량과 신규 고객사 모델 향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 향후 목표”라고 설명했다.

두올은 최근 멕시코 법인설립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북미 시장 확대에 나섰다. 지난해 3분기 북미 시장 매출이 전년 대비 9.6% 상승한데 이어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8% 오른 243억을 기록하는 등 해외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 공장장은 “전기차의 비중이 확대되는 만큼 엔진이 빠진 차체구조 변경에 맞게 친환경 내장재의 고급화에 집중하는 한편 주력 모델 납품을 통해 창사 이래 울산 공장의 최대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회사 차원에서는 중국, 유럽, 남미 등 21개 현지법인 운영을 통해 수주를 통한 점유율 확대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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