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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하는 사람 다 온 것 같아요"…LG엔솔, 공모주 청약 열기 '활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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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일반 청약이 시작된 18일 오전 9시 20분경 KB증권 여의도 영업점의 모습. 청약 주문은 10시부터 받지만 투자자들은 이미 줄을 서 있다. [이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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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IPO)는 역대급이라고 표현해도 무리가 없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주식 투자 인구 대부분이 이번 공모주 청약에 뛰어드는 것 같습니다. 어제 증권계좌 신규 개설 관련 업무로만 번호표가 100번 넘게 나갔고, 오늘 아침에도 뭉칫돈이 들어왔습니다." (이영환 대신증권 청담WM센터 센터장)

올해 IPO 최대어로 꼽히는 LG엔솔의 공모주 일반 청약이 시작됐다. 최근 증권시장의 흐름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상장 이후 시가총액이 100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기대주의 등장에 투자시장이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다.

18일 오전 9시 20분경 KB증권 여의도 본사 직원들은 몰려오는 고객들을 맞이하느라 분주했다. 대표주관사인만큼 가장 많은 물량이 배정된 영향이다. 청약 물량은 전체 공모 물량(4250만주)의 25%에 해당하는 1062만5000주다. KB증권이 467만5000주를 가지고 있다. 공동주관사인 대신증권·신한금융투자에게는 각각 233만7500주, 인수단인 미래에셋증권·하나금융투자·신영증권·하이투자증권에게는 각각 21만2500주가 돌아갔다. 청약 시간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다음 날 오후 4시까지다. 중복 청약과 야간 청약은 불가능하다.

오미크론 확산세에 방역도 철저해졌다. 복도를 따라 의자를 배치해 동선 혼란을 방지했다. 건물 및 영업점 입구에서 열 감지 카메라가 체온을 체크하고, 미화직원들이 스프레이형 소독약을 곳곳에 분사하고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중·장년층이 대부분이었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익숙하지 않아 내방한 것으로 보였다.

의자에 앉아 있던 투자자 A씨는 "오전 9시에 도착했는데도 대기 중인 사람이 여럿 있었다"며 "한 이십 분 기다린 것 같은데 차례가 언제 올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어떻게 청약 일정을 알게 되었는지 질문하니 "아들이 당부하기에 달력에 체크까지 해 뒀다"고 답변했다.

자신을 70대라고 밝힌 투자자 B씨는 "다른 주식 거래는 하지 않고 공모주만 받고 있지만 내가 기자님보다 더 경험이 많을 것"이라며 "삼성SDS 때부터 공모주를 받아 왔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원래 전화로 처리하는 편인데 오늘은 친구와 동행하느라 영업점을 찾았다"고 덧붙였다.

경쟁률이 다소 낮을 것으로 관측됐던 하이투자증권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점심시간이 다가오고 있었지만 응대를 원하는 투자자들은 계속 늘어났다.

방학을 맞이한 대학생이라는 투자자 C씨는 "은행 이자가 낮은 상황에서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생각한다"며 "1주만 찍혀도 용돈 벌이로 괜찮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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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일반 청약이 시작된 18일 오후 12시 10분경 신한금융투자 여의도 영업점의 모습. 점심시간이지만 직원들이 대기 중인 투자자들에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사용법을 가르쳐 주고 있다. [이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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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점 직원들은 지난주부터 증권계좌 개설 수요가 급증했다고 입을 모았다. KB증권은 올해 들어 일평균 신규 계좌 개설 건이 지난달 대비 293.8% 증가했다. 대신증권(366.29%), 신한금융투자(163.55%), 하나금융투자(73.82%), 미래에셋증권(67%) 등도 마찬가지였다. 미성년인 자녀의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대리인인 부모가 영업점을 방문한 사례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현재 미성년자는 온라인 계좌 개설을 할 수 없다. 주식을 한 주라도 더 받기 위해 번거로움을 감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가족 명의의 통장을 25개나 가지고 있는 고객도 계시다"며 "LG엔솔 청약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신 것 같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LG엔솔은 청약 주문을 받은 지 1시간 만에 청약증거금 11조원을 돌파했다. 오전 11시경 KB증권의 경쟁률은 9.28대 1, 증거금은 6조8000억원로 집계됐다. 신한금융투자가 5.21대 1에 1조9000억원, 미래에셋증권이 36.7대 1에 증거금 1조2000억원을 끌어모았다. 지난해 카카오뱅크가 같은 시간 동안 세운 기록(3조4000억원)의 4배에 육박한다. 통상 첫날은 눈치 싸움이 진행되고 마지막 날 투자심리가 집중되는 점을 고려하면 무척 높은 수준이라는 해석이다.

이 같은 인기에 일부 증권사 거래 시스템이 마비되기도 했다. KB증권의 MTS에서는 이날 오전 11시 10여분부터 계좌를 개설한 뒤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는 오류가 발생했다. 다른 증권사 MTS에서도 한때 접속 지연 현상이 나타났다.

앞서 LG엔솔은 지난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30만원으로 확정 지었다. 경쟁률 2023대 1, 주문 금액 1경5203조원으로 새 역사를 썼다. LG엔솔은 이번 IPO를 기반으로 기술·제품·고객·생산능력을 갖춰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LG엔솔의 상장일은 오는 27일이다. 공모가 기준 예상 시총은 70조원대다. 대장주인 삼성전자(471조원)와 SK하이닉스(93조원)의 뒤를 잇는 규모다.

전문가들은 1억500만원을 투입해 700주를 청약한다고 가정하면 비례배정으로 5~6주, 균등배정으로 2~3주 등 총 7~8주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소 청약 단위는 10주로 증거금 150만원이 필요하다. 최소청약자 역시 청약 건수가 265만건 이하일 때 2~3주, 이상일 때 1~2주를 수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초가를 2배로 형성(60만원)하고 상한가(78만원)로 하루의 거래를 마치는 '따상'에 성공할 시 주당 48만원의 차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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