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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욱 "해운담합 제재, 경쟁당국 역할…불법 담합관행 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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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23개 선사 한~동남아 운임담합 제재…과징금 962억

조성욱 "불법적 운임담합 따른 화주·소비자 피해 예방 기대"

"해운법 개정, 해수부와 실무 협의 통해 대안 마련"

[세종=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외 23개 선사의 한~동남아 해상 운임담합에 대한 제재와 관련해 18일 “법이 허용하는 범위를 벗어난 반경쟁적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법집행을 하는 것이 경쟁당국으로서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해양수산부와의 부처 간 갈등을 빚을 정도로 논란이 됐던 선사들의 운임담합에 대해 공정위는 이날 ‘불법적 공동행위’라고 결론 내리고 시정명령과 함께 약 96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조성욱 위원장은 이번 제재로 관행적으로 이뤄진 불법적 담합 관행을 근절하고 화주와 소비자 등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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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18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23개 국내·외 컨테이너 정기선사의 한~동남아 항로 해상운임 담합 제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공정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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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개 선사, 화주단체와 협의 없이 120차례 걸쳐 불법 공동행위”

조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번 해운담합 건을 처리하면서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는 사자성어를 많이 생각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논어에 나온 ‘화이부동’은 화합은 하되 서로 다름을 존중한다는 뜻이다. 해운담합과 관련해 해운당국인 해양수산부와 해운업계의 입장, 경쟁당국인 공정위의 입장이 엇갈린 것을 두고 한 말로 풀이된다. 앞서 해수부와 해운업계는 문제가 된 공동행위는 기존 신고된 주된 공동행위 19건은 해수부에 신고를 했고, 문제가 된 120여건의 협의는 신고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공정위는 23개 국내외 선사의 해상 운임담합이 한~동남아 항로 컨테이너 해상화물운송 서비스 시장에서 경쟁을 부당하게 제한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12개 국적선사와 11개 외국적선사는 2003년 1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각종 운임을 120차례에 걸쳐 합의했다. 문제가 된 120차례 운임합의는 대부분 최저운임(AMR) 합의로, 해운업계에서 이미 신고했다는 18건의 운임회복(RR)합의와는 서로 다른 운임인상 방식이라는 것이 공정위 입장이다.

공정위는 선사들이 화주단체와 정보를 충분히 교환하지 않은 채 운임을 합의했고, 해운법에 따라 30일 이내 해수부 장관에게 신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법 공동행위라고 판단했다. 조성욱 위원장은 “선사들의 120차례 운임 합의는 해운법상 신고와 협의 요건을 준수하지 못하므로 해운법상 정당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해운협회 측에서 공정위가 해운담합 조사를 하면서 일본과 독일, 프랑스 선사를 비롯해 총 20개 해외 선사를 누락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담합 초기인 2003년~2011년 이후에 합의에 가담한 증거를 찾지 못해 제재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조 위원장은 “공정위는 이번 사건뿐 아니라 다른 사건에 있어서도 국적과 무관하게 행위 사실을 포착하면 조사하고 있다”며 “일본과 유럽 등 국적의 일부 선사가 2003년~2011년에는 운임을 결정하는 화합에 참석한 사실을 알고 있지만, 2011년경 이후에는 어떠한 합의에도 가담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공정거래법상 처분시효는 접수일로부터 7년으로, 위반행위 종료일로부터 7년이 지날 경우 과징금과 시정조치를 부과할 수 없다. 해당 외국 국적 선사들은 사건이 신고된 2018년으로부터 7년 전인 2011년 이후 합의에 가담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제재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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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가득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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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주·소비자 피해 예방 기대”…해운법 개정 관련 대안도 마련

이번 사건은 15년에 걸쳐 장기간 동안 이뤄진 정기선사들의 운임담합에 대해 공정위가 최초로 제재한 사건이다. 이번 제재에 따라 해운법 등 다른 법에서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공동행위더라도 절차상에서 요건을 충족하지 않을 경우 공정거래법에 따라 제재할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

조 위원장은 “그동안 해운시장에서 법이 허용하는 범위를 넘어 불법적으로 이뤄진 선사들의 운임 담합 관행을 타파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이번 조치를 통해 불법적인 운임담합으로 인해 국내 약 24만 개 화주 기업들과 소비자들의 피해가 예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 위원장은 이어 “운임 담합이 해수부 장관에 대한 신고와 화주단체와의 협의를 거쳐 최소한으로 이뤄짐으로써 해운당국의 관리가 실질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타 부처와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개선방안도 마련됐다. 조 위원장은 “공정위가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행정기관이나 관계부처의 의견을 심도있게 청취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했다”며 “지난해 12월 관련해서 사건절차 규칙 개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 위원장은 “해운법 개정과 관련해서도 해수부와 실무 차원에서 협의를 통해 잠정적으로 합리적 대안을 마련해 현재 농해수위에 계류 중인 개정안에 해당 내용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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