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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생명보험사 '예금보험료' 절반으로 뚝 떨어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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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914억 수납…전년대비 60% 줄어

적립 목표 초과하면서 감면받았지만

예금보호 범위 확대 추진에 예의주시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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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정희수 생명보험협회 회장은 올해 초 연 비대면 간담회에서 지난해 경영 성과 중에 하나로 예금보험료 부담 낮춘 것을 꼽았다. 실제 생명보험사들이 지난해 부담한 예금보험료가 전년도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역대 처음으로 손해보험사보다도 예보료가 적었다. 2년 전 보험업계 숙원사업이던 예금보험료 인하가 현실로 이뤄지게 까닭은 무엇일까.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지난해 생보사로 부터 예보료 914억원을 수납했다. 전년도 2109억원 대비 60% 가량 줄어든 규모다. 반면 같은 기간 손보사 예보료는 1093억원으로 전년대비 63억원 늘었다. 생보사가 손보사 보다 예금보험료를 적게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험사가 내는 예보료는 보험 계약자에게 나중에 보험금을 돌려주기 위해 쌓아두는 책임 준비금과 한 해 동안 걷은 보험료의 평균액에 0.15%를 곱해서 구한다. 신규 가입이 늘지 않아도 책임준비금이 계속 증가하기 때문에, 예보료도 시간이 갈수록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다만 생보사의 예보료가 낮아진 이유는 적립 목표를 초과하면서 감면을 받았기 때문이다. 예보는 금융기관 기금의 적립수준이 목표 규모에 도달 시 보험료를 감면하고 있다. 생보사의 2019년 기금적립률은 0.849%로 목표규모의 하한선(0.660%)을 넘었다. 이에 지난해 보험료의 64%를 감액받았다.

반면 손보사 적립률은 0.738%로 목표규모(0.825%)를 밑도는 수준이어서 감면을 받지 못했다. 생보사는 지난해에도 70% 감액을 받아서 올해 내는 예보료도 9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는 그동안 예금보험기금에 5조원 넘게 적립, 기금 총 수입액 25조3819억원의 22.4%를 부담했다. 생보사는 4조2957억원, 손보사는 1조4109억원을 부담했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예금보장 기능을 이용한 사례가 거의 없는데도 막대한 예보료를 내고 있다며 개정을 요구해왔다.

특히 금융당국에서 위기 대응을 위해 높은 책임준비금을 요구하는데 그에 연동해서 자동적으로 예보료가 오르게 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해왔다. 이에 2020년 예보료 부과기준에서 보험약관대출 제외하는 등 예금자보호법 시행령이 개정됐다.

하지만 최근 예보가 예금 보호 범위 확대를 추진하면서 보험료율, 목표기금 수준 등 개선방안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보험업계는 예보료 인상 가능성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보험사 파산 시 예금보험기금이 보험금이 아닌 해지환급금을 보장하는 만큼, 보호 대상을 보험금으로 바꾸고 보호 한도도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예금자 보호 범위를 확대하자는 의견이 나오면서 예보료 인상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계약이전 제도를 통해 보험 소비자는 계약해지나 손실 없이 동일하게 보장 받을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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