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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카카오·티맵, 30兆 중간물류 시장 ‘미들마일’ 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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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미들마일 관련 사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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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들마일(중간물류) 시장이 새로운 모빌리티 플랫폼 전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들마일은 물품을 공장에서 물류창고나 판매처까지 화물차로 운송하는 기업 간 거래(B2B) 물류업으로, 물류창고나 판매처까지 옮겨진 물품을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가져다주는 택배·퀵 등 라스트마일(최종단계 물류)의 전 단계다.

18일 모빌리티업계에 따르면 미들마일 시장 규모는 라스트마일(6조원)보다 5배 큰 3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미들마일도 라스트마일처럼 공급기업(화물운송업체)과 수요기업(물류창고나 판매처까지 물품을 운송받는 택배업체나 도·소매업체)을 연결하는 중개 서비스가 있지만, 아직 제대로 진출한 대형 플랫폼이 없는 상황이다. 중소 중개업체들이 전화로 주문을 받아 화물차를 배차해주는 아날로그 방식 위주로 중개가 이뤄지고 있다.

티맵은 최대 경쟁자인 카카오가 아직 선점하지 않은 이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6월 미들마일 중개 스타트업 와이엘피(YLP)를 지분 100% 자회사로 인수한 후 지난달 유상증자를 통해 투자 규모를 누적 1000억원 이상으로 늘렸다.

와이엘피는 디지털 방식을 도입해, 실시간으로 화물차 배차 현황을 파악하고 수요기업에 저렴한 운송업체를 매칭하며 온라인 결제시스템도 제공한다. 연매출은 설립 첫 해인 2016년 4억원에서 2020년 277억원으로 성장했다.

티맵은 와이엘피의 서비스를 자사 플랫폼(TMAP)에 편입하고 국내 최대 내비게이션 경쟁력을 앞세워 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고 한다. 티맵 관계자는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일단 연내로 생각하고 있다”라며 “미들마일 시장의 디지털화를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발굴하고 전국 360만 화물차주에게도 혜택을 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티맵은 화물차주들의 플랫폼 이용을 늘리기 위해 지난달 화물차 전용 내비게이션 기능을 추가했다. 화물차의 높이, 중량 제한에 맞게 전용 경로 안내를 지원한다. 지난 12일엔 서울 지역의 2만6000대 화물차주 모임인 서울용달협회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화물차 전용 내비게이션 이용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인공지능(AI) 기반 B2B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통해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와이엘피와 비슷한 미들마일 중개 서비스 ‘카카오i라스’를 지난달부터 hy(한국야쿠르트) 등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 중이다. 중개뿐 아니라 상품의 종류와 배송 주기 등 수요기업의 서비스 조건에 따라 필요한 전산시스템도 맞춤형으로 구축해준다. 상반기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공식적으로 라스트마일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라스트마일 중개 서비스 ‘카카오T퀵’을 출시하면서 ‘화물자동차 운송주선사업’ 면허, 즉 미들마일 중개업을 할 수 있는 면허를 물류업체 이든종합물류로부터 인수했는데, 이를 두고 업계에선 카카오모빌리티가 미들마일로도 진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퀵으로 대형·대량 물품 배송을 지원하기 위함일 뿐 미들마일 사업 진출을 위한 게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윤수 기자(kys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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