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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방문 UAE 드론 공격한 예멘 반군…사우디 동맹군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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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아부다비 석유시설 화재·폭발로 3명 사망·6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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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 ADNOC의 원유저장시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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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후티 반군의 아랍에미리트(UAE) 드론(무인기) 공격에 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주도의 동맹군이 반격에 나섰다.

17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예멘 반군 후티가 이날 드론을 이용해 UAE의 수도 아부다비 국제공항과 국영석유회사 ADNOC의 원유저장시설 등을 공격해 사상자가 발생했고, 사우디 동맹군이 후티가 장악한 예멘의 수도 사나를 향한 공습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UAE 국영통신사 WAM에 따르면 후티의 이번 공격으로 ADNOC 저장시설이 폭발해 파키스탄인 1명과 인도인 2명 등 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6명이 다쳤다.

아부다비 경찰은 성명에서 "월요일 오후 (예멘 반군의 공격으로) 무사파(Musaffah) 산업 지역과 아부다비 국제공항 인근 건설 현장에서 화재가 시작됐다. 예비 조사 결과 화재 현장에서 드론으로 추정되는 소형 항공기 부품들이 발견됐다"며 예멘 반군의 공격이 드론에 의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AFP는 "후티 반군은 그동안 사우디에 대한 드론 공격을 반복적으로 수행해왔지만, UAE를 향한 공격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지난 13일 UAE의 예멘 내전 개입을 비판하며 적대행위를 이어간다면 중심부를 타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던 후티는 이날 UAE에 대한 공격을 인정했다. 예히야 사레아 후티 대변인은 이날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알-마시라TV를 통해 반군이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사용해 "UAE의 중요하고 민감한 기지에 대한 성공적인 군사작전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는 예멘 내전에서 아랍 연합군을 이끄는 사우디와 적대하고 있고, 내전은 2014년 촉발 이후 이란과 사우디 간 대리전 양상으로 번졌다. UAE는 2015년 사우디가 주도하는 사우디 동맹군의 군사작전에 참여해 예멘 내전에 관여했고, 2019년부터는 병력 규모를 줄여왔다.

사우디 정부는 후티의 공격을 규탄하는 성명을 즉각 발표하고, 반격에 나섰다. 사우디 외무부는 "UAE 아부다비 국제공항을 겨냥한 비겁한 테러 공격을 강력한 단어로 규탄한다"며 "후티 반군이 배후에 있는 이 테러 공격이 세계의 안보와 평화, 안정에 대한 위협이라는 점을 재확인한다"고 강조했다. AFP에 따르면 사우디 국영 언론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위협에 대한 대응으로 사나에 공습을 시작했다"고 전했고, 후티의 알-마시라TV도 사우디 동맹군의 공격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다만 사우디 동맹군의 공격에 따른 피해 상황은 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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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후티 반군 지지자들이 2021년 11월 22일(현지시간) 예멘 사나에서 사우디 동맹군을 지원하는 미국에 반대하는 집회에 참석해 성조기를 불 태우고 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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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국 등의 규탄도 이어졌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셰이크 압둘라 빈 자이드 나흐얀 UAE 외교부 장관과 통화에서 후티의 공격을 규탄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별도의 성명을 통해 "미국은 오늘 3명의 무고한 민간인을 살해한 아부다비 테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UAE의 안보에 대한 우리의 공약을 확고하고, UAE 영토에 대한 모든 위협에 대해 UAE 파트너들 편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은 트위터에 후티의 공격을 '테러리스트 공격'이라고 규정하며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적었다. 장 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외교부 장관 역시 후티의 행보가 UAE와 다른 지역의 안보를 위협한다고 비난했다.

한편 후티의 이번 공격은 문재인 대통령의 UAE 방문 중 발생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공격이 발생한 아부다비 국제공항과 100여km 떨어진 두바이에서 '아부다비 지속가능성 주간' 개막식 기조연설 등의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예정됐던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 회담은 25분간의 전화 통화로 대체됐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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