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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이재명, ‘매타버스’로 전국… 윤석열, '약세 지역' 공략… 안철수, 대도시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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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선으로 본 대선후보들 전략

이재명, 수도권 제외 호남 최다 방문

경선 후 지지층 갈등에 적극 구애 펼쳐

윤석열, 호남·강원 상대적 많이 찾아

‘텃밭’ 대구·경북은 단 이틀만 다녀와

안철수, 대구·부산·광주 등 대도시 타깃

야권 단일화 염두 ‘보수 끌어안기’ 해석

세계일보

한복 입고 신년교례회 참석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오른쪽부터)가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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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선 51일을 앞둔 17일 여야 대선 후보들은 그동안 서울과 호남에 대한 뜨거운 구애를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산·울산·경남(PK) 지역도 여야 할 것 없이 관심을 쏟으면서 이번 대선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세계일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의 선거운동 지역을 분석한 결과, 당 공식 후보 선출 이후 이 후보는 경기도-호남-PK 순으로 집중했고, 윤 후보는 호남과 강원을, 안 후보는 대구·부산을 주로 다녔다. 이번 분석은 일정 수를 살펴본 것이 아니라 특정 후보가 매일 어느 지역을 다녔는지를 집중해서 살폈다. 하루에 복수의 광역단체를 다닌 경우 각각 일정을 더했다. 예를 들어 윤 후보는 지난해 12월 23일 광주와 전남 일정이 있었는데 광주 1회, 전남 1회 방문으로 계산했다.

◆히트 상품 ‘매타버스’로 전국 방방곡곡 다니는 李

이 후보가 당 공식 후보로 선출(지난해 10월10일)된 뒤 가장 많은 일정을 소화한 곳(수도권 제외)은 호남이었다. 이 후보는 서울 62회, 경기 14회, 호남 13회(광주 5회·전남 5회·전북 3회), 부산·울산·경남 9회(부산 4회·울산 1회·경남 4회) 순으로 일정을 보냈다. 특히 히트상품인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프로그램을 통해 거의 매주 지역을 3∼4일씩 다녔다. 첫 행선지 PK를 시작으로 지난 주말 강원까지, 코로나 방역 규제가 심해졌을 때를 빼곤 매주 지역 일정을 소화했다. 경기도 일정이 많은 이유는 후보 선출 뒤 국정감사를 받는 등 도정을 마무리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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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지난 15일 강원도 춘천시 명동거리를 방문,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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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으로는 호남에서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 호남은 민주당 텃밭이지만 경선 이후 한동안 지지층 간 갈등을 빚어왔다. 이낙연 전 대표 지지세가 강한 곳인데, 이 후보가 이들을 끌어안고자 ‘호남 구애’를 적극 펼치고 있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후보는 역대 대통령 후보가 가보지 않은 지역을 다 가보겠다는 의지가 있다. 그렇게 하는 것이 후보로서 국민에게 최소한의 성의를 다 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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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강원 등 찾은 尹… 상대적 약세 지역 공략

지난해 11월 5일 국민의힘 경선에서 승리한 윤 후보는 서울 51회, 호남 7회(광주 3회·전남 3회·전북 1회), 부산·울산·경남 6회(각 2회), 경기 4회, 강원 3회 등 일정을 소화했다. 윤 후보는 서울 외에 호남과 강원 등을 상대적으로 많이 찾았다. 열세 지역인 호남에서 총 7차례 행사를 다니면서 국민의힘이 2020년부터 추진해 온 ‘호남동행’을 실현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다른 후보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강원도에 자주 간 편이었다. 이 후보가 지난 주말 ‘매타버스’ 행선지를 강원도로 잡아 똑같이 ‘3회’가 됐지만, 윤 후보가 약 3주 더 늦게 후보가 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강원 방문 빈도가 많은 편이다. 당 안팎에서는 이른바 ‘윤핵관’으로 통했던 권성동 전 사무총장과 이양수 수석대변인의 지역구가 있어서 윤 후보가 배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출마 초기 정치신인인 만큼 ‘탈정치’, ‘탈여의도’ 의지에 따라 지역주의 및 표 계산 지역 일정을 배제하고 중도 확장과 지역 간 공정을 위해 상대적 약세 지역인 강원·충청·호남 위주로 방문했고, 후보 선출 뒤 다시 방문해 초심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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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15일 동해선 광역전철을 타고 울산 태화강역에 도착,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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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인지 국민의힘 ‘텃밭’인 대구·경북은 본선 후보가 된 뒤에는 단 이틀만 다녀왔다. 다만 지난해 12월은 거의 서울 일정이었다. 이준석 대표와 갈등을 봉합하는 과정에서 지역을 다니지 못하고 여의도 당사 인근 행사에만 매달린 탓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초반에 당내 잡음 탓에 일정이 묻힌 게 아쉬웠다”면서 “다음 일정은 공정(FAIR)투어로, 서울·인천·충남·세종을 엮으면 F, 제주·전북·광주·전남은 A 모양, I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 R는 울산부터 경북·강원·충북·대구를 앞으로 돌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대도시 중심으로 집중 공략 安… 영남·충청 타깃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지난해 11월 4일 당내 후보로 선출된 뒤 수도권과 영남·충청 위주로 발을 디뎠다. 특히 대구에서 6회나 일정을 보냈는데 이는 후보 중 가장 많이 할애한 숫자다. 또, 부산에서도 4회를 보냈다. 반면 호남은 광주만 한 차례 찾았고, 전남·북은 한 번도 가지 않았다. 보수 야권 단일화를 염두에 둔 안 후보의 ‘보수 텃밭’ 끌어안기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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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지난 16일 부천 상동의 한 음식점에서 '안철수를 팝니다' 철수마켓의 일환으로 일일 알바생으로 나서 배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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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충청은 안 후보의 정치적 고향이다. 창당을 했을 뿐 아니라 대한민국 심장부라고 여긴다”며 “대전에 3년 정도 카이스트 교수 생활을 하면서 산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남 지역도 대구에서의 의료봉사 이후에 대구 민심이 좋아졌고, 여러 단체나 협회 같은 곳에서 와달라는 요청이 온다”며 “기획해서 공들이려고 가는 게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에 따라서 움직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형창·이창훈·곽은산·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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