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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대장동·1공단 분리개발, 이재명 결재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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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도개공 실무자 법정 증언

“전략사업팀, 통상 절차 안거치고

시장 방침 받아 개발사업팀 전달

위에서 찍어 누르는 것처럼 느껴져”

사업 제안서 특혜 소지 증언 관련

李선대위 “전혀 무관한 사업” 해명

세계일보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의 증인신문 절차가 진행된 17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한 성남도개공 개발사업 2팀장 한모 씨가 점심시간 휴정을 맞아 법정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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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의혹과 관련해, 실무를 담당했던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이 대장동 개발사업과 1공단 개발 사업 분리가 통상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성남시장 결재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양철한) 심리로 열린 유 전 본부장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정민용 변호사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 관련 재판에서다. 첫 증인신문이 열린 이날 재판에서는 성남도개공 개발사업 2팀장 한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한씨는 대장동 개발 당시 구역 변경과 관련해 통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시장 지침이 내려와 불편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검찰이 대장동과 1공단 결합 도시개발 사업에 대해 1공단을 분리한다는 현안을 담은 2016년 1월 보고서를 제시하자, 한씨는 “시의 방침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010년 성남시장 선거에서 제1공단의 전면 공원화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이후 제1공단과 대장동을 결합개발하려고 했다가 2016년 사업 분리를 결정했다.

이와 관련, 검찰이 “(전략사업팀 소속이었던) 정민용 피고인이 이재명 성남시장을 찾아가서 이 보고서에 서명을 받아 온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고, 한씨는 “모른다”고 답했다. 한씨는 다만 “전략사업팀이 성남시에 제1공단을 분리하겠다고 현안 보고를 했고, 실제로 (분리하라는) 방침을 받아서 개발사업팀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이재명 시장의 방침을 받았다는 것인가”라고 묻자 한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검찰은 재차 “정민용 피고인이 이재명 시장이 결재한 보고서를 개발사업 1팀에 보냈고, 1팀은 이재명 시장이 서명한 보고서를 개발사업 주무 부서인 성남시 도시재생과에 보낸 것이 맞나”라고 물었고 한씨는 “그렇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한씨는 “위에서 찍어 누르는 것처럼 받아들여져 실무자 입장에서 안 좋게 봤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그는 검찰이 유 전 본부장에 대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 가까워 영향력이 있었냐”고 묻자 “직원들 사이에서 사내 영향력이 있다는 얘길 들었다”면서도 “그 이유는 모르겠다”고 했다.

검찰은 이 밖에 민간 사업자들의 초과이익을 환수하는 조항이 2015년 사업협약서에서 삭제된 경위를 한씨에게 물었으나 한씨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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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학 회계사가 17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 속행공판에서 점심시간을 맞아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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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도개공은 성남의뜰 컨소시엄의 사업계획서대로 사업이 진행될 경우 김씨와 남 변호사 등이 막대한 개발이익을 독점할 우려가 있어 초과이익을 배당(환수)하는 조항을 추가했지만, 이후 사업협약서 최종안에는 이 조항이 빠졌다. 김만배씨 측 변호인은 반대신문에서 대장동 사업의 어떤 부분이 민간 사업자의 특혜인지 물었다. 한씨는 “(민간 사업자들이) 특정금전신탁 출자자라는 사실을 가리고 사업에 참여한 자체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사업적인 부분은 특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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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3월 6일 당시 유동규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경기도청 구관 2층 브리핑룸에서 '임진각~판문점 간 평화 모노레일 설치 추진 계획'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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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한씨가 유 전 본부장의 지시로 2013년쯤 정 회계사의 대장동 개발사업 제안서를 검토했을 때 특혜 소지가 있었다고 증언한 것과 관련해 이 후보 선대위는 “정 회계사의 2013년 12월 사업제안서에 특혜 소지가 있었다는 증언은 2015년 2월 공모한 (대장동) 사업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정 회계사가 제안했다는 2013년 12월 당시 사업제안서는 성남도개공에서 2015년 2월 민간사업자 공모를 추진한 사업과는 별개의 것”이라며 “특히 2013년 12월에 정식으로 제안되거나 채택되지도 않았고 당시에는 대장동 사업에 대한 방향이나 공모지침서 등이 확정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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