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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김건희 7시간’에 여야 팽팽… “정치공작” vs “최순실 시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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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이재명 형수 욕설 녹취록도 틀어야”

추미애 “최순실보다 영악”

‘2021 대선 말말말’은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쏟아진 정치권의 ‘말’을 풀어보는 코너입니다. 정치인들의 ‘입’을 통해 세상에 나온 말들을 여과없이 소개하고 발언 속에 담긴 의미를 독자와 함께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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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사진=임형택 기자
이른바 ‘김건희 7시간 통화 녹취’를 둘러싼 여야 반응이 팽팽하게 갈렸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겨냥한 역공에 나서며 논란 차단에 주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무속인 논란을 끌어올리며 공세 모드에 박차를 가했다.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는 지난 16일 김씨와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와의 통화 녹음 중 일부를 공개했다. 앞서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는 법원에 방송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이 대부분 방송 가능하다고 판단하면서 방송이 이루어졌다.

해당 녹취에서 김씨는 방송에서 윤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주도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등에 대한 여권 인사들의 공격과 접대부 쥴리 의혹, 유부남 검사와 혼전 동거설 등을 직접 반박했다.

野 “쥴리 의혹 오히려 해소”, “이재명 형수 욕설 녹취록도 풀어야”

야권은 생각보다 낮은 수위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법원에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제기해 필사적으로 보도를 막으려 했던 태도와 다르다. 당장 윤 후보에게 치명타가 될 만한 ‘결정적 한 방’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국민의힘은 김씨 언행 자체를 두둔하며 엄호 태세를 취했다. 원희룡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후보의 가족이나 부인이 그 정도 안하는 캠프가 어디 있나”라며 “대화 상황 자체가 편안하고 서로 믿고 스스럼없는 사이에 주고받는 둘만의 대화였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역시 김씨를 옹호했다. 그는 방송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확히 어떤 부분이 문제되는지 (MBC가) 조금 더 명확하게 지적했으면 한다”며 “본인이 가진 관점을 드러내고, 선거를 위해 가족이 활동하는 건 전혀 문제 될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쥴리’, ‘유부남 동행 여행’ 의혹 등 김씨에 대한 선입견이 되레 해소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김근식 전 선대위 비전전략실장은 CBS 라디오에 나와 “‘걸크러시 (Girl Crush, 소녀+반하다)’ 이야기도 나오고, 의혹이 오히려 해소됐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결정적 한 방이 없었다는 얘기도 나온다”며 여론을 전했다.

녹취록을 고리로 삼아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역공에 돌입하기도 했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선대본부대책회의에서 녹취 방송에 대해 “단순한 불공정을 넘어 매우 악질적인 정치 공작행위”라며 “이 후보의 형수 욕설 녹취록도 틀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장예찬 청년본부장 역시 “MBC가 공정한 방송이라면 공정하게 이재명 가족 욕설, 부인 김혜경씨의 조카 협박 녹취파일, 얼마 전 돌아가신 이병철씨의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 녹취록을 같이 방송하라”며 “7시간이 아니라 7분만 틀어도 민주당은 후보 교체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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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 연합뉴스
與 ‘제2의 최순실’, ‘국정농단 시즌2’

민주당은 당 차원의 직접적인 대응은 자제하면서 김씨를 옹호한 국민의힘에 날을 세웠다. 다만 윤 후보와 김씨를 둘러싼 ‘무속인’ 논란을 끌어올렸다. 박근혜 정권 시절 ‘비선 실세’ 최순실(본명 최서원)에 빗대며 공세를 벼르는 모양새다.

김우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 대표와 윤 후보 선대위의 인식을 지적했다. 그는 전날 “정말 문제를 모르는 것인지, 알고도 눈 감는 것인지 의아하다”고 했다. 이준석 대표가 방송 직후 “문제 될 게 없다. 구체적으로 지적해달라”고 발언한 것을 꼬집은 셈이다.

‘무속인 활동’ 의혹도 강하게 몰아부쳤다. 현근택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전날 CBS 라디오에서 “그동안 캠프에 관여 안 한다, 관계없다는 얘기들이 사실이 아니었다. 캠프 구성에 직접 관여했다는 것을 김건희씨 본인이 인정했다”며 “‘최순실 기시감이 든다. 최순실 시즌2’ 아니냐”고 했다.

추미애 민주당 명예선거대책위원장 역시 전날 “윤 후보를 커튼 뒤에서 조종하는 김씨는 마구 내지르는 최순실보다도 훨씬 은근하고 영악하다”며 “보수정당이 다시 한 여인에게 완벽히 접수돼 선거를 조종당하고 있다”고 맹폭했다.

남영희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도 가세했다. 그는 “만천하에 드러난 김건희판 제2의 국정농단”이라고 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 역시 “국정은 심심해서 점 보듯이 누군가 운수에 맡겨 결정할 일이 아니다”라며 우회적으로 무속인 논란을 지적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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