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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30% 박스권’ 갇힌 이재명…설 이전 토론회로 재역전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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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정권교체 여론·대장동 의혹에 발목

윤석열 ‘실점’ 때도 지지율 띄우지 못해

일부 여론조사선 윤석열에 크게 뒤쳐져

‘경제·정책 강한 후보’ 신뢰감 다지기 주력


한겨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7일 오전 서울 강서구 이화여대 서울병원 보구녀관에서 열린 청년 간호사들과 간담회에서 남궁선 이대서울병원 심장혈관중환자실 주임간호사(오른쪽)의 발언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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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즈음 ‘골든크로스’를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주춤하고 있다. 불과 보름여 전 여러 새해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앞서며 기세를 올렸지만, 그의 지지율은 30%대에 묶였다. 민주당 선대위는 3·9 대선을 50일 앞둔 18일부터 설 연휴까지 2주가 승부를 가를 기간이라고 보고 전략 마련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 후보는 <오마이뉴스>가 17일 발표한 리얼미터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1.8%포인트)에서 36.7%의 지지율을 얻어 40.6%를 얻은 윤석열 후보보다 오차범위 밖으로 뒤졌다. 윤 후보가 한 주 전(34.1%)보다 지지율을 6.5%포인트나 끌어올린 사이, 이 후보의 지지율은 3.4%포인트나 빠져 1·2위가 역전된 것이다. 같은 날, <에스비에스>(SBS)가 발표한 넥스트리서치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는 이 후보가 32.9%를 얻어 윤 후보(31.6%)를 앞섰지만, 격차는 1.3%포인트에 불과했다. 두 조사 모두 이 후보의 지지율은 30%에 갇혀 있다.

지난해 연말 윤 후보가 자신의 실언과 배우자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 파문, 당내 갈등 등으로 ‘실점’하는 동안 이 후보가 도망가지 못한 셈이다. 그사이 윤 후보는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이대남(20대 남성) 다걸기 행보로 지지율을 회복했다.

이 후보의 가장 큰 난관은 50%를 넘는 ‘정권교체’ 여론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높은 ‘정권교체’ 여론에 힘입고 있지만 이 후보는 상대적으로 낮은 ‘정권 재창출’ 여론에 갇혀 있다”며 “정권 재창출에 플러스 알파로 ‘유능’ 이미지를 내세웠지만 생각만큼 팍 치고 나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선대위 개편 성공 등을 통해 다시금 정권교체 주자란 이미지를 되살릴 수 있지만, 여권 후보인 이 후보가 반전 계기를 만들기가 어렵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최창열 용인대 교수도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상황인만큼, 이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과 차별화를 하겠다고 하지만, 이런 시도는 강고한 지지층들에겐 부정적인 인식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장동 의혹’도 걸림돌이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스윙보터(유동층)들이 관망하는 상황에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지시에 따랐다고 한) 김만배씨의 법정 진술과 (대장동 의혹 제보자) 이병철씨의 죽음 등이 나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여전히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쪽과 ‘명실상부’한 화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선대위는 설 전까지 실수하지 않고, 경제와 정책에 강한 안정적인 후보로서 신뢰를 다지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여론조사 흐름을 보면 나름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선방하고 있다”며 “따박따박 갈 길을 가며 지지율을 켜켜이 쌓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선대위 관계자도 “결정적 한 방은 우리 팀의 뛰어난 기량으로 나오는 게 아니라 상대의 실수에서 나온다”며 “기회가 올 때까지 굳건하게 대오를 유지하고 예민하게 상황을 포착하는 눈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설 연휴 전에 이뤄질 토론회가 지지율 가르는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대응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정책 비전을 제시할 때는 자신감 있게 치고 나가되 대장동 등 이 후보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선 ‘낮은 자세’를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윤 후보가 토론에서 대장동이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 쟁점화를 시도할 걸로 본다”며 “(대응에 따라) 국민들에게 비호감 이미지를 남기던지, 아니면 오히려 상대편의 공세에도 안정감 있고 신뢰감을 주는 후보 이미지를 남길 건지에 (토론회 승리 여부가) 달려 있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이완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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