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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김건희 녹취록 후폭풍…대선 판세 요동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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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품 제공·미투 발언 논란…정치권 "대선판 영향 미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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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내용이 일부 공개됐다. 김 씨의 녹취록이 대선판을 흔들 정도의 파급력은 없다면서 윤 후보에게 큰 타격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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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내용이 일부 공개된 이후 여진이 지속되고 있다. 여야는 갑론을박을 벌이면서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김 씨의 녹취록이 대선판을 흔들 정도의 파급력은 없다면서 윤 후보에게 큰 타격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씨가 지난해 유튜브채널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 나눈 '7시간 통화' 일부가 전날 MBC '스트레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그는 '쥴리' '동거설' 등 자신의 의혹에 대해 적극 반박했을 뿐 아니라 민감한 정치 영역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나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미투' 사건 등을 두고 견해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씨의 국정 개입 가능성을 거론하면서도 전방위 공세는 자제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의 욕설 녹취의 역공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선거 개입'으로 규정하며 방송 관련자들에 대한 고발 조치 등 논란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결정적인 '한 방'이 없었다는 시각이 많다. 이언근 전 부경대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김 씨가 자신의 의혹을 강력하게 부정해서 말끔하게 정리된 느낌"이라며 "전체적으로 보면, 윤 후보에게 불리할 것으로 보이는 점은 눈에 띄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 후보도 17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불교리더스포럼 출범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사적인 대화 내용이 방송으로 공개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것도 있지만, 사적 대화를 그렇게 오래 했는지 잘 이해되지 않는 면이 있다"며 "남편인 제가 (김 씨를) 좀 더 잘 챙기고 해야 했다"고 사과했다.

그렇더라도 김 씨가 기자에게 금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친 점은 논란이 되는 부분이다. 김 씨는 이 기자와 통화에서 "(캠프에 오면) 할 게 많다. 내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 정보업을 해서 정보 같은 것을 (발로) 뛰어서"라며 "잘하면 1억 원도 줄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공직선거법상 후보자와 배우자는 기부행위를 할 수 없다는 규정과 선거를 위해 언론 종사자에게 금품, 향응 등을 제공하거나 약속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는 조항을 들어 김 씨가 기자에게 한 행위는 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으로도 김 씨의 위법 가능성을 띄울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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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는 지난해 유튜브채널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 통화에서 "나랑 우리 아저씨(윤 후보)는 안희정(전 충남도지사) 편"이라고 말했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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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력을 동원해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수감 중인 안 전 지사의 '미투' 사건에 대한 김 씨의 인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 씨는 이 기자와 통화에서 "사람 살아가는 게 너무 삭막하다. 나랑 우리 아저씨(윤 후보)는 안희정(전 충남도지사) 편"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논란이 커지자 "성을 착취한 일부 여권, 진보 인사들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매우 부적절한 말을 하게 됐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윤 후보는 부인의 '미투' 관련 발언과 관련해 "그 내용에 대해서는 제가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정치권에선 여성 표심의 이탈을 불러올 수 있는 발언이라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 윤 후보는 여성계가 반대하는 여성가족부 폐지와 성범죄 무고죄 강력 처벌 등 공약을 내놓으며 '이대남'(20대 남성) 중심 행보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더해 김 씨의 '미투' 운동 폄훼성 발언이 공개되면서 여성 표심의 이탈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안 전 지사 수행비서였던 김지은 씨는 "미투 운동과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이며, 안 전 지사의 경우 형법상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죄 등으로 유죄가 확정됐음에도 법의 판단도, 피해자의 분투도 부정하는 인식과 주장"이라며 김 씨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반대로 남성의 표심을 자극했을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 교수는 "김 씨가 미투 운동에 대해 보통의 관점에서 벗어난 얘기를 해 윤 후보에게 영향은 있을 것"이라면서 "사람마다 느끼는 게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일부)남자의 관점으로 바꾸면 플러스적인 측면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오는 주말로 예고된 미방영분에 대해 추가 보도 전까지 기준으로 이번 김 씨의 녹취록 파장이 윤 후보의 지지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김 씨의 녹취록 공개) 논란이 있었던 것만큼 큰 건은 없는 것 같다. 이번 주말도 봐야겠지만, 어제(16일)까지만 보면 그렇게 크게 논란이 될 것은 없었다고 본다"며 "이 정도로는 대선판에 영향을 안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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