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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보호소, 기자는 면회 불가? 비참한 상황 드러날까 꽁꽁 숨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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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규정을 외부 감시 회피 위해 활용 의혹
주 2회 30분 야외 운동, 하루 20분 면회 불과
휴대폰·PC 사용 제한적, 소송 대응도 어려워
전문가 "교도소 준하는 제한... 인권 침해 심각"

[죄 없는 자들의 감옥, 외국인보호소]<하>법무부 마음대로 기본권 제한



한국일보

지난 3일 한국일보 기자가 M씨와 K씨를 면회하기 위해 방문한 경기 화성외국인보호소의 출입구 현판의 모습. 화성=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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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9일, 한국일보 마이너리티팀 기자는 당시 7개월 넘게 수감 중이던 M(33)씨를 면회하기 위해 경기 화성외국인보호소에 전화를 했다. M씨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기자라고 답하자 직원은 당황한 기색을 보이더니 “담당자와 상의하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잠시 후 담당자에게 전화가 왔다. 그는 “혹시 취재를 하려는 거냐”고 묻더니 방문이 어렵다고 말했다. “취재가 목적일 경우 면회가 불가능하다는 내부 지침이라도 있느냐”고 되묻자 담당자는 또다시 논의를 해보겠다며 통화를 끝냈다.

이튿날 오전 담당자는 다시 전화를 해서 "취재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면회를 허용했다. 기자는 "방문해서 이야기를 들어본 후 취재와 기사화 여부는 우리가 판단하겠다"고 말해 두었다. 결국 당일에야 단 20분의 면회가 허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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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오후 경기 화성시 외국인보호소 면회실 내부에 촬영 및 녹음 기기 반입을 금지하는 안내가 여러 개 붙어 있다. 국가 보안시설이라는 이유로 내부 촬영을 금지하고 있지만, 사실상 심각한 인권 상황을 외부로 알리는 것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화성=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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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보호는 송환 절차의 일부일 뿐이다. 그런데 교도소 같은 곳에 가둬두고 주 2회 단 30분의 야외 운동시간, 수감복 같은 단체복, 외부와의 연락 통제 등 사실상 교도소처럼 운영한다.

면회 제한은 혹시라도 인권 문제가 외부로 새어나갈까봐 외국인을 통제하는 또 하나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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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외국인보호소 면회실에서 M씨가 한국일보 기자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법무부는 외국인보호소 내부 촬영을 허락하지 않고 있지만, 한국일보는 공익적 목적이 있다는 변호사 자문을 받아 사진을 공개한다. 화성=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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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참한 상황 감추려 언론통제"


면회실에 들어가기 앞서 보호소 측은 기자에게 ‘외국인보호규칙 시행세칙에 따라 녹음ㆍ촬영ㆍ녹화가 가능한 물건은 휴대할 수 없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내밀고 서명을 요구했다. 기자와 동행한 화성외국인보호소 방문모임 ‘마중’ 회원들은 “불과 2주 전 면회까지는 없던 서약서가 갑자기 생겼다”며 “'새우꺾기' 보도 이후 생긴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항의했다.

실제로 회원 한 명이 서약서 서명을 거부하자 보호소 직원은 “안 써도 된다”고 입장을 번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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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외국인보호소 측에서 면회 직전 제시한 서약서. 외국인보호규칙 시행세칙에 따라 녹음 및 촬영 물건을 휴대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두 번째 면회를 갈 때는 없어졌다. 박주희 기자


외국인보호규칙(법무부령) 제33조 일반면회 관련 조항 어디에도 ‘취재가 목적인 기자는 면회실로 들일 수 없다’거나 ‘녹음・촬영・녹화가 가능한 물건은 반입을 금지해야 한다’는 내용은 없다.

다만 외국인보호규칙 시행세칙(법무부훈령)의 제52조에는 ‘보호소에 출입하는 외래인이 사전허가 없이 녹음・촬영・녹화가 가능한 물건을 휴대하고 출입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대목이 있다. 그러나 이는 '안전과 질서유지'에 대한 항목이며, 동의를 한 외국인까지 촬영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지나친 규제라는 지적이다.

실제 외국인보호규칙 제52조는 '청장 등은 보호외국인에 대한 촬영을 허가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보호외국인이 동의한 경우에는 보호외국인의 초상권 등 인권 침해가 없는 범위에서 촬영을 허가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시행세칙은 규칙을 시행하기 위해 법무부가 별도로 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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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한국일보 기자가 처음 방문했을 당시의 화성외국인보호소 전경. 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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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회실 곳곳에도 녹음・촬영・녹화가 가능한 물건 반입을 금지하는 표지판들이 붙어 있었다. 외국인보호소가 국가중요시설로 분류돼 있어(통합방위법 제21조 4항) 내부 시설 유출이 엄금돼 있다는 점이 근거였다.

이일 공익법센터 어필 변호사는 "시설 내부 구조 유출을 우려하기엔 면회실은 한 뼘 남짓한 공간으로 사실상 유출될 만한 정보가 없다"며 "창살 속에 갇힌 외국인들에 대한 기록을 막는 것은 이 비참한 상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유 외에는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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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외국인보호소 면회실 입구에 촬영 및 녹음 기기 반입을 금지한다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국가 보안시설이라는 이유로 내부 촬영을 금지하고 있지만, 사실상 인권 상황을 외부로 알리는 것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화성=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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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만 야외 운동... 외부 연락조차 어려워


외국인보호소의 야외 운동시간은 하루 30분(주 5회)에 불과하다. 그나마 코로나19 상황이라는 이유로 지금은 주 2회뿐이다. 외국인들이 극도의 고립감과 심리적 불안을 겪는 주요 이유다.

또 구금되자마자 개인 휴대폰이나 노트북을 빼앗긴다. 통합방위법에 따라, 국가중요시설 내부를 촬영해서 외부에 유출하면 보안 문제가 생기고 개인 사생활 침해 우려도 있어서라는 이유다. 법무부는 “휴대폰은 본인이 필요할 때 언제든 이용 요청이 가능하고, 장기적으로도 본인 소지 허용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보호소가 외국인들에게 별도의 휴대폰을 지급하기도 했지만 이는 송신 기능만 있고 수신이 안 된다. 실제로 기자가 전달받은 M씨의 휴대폰 번호는 수신이 안 돼 무용지물이었다. 보호소를 거쳐 M씨에게 전화를 요청해야 했다. M씨는 10여 분이 지나서야 콜렉트콜로 전화를 걸어왔다. 한두 번의 연락조차 성사되기 쉽지 않은 방식이었다.

M씨는 "처음 구금된 3월부터 8월까지는 휴대폰을 아예 쓰지 못했다"며 "8월 이후부터는 일부 상담실 안에서만 일주일에 한두 번 15분씩만 허락됐다"고 증언했다.

법무부는 "외국인보호소에는 보호실마다 공중전화기가 설치돼 있고 매점에서 공중전화용 전화카드 1종을 판매하고 있으며 보호외국인은 매점에서 전화카드를 구매하여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사용도 어렵다. M씨는 "보호소 벽에 '하루 30분 인터넷을 할 수 있다'고 써 있는데도 보호소 측은 그걸 무시하고 일주일에 15분 정도만 PC 사용을 허락한다"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8년 "보호외국인이 가족 등과 원활히 소통할 수 있도록 인터넷 접근권을 제공하라"고 법무부에 권고했다. 그러나 아직도 화성보호소의 외국인 전용 PC는 11대, 청주보호소는 5대뿐이다.

법무부는 “현재 시설과 인력으로는 인터넷 사용 확대가 어렵다”며 “향후 시설과 인력을 보완한다면 인터넷 사용 시간을 늘릴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난민 신청 절차, 임금체불, 각종 행정 소송 등의 사정을 겪고 있는 외국인들은 보호소에 들어서는 순간 외부와의 소통이 거의 단절되면서 절차 진행이 어려워진다. 절차상 필요한 서류를 발급하거나 시시각각 진행 상황을 전달받는 등 기본적인 일조차 엄두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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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외국인보호소의 수감 중인 M씨가 지난해 화성외국인보호소 방문모임 '마중' 측에 보낸 편지 일부. 보호소가 개인 휴대폰・PC 사용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는 증언이 적혀 있다. 마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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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같은 기본권 제한, 비판목소리


전문가들은 개인 전자기기 반입 금지 등 보호소 내에서 적용되는 규율 전반이 근본적으로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보호는 본국 송환 절차의 일부일 뿐인데 사실상 교도소에서 범죄자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수준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일 변호사는 “형을 살고 있는 이들이 아닌 만큼 최고 수준의 규제를 가할 이유가 없다”며 “개인의 자유보다 관리 편의에만 치중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단체복을 입게 강제하는 행위 역시 신체에 대한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 변호사는 “주머니 개수가 적고 예상이 가능해 위험 물품 소지 감시가 쉽다든지, 일괄 수거해 세탁하기가 용이하다든지 등의 이유로 외국인들의 인권이 보장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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