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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초과이익 환수조항, 7시간만에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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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도시개발公 실무자 증언

“오전 10시에 환수 문건 올렸지만 오후 5시에 지시받고 환수 뺐다”

“화천대유가 원했던 대장동·1공단 분리 개발, 이재명 시장이 결재”

‘대장동 사업 특혜 의혹’ 사건 재판에서 지난 2015년 ‘성남의뜰’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 성남도시개발공사 실무자들이 사업협약서에 추가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7시간여 만에 삭제됐다는 증언이 17일 나왔다. 민간 사업자들에게 과도한 이익을 몰아 주지 못하도록 하는 ‘초과이익 환수 조항’의 삭제 문제는 대장동 사건 배임 혐의의 핵심 내용이다.

또 이날 검찰은 2016년 성남도개공 정민용(불구속 기소) 전략사업팀 투자사업파트장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을 찾아가 대장동과 성남1공단을 분리 개발하는 보고서에 결재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화천대유가 참여한 성남의뜰은 1공단 수용 보상금 2000억원을 차입하는 부담을 덜었다는 것이다.

이날 성남도개공의 한모 개발사업 2팀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 22부(재판장 양철한) 심리로 열린 유동규·남욱·김만배씨 등의 재판에 출석해 그같이 증언했다.

검찰에 따르면, 한 팀장은 2015년 5월 27일 오전 10시 19분쯤 성남도개공 전략사업팀과 경영지원팀에 사업협약서 수정안 검토 요청 보고서를 발송했다. 수정안에는 ‘민간 사업자들의 분양에서 발생하는 추가 이익금은 별도로 배분한다’는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들어갔다. 그런데 당시 한 팀장은 자신이 보낸 ‘수정안’에 대한 검토 회신을 받기 전인 같은 날 오후 5시 31분쯤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빠진 ‘재수정안’을 전략사업팀 등에 다시 보냈다.

7시간여 만에 내용이 바뀐 이유에 대해 한 팀장은 “(누군가의) 지시를 받아서 (재수정안을) 올리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아마도 김문기 전 개발사업1처장(당시 개발사업 1팀장)이 지시한 것 같다”고 했다. 이와 관련, 김문기씨는 정민용 당시 투자사업파트장으로부터 재수정안 기안을 요구받은 것으로 검찰 공소장에 나온다. 변호사인 정씨는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이 전략사업팀을 신설해 영입한 인물이다. 이 과정의 핵심 증인인 김문기씨는 작년 12월 21일 극단적 선택을 한 상황이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2016년 1월 정민용 투자사업파트장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을 찾아가 화천대유 측이 원하는 대로 대장동과 1공단 공원 조성화 사업을 분리하는 보고서에 결재를 받았다면서 그 과정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당시 1공단 부지가 소송에 휘말리자 대장동 민간 사업자들이 대장동 사업 추진을 위해 1공단 사업 분리를 요구했고, 정민용씨가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관련 보고서를 갖고 가 승인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팀장은 “통상적 절차가 아니었다”고 답했다. 성남의뜰이 개발 구역 변경을 요청할 경우 ‘성남시 소관 부서 결재→성남시장 결재→인허가 고시’의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성남도개공 전략사업팀이 그 과정에 끼어들었다는 취지였다. 검찰이 “전략사업팀이 왜 성남시장 결재를 바로 받은 것이냐”고 묻자 한 팀장은 “성남시 도시재생과가 분리 개발에 반대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시장의) 방침을 받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한 팀장은 “도시재생과 직원들이 소위 위에서 찍어누른다고 받아들인 부분이 있어 실무자 입장에서 안 좋게 생각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또한 한 팀장은 대장동 사업 추진 초기인 2013년 12월 열린 회의에서 유동규씨 지시로 정영학(천화동인 5호 소유주) 회계사가 가져온 대장동 사업 제안서를 검토했는데 당시 특혜 소지가 많다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양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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