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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하면 삼성·SK 취업 보장…기업+대학 ‘계약학과’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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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7일 차세대통신학과를 만들기로 한 전경훈 삼성전자 사장(왼쪽)과 정진택 고대 총장. [사진 각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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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고려대와 손잡고 차세대통신학과를 신설한다고 17일 밝혔다. 삼성전자가 채용을 보장하는 ‘계약학과’다. 이에 따라 고려대는 내년부터 매년 30명의 신입생을 뽑아 6세대(6G) 등 차세대 통신 인재 육성을 위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 학과에 입학한 학생들은 졸업 후 삼성전자 입사가 보장되고, 재학 중 등록금 전액과 학비 보조금을 지원받는다. 전경훈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이 융합하는 시장 변화에 발맞춰 통신 분야에 특화한 융복합 인재 양성을 위해 고려대와 차세대통신학과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학 입학과 동시에 특정 기업으로 취업이 보장되는 계약학과가 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선 전문인력을 조기에 양성·확보할 수 있고, 대학은 질 좋은 일자리를 내세워 인재를 선점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다. 전공도 반도체와 배터리, 차세대 통신 등 첨단산업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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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는 2020년 김동섭 SK하이닉스 사장(왼쪽)과도 반도체공학과 설립을 약속했다. [사진 각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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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포스텍(포항공대)은 각각 삼성전자와 협약을 맺고 반도체학과를 신설키로 했다. 두 대학은 내년부터 각각 신입생 100명(반도체시스템공학과), 40명(반도체공학과)을 선발한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와 연세대, SK하이닉스와 고려대가 각각 손잡고 반도체학과를 신설해 현재 첫 신입생을 모집 중이다.

배터리·디스플레이 업계에서도 계약학과 신설이 이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부터 고려대와 함께 배터리-스마트팩토리학과를 설립해 운영한다. 학위 취득과 동시에 취업이 보장되는 계약학과로 석·박사 통합과정, 박사과정을 모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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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디스플레이학과 설립 협약을 맺은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왼쪽)과 서승환 연대 총장. [사진 각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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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는 연세대와 제휴해 디스플레이공학과를 설립, 내년부터 30명의 신입생을 모집할 예정이다. 자동차 분야에선 현대자동차그룹이 2016년부터 한양대와 미래모빌리티학과(석사과정)를, 모바일 분야에선 삼성전자가 2011년부터 경북대와 모바일공학전공을 운영 중이다.

계약학과는 수험생에게 인기가 높다. 고려대와 성균관대, 연세대 등에 설치된 반도체 관련 학과는 올해 입시에서 13.63~131.9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3개 대학 반도체 학과의 경우 일부 의대나 치대에 들어갈 정도의 점수를 받아야 합격할 수 있을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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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학 취업 연계형 계약학과 현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첨단산업 분야의 계약학과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대표적인 산학협력 모델로 주목받는 데다 신·증설 수요도 많아서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지난해 말 수도권 대학 반도체 관련 학과 교수 5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했더니 60.3%가 “반도체 관련 학과 입학 정원을 늘려야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대학 계약학과가 문을 열기까지는 여전히 장벽이 높다. 서울대가 대표적이다. 서울대는 2019년부터 삼성전자와 손잡고 반도체학과를 개설하려 했지만, ‘국립대의 설립·운용 철학에 맞지 않는다’는 내부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수도권 규제도 발목을 잡는다. 지난 10일 국회를 통과한 반도체특별법에는 계약학과 지원책이 포함됐지만, 업계에서 강력히 요구한 수도권 대학의 반도체 관련 학과 정원 증원은 담기지 않았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한양대 교수)은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 필요한 인력과 대비해 대학에서 배출되는 인력의 10분 1 수준”이라며 “수도권 대학에 반도체 학부를 신·증설을 할 수 있도록, 수도권 대학의 정원을 묶어놓은 현행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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