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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버틴 ‘K방역 유효성’ 재평가…‘저위험군 환자 다수’ 오미크론, 새 맞춤 전술 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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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전문가 기고 - 오미크론 대유행,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① 임승관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장(감염내과 분과전문의)

경향신문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전 세계적으로 우세종이 되면서 한국도 이번 주말쯤 오미크론 감염자가 코로나19 확진자의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오미크론 우세종화에 대비한 방역 및 치료 대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다른 나라들처럼 확진자 폭증이 예상되는 만큼 방역 상황에 따라 진단·검사·치료 대상을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오미크론 대유행 시대에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에 대한 전문가 기고를 세 차례에 걸쳐 싣는다.


몽골 기병 같은 속도의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대다수 지역에서 한 달 내에 80~90% 이상을 점유하는 우세종이 되면서 놀라운 속도로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12월14일 프랑스의 감염자는 7일 이동 평균값으로 하루 5만명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었지만, 1월14일에는 30만명에 가깝다. 같은 기간 미국의 경우 감염자가 하루 약 12만명에서 78만명 이상으로 증가했다.

나쁜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행스럽게도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 대비 병독성이 약하고, 사람의 생명을 덜 위협한다. 미국의 코로나19 치명률 7일 이동 평균값은 작년 12월14일 1.05%에서 1월14일 0.31%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아르헨티나는 0.89%에서 0.15%로, 호주는 0.46%에서 0.11%로 큰 폭의 감소 경향을 보였다. 널리 공개되어 있지만 매우 중요한 일급 정보다.

팬데믹 대응은 상대가 있는 경기다. 우리 팀의 실력과 전술만이 경기 결과를 결정짓지 않는다. 팀 코로나와 맞붙는 모든 경기를 팀 인류가 주도할 것이라고 기대해선 곤란하다. 오미크론 변이와 겨루는 이번 시합은 상대가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한 달간 전 세계 발생 통계를 통해 알 수 있듯, 전해지는 많은 정보들은 팀 오미크론의 놀라운 실력을, 특히 엄청난 스피드와 개인 기술을 증명하고 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우리 팀의 코칭스태프들은 상대를 정확히 분석해 새로운 맞춤 전술을 마련하고, 선수들을 그에 맞춰 훈련시켜야만 한다.

지난 2년 동안 유행을 성공적으로 관리해 온 K방역의 유효성과 유효기간을 재평가해야 한다. 다량의 진단검사, 적극적인 역학조사, 감염자의 전수 격리를 대표로 하는 K방역은 원하는 효과를 얻기 위해 자원의 투입을 아끼지 않는 매우 공세적인 전략이며, 직접적인 건강 손상 바깥의 부가적인 사회적 피해를 감내하는 정책이었다. K방역이 지키고자 했던 사회적 가치가 여전히 남아 있다 할지라도, ‘상대가 있는 경기’라 하지 않았는가? 고비용 저효율 구조의 K방역이 감염 규모가 빠르게 확대될 때 어떻게 오작동할 것인지 시뮬레이션을 해야 한다. 하루 5000명의 감염자를 대응하기에 적절한 인적 자원을 갖고 있는 사회가 하루 1만명을 대응할 때는 노동력을 두 배 투입하거나 노동 강도를 두 배 올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하루 5만명 혹은 10만명의 감염자가 발생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자원의 투입을 과연 열 배, 스무 배 늘릴 수 있는가?

전파력이 매우 강하지만, 병독력은 상당히 약한 팀 오미크론을 상대할 새로운 맞춤 전술을 마련하고 빨리 몸에 익혀야 한다. 대다수를 차지할 저위험군 및 경증 환자에게 투입할 물적, 인적, 재정적 자원을 재배치하여 정말 시급하고 중요한 곳에 집중 투입해야 한다. 중환자 진료 기능의 확충, 응급 이송 체계의 정비, 노인요양시설의 사전 보호와 사후 구조 활동에 사회가 보유한 자원을 쏟아부어야 한다. 사실 그런 일들만 수행하기에도 숨 돌릴 겨를 없이 벅찰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한국 사회가 품어야 할 핵심 질문은 고위험군에 대한 자원 투입을 어떻게 늘리느냐가 아니라, 저위험군에 대한 자원 투입을 어떻게 하면 순조롭게 줄이느냐이다. 재난 대응 자원은 유한하며, 원할 때 추가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갖고 있는 것을 재분배하는 것일 테니까.

지난 2년간 우리가 경험한 세계와 전혀 다른 미래를 설계하는 일이니 대단히 어려운 과제이다. 감염된 사람과 그 주변 사람에 대한 정부의 관리와 지원 강도를 낮추어 가는 일인데, 평범한 시민들의 마음을 어지럽히거나 사회를 정쟁에 빠뜨리기가 얼마나 쉬울까? 해야 할 일이 산적한데, 불행히도 시간은 많지 않다. 남아프리카에서 시작된 오미크론 변이는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대서양을 건너 아메리카 대륙으로, 다시 태평양을 건너 호주와 일본, 그리고 한국으로 침입하고 있다. 상대는 이미 황해 바닷길을 통해 평택시까지 들어왔다. 우리에게 시간이 정말 얼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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