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집 대신 차 사면 '카푸어' 욕먹었는데" 세상 달라진다…'집 뺨치는 차', 집콕 넘어 차콕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자동차는 이동수단을 넘어 디지털 생활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사진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기아 EV9, 투싼, 아이오닉5 [사진 출처 =기아, 현대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집 대신 자동차를 사면 세상물정 모른다고 욕먹는다. 집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오를 가능성이 높지만 차는 반대로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우스푸어'는 용서해도 '카푸어'는 용서 못한다는 말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세상 달라졌다. 아등바등 사는 것보다는 인생을 즐기며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집 마련보다는 삶의 만족도를 높여줄 차를 선호하기도 한다. '인생 가치' 기준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집보다 차에 있는 게 더 낫도록 만드는 기술도 계속 나오고 있다. 자율주행, 음향·영상 기술 발전 때문이다.

자동차는 이제 사랑방처럼 아담하고 아늑하며 다른 사람들과 오순도순 대화할 수 있는 디지털 생활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확산시킨 코로나19 사태도 이같은 진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집콕·방콕 대신 차콕 시대


매일경제

르노삼성 인카페이먼트 [사진 출처 = 르노삼성]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자동차를 사면 비서가 따라온다. 사람은 아니다. 음성 인식 기술을 접목된 디지털 비서다.

운전자 말 한마디로 시동을 켜고, 끄고, 차량 온도를 맞춰준다. 목적지를 빠르게 안내하는 내비게이션 기능을 넘어서 자주 가는 길들을 알아서 안내해준다.

맛집 찾기 메뉴들을 통해서 새로운 맛집도 찾아준다. 차에서 내리지 않고 상품을 받거나 주문할 수 있다.

매일경제

르노삼성 인카페이먼트 [사진 출처 = 르노삼성]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르노삼성이 선보인 인카페이먼트는 편의점, 주유소, 카페 식당 등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차량 안에서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국내 최초로 차량에서 식음료를 결제하고 수령까지 가능하도록 해, 더욱 진화된 언택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카페이먼트 전용 CU 편의점 메뉴도 있다. 겨울 인기 메뉴로 구성된 'XM3와 찬바람 세트', 피로회복을 위한 '오늘 참 잘했삼 세트' 등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제품들로 10가지 세트를 선보였다.

달리는 음악방·PC방·DVD방


매일경제

현대차 투싼 [사진 출처 = 현대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기술 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엔터테인먼트 기술이다. 내비게이션 서비스 제공에 머물던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확장해 자동차를 달리는 콘서트홀, PC방, 영화관 등으로 만들어주는 기술이다.

하만이 실시한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6명은 차가 단순한 교통수단 이상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 오디오 및 음향 기술은 차량 구매자들이 요구하는 종류의 경험을 제공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답했다.

자동차업체들도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엔터테인먼트 기술에 공들이고 있다. 탑승자들이 자신만의 청취 경험을 가질 수 있는 '영역'에서 초(超) 몰입형 오디오 및 개별화된 청취 환경을 구현하는 기술이 대표적이다.

이 기술을 통해 뒷좌석 승객은 영화를 보고 앞좌석 승객은 업무용 전화를 받을 수 있다. 운전자는 팟캐스트 또는 라이브를 콘서트 방송을 즐길 수 있다.

매일경제

제네시스 GV60 [사진 출처 = 제네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차량 내 경험을 향상하기 위해 서라운드 음향 환경도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보통 사람들은 집에서 홈시어터로 서라운드 음향을 즐기거나 극장이나 영화관처럼 서라운드 시스템이 잘 갖춰진 공간에서 서라운드 음향을 즐긴다.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가 중요해짐에 따라 오디오 사운드 기술에 이어 차량 내 콘텐츠를 강화하려는 업계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CJ ENM·티빙과 차량용 OTT 콘텐츠 제휴 위한 업무협약 체결로 차안에서 인터넷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 영화 등을 볼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한다. '달리는 사랑방'이 된다. 더 나아가 '재택 근무'처럼 '차박 근무'도 가능해진다.

소음은 줄이고 소리는 키우고


매일경제

GV60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에 적용된 베오소닉 [사진 출처 = 하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자동차가 달리는 콘서트홀, PC방, 영화관 역할을 하려면 가장 중요한 게 소음·소리 통제 기술이다. '좋은 소리'는 살리고 '나쁜 소음'은 죽여야 한다.

현재 소음을 없애기 위해 자동차 회사들이 적극 채택하고 있는 대표 기술은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Active Noise Control·ANC)'이다.

ANC는 차량 내 감지 센서를 통해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음과 흡·배기음의 주파수, 크기, 음질을 분석한 뒤 스피커에서 역파장 성질을 지닌 음파를 내보내 소음을 상쇄시킨다.

ANC는 운전할 때 타이어가 도로에 닿아 발생하는 노면 소음이나 차체와 부딪치는 바람 때문에 생기는 풍절음 등 소음을 대폭 줄여 정숙성을 높여준다. 운전자 졸음을 유발하는 저주파 소음을 제거해 운전을 더 안전하게 만들기도 한다.

ANC는 노이즈 캔슬레이션-능동형 노면 소음 제어기술인 ANC-R(Active Noise Control-Road)로 진화하는 추세다.

매일경제

GV60에 적용된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 [사진 출처 = 하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현대차와 하만이 소음 제어 솔루션 할로소닉(HALOsonic) 기술을 접목해 개발한 ANC-R은 차량 내로 들어오는 원하지 않는 도로 소음을 제거한다.

'전기차 전용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e-ASD, Electric Active Sound Design)'는 외장 앰프로 수신되는 주행 정보를 이용, 가상의 엔진음을 차량 내의 스피커를 통해 재생해 운전자에게 주행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매일경제

투싼 실내 [사진 출처 = 현대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좋은 소리를 위한 차량 음향 기술도 발달하고 있다.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은 차량 내 17개의 스피커를 통해 정교한 사운드를 재생한다.

제네시스 GV60에 장착된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은 완성차 최초로 고해상도 오디오(Hi-Res Audio) 인증을 받은 카오디오 시스템이다.

사운드를 단순히 퍼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각 사운드의 소스 파악 및 재구성을 통해 차량 내부를 정교한 멀티채널 사운드 스테이지로 만들어준다. 또 10단계의 서라운드 효과를 제공한다.

뱅앤올룹슨의 그래픽 사운드 제어 유저 인터페이스 '베오소닉'을 사용하면 탑승자들은 손가락 터치 하나로 사운드를 조정할 수 있다.

사용자는 '밝음(Bright)', '활동적(Energetic)', '편안함(Relaxed)', '따뜻함(Warm)' 4개의 고유한 사운드 공간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여러 요소를 결합한 설정을 선택할 수 있다. 사용자가 특정 분위기 또는 선호하는 사운드 캐릭터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설정됐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