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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정몽규, 경영 물러나도 ‘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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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고개 숙였지만…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가운데)이 17일 서울 용산사옥에서 광주 화정 아이파크 공사현장 붕괴 사고 책임을 지고 회장직 사퇴 의사를 밝힌 후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이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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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산 회장직 사퇴” 발표 뒤
사고 6일 만에 광주 찾아 사과
지주사 회장직은 그대로 유지
실종자 가족 “이제 와서” 분통

현산, 결함 보증기간 30년으로
노동부는 현장 12곳 특별감독
경찰, 감리자 등 9명 추가 입건

정몽규 HDC회장이 광주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사퇴했다. 다만 지주사(그룹) 회장 자리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해 반쪽짜리 책임이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병규 HDC현대산업개발 사장과 하원기 전무는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거취와 관련해 별도의 언급은 하지 않았다.

정 회장은 17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용산사옥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에서 발생한 두 사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저는 이 시간 이후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화정 아이파크’ 신축공사 현장 외벽붕괴 사고 발생 엿새 만에 모든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한 것이다. 다만 현대산업개발 대주주 자리는 그대로 유지한다. 정 회장은 “경영자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회장직에서 물러나더라도 대주주로서 책무는 다하겠다”고 말했다.또 “사퇴로 제 책임이 벗어난다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현재로서는 사고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은 아파트 골조 등 구조적 안전결함에 대한 법적 보증기간을 30년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현재 구조적 안전결함에 대한 법적 보증기간은 10년이다.

정 회장은 이날 오후 실종자 가족들이 머무르고 있는 임시천막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실종자 가족들은 정 회장에게 원망을 쏟아냈다. 한 실종자 가족은 “현대산업개발이 수색작업을 하지 못할 거면 빠져달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가족은 “사고 난 지가 언젠데 이제 와서 뭐하자는 건지 모르겠다”며 뒤늦게 면담에 나선 정 회장을 비판했다. 정 회장은 이날 가족들과 5분 정도 면담한 뒤 임시천막을 나왔다.

고용노동부는 광주 사고와 유사한 대형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이날부터 현대산업개발 시공 현장 12곳에 대한 특별감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이 시공사인 전체 건설현장 82곳(미착공 등을 제외하면 67곳) 중 광주 사고처럼 초고층 주택을 짓고, 골조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등 공정률이 50~70%가량 되는 현장을 추려낸 게 12곳이다.

경찰은 현대산업개발 현장사무소 관계자와 감리 등 9명을 추가로 입건했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현대산업개발 현장사무소 관리부장과 안전부장 등 공사와 안전관리 책임자급 5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같은 혐의로 철근·콘크리트 분야를 하청받은 협력업체 현장사무소장도 입건했다. 사고 현장에 대한 감리를 맡은 감리 3명도 건축법위반 혐의로 입건돼 이 사건과 관련해 이날까지 형사입건된 관계자는 10명으로 늘어났다.

류인하·이혜리·강현석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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