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단체 집회장소 선점·욕설 등 미온 대응
“세계 최장기 집회… 역사적 의미”
제1526차 정기 수요시위가 열린 지난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 털모자, 목도리 등 방한용품이 입혀져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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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정기 수요시위가 보수 성향 단체들의 방해를 받고 있는 것에 대해 경찰이 적극적인 보호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가 나왔다.
인권위는 17일 정의기억연대의 수요시위가 방해받지 않도록 이에 대한 반대집회가 다른 시간이나 장소에서 열리도록 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지난 14일 서울종로경찰서장에게 권고했다고 밝혔다.
정의연의 정기 수요시위는 최근 일부 극우단체의 장소 선점으로 기존의 소녀상 앞이 아닌 인근의 다른 장소에서 진행되고 있다. 정의연은 대면집회가 재개된 지난해 11월에는 자유연대에 밀려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시위했으나 이후 연합뉴스 사옥 앞도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등이 먼저 집회 신고를 내 시위 장소를 옮겨야 했다.
이에 정의연 등은 최근 1년간 수요시위 현장에서 발생하는 욕설과 혐오 발언, 명예훼손 등 인권침해를 국가공권력이 방치하고 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고 긴급구제를 신청했다. 경찰은 “집회를 제지하면 과도한 공권력 행사로 집회·시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입장이었다.
인권위는 수요시위가 가지는 역사적 의미를 고려하면 집회 방해 행위로부터 경찰이 더 적극적으로 수요시위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수요시위는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자행된 반인도적 범죄에 대해 우리 시민사회가 그 책임을 묻는 세계사적으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운동이고, 1992년 1월 이후 30년간 매주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이뤄진 세계 최장 집회로 알려져있다”고 의미를 짚었다.
인권위는 반대집회 측에서 지나친 스피커 소음 등으로 수요시위를 방해하거나 위안부 피해자를 비롯한 수요시위 참가자들에 대한 명예훼손이나 모욕 행위를 현장에서 중지 권유 또는 경고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이 사건 피해자 측에서 처벌을 요구할 경우 경찰이 적극 제지하고 수사할 것을 요청했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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