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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 불붙인 논쟁...여가부는 2022년에 필요한 조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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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기성훈 기자] [편집자주] 오는 5월 새 정부가 들어선다. 탄핵 후 급하게 새 대통령을 앉힌 5년 전과 달리 이번엔 정부조직을 손 볼 시간이 있다. 약 10년 만에 정부조직 개편의 기회가 돌아온 셈이다.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여성가족부 등 수많은 부처들에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MT리포트] 10년 만에 다시 그리는 정부④

머니투데이


여성가족부 존폐 문제가 대선 정국의 이슈로 급부상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여가부 폐지를 공약하면서다. 페미니스트 인사 영입, 당 내홍 등으로 잃어버린 2030 남성 표심을 다시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7글자를 남겼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갈등을 마무리 지은후 지지율 회복을 위해 내건 첫번째 공약이다.

여가부 폐지론의 등장에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폭력 사건, 정의기억연대 위안부 피해자 이용 논란 등에서 여가부가 소극적 대응을 했다는 비판과 전임 장관의 실언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12일 '여가부 폐지론'을 두고 "극우 포퓰리즘에 가깝다"며 "남녀 갈등이 선거전략으로 사용되는 것이 가슴 아프다"고 밝혔다.

결국 여가부 폐지는 대선 결과에 따라 엇갈릴 전망이다. 하지만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닌 여가부의 실질적 재편 방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성 역차별을 지적하는 '이대남(20대남성)'의 표적에서 벗어나 여가부의 기능이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어떤 역할을 부여해야 하느냐를 검토해야 한다는 것.


대선 때마다 존폐 이슈…여성도 원하는 여가부 폐지?

여가부 폐지론 혹은 개편 문제는 선거를 앞두고 야권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유승민 전 의원은 2017년 19대 대선에 이어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여가부 폐지를 주장했다. 장예찬 국민의힘 선대위 청년본부장은 지난 10일 '뉴스쇼'에서 여가부를 "남성혐오부"라 부르며 "각종 여성 시민단체에 무차별적으로 지원되는 사업도 많다. 한번 깔끔하게 박살을 내놓고 제로 베이스에서 출발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여가부의 존폐 혹은 개편 논의는 대선 때마다 '단골 소재'다. 폐지론의 주된 근거로 여가부 업무가 다른 부처와 중복돼 필요없다는 점이 꼽힌다. 청소년복지는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성폭력·가정폭력 등은 행정안전부·법무부 등으로 이관해 다루는 것이 훨씬 낫다는 의견이다.

국민여론을 보면 폐지 의견이 우세하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0∼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1명에게 물었더니 응답자 51.9%가 여가부 폐지에 찬성했다. 반대는 38.5%다. 남성의 64.0%는 찬성, 29.8%는 반대했다.

여성 전담 부처인 여가부 폐지해야 한다고 응답한 여성들의 비율도 상당하는 점이 눈에 띈다. 이 여론조사에서 여성은 폐지 찬성 40.0%, 반대가 47.1%였다.


가족·청소년 사업이 더 많지만…여가부의 딜레마

여가부는 오히려 여권보다는 가족, 청소년 사업이 많다며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정부조직법에 따르면, 여가부는 여성정책의 기획·종합, 여성의 권익증진 등 지위향상, 다문화가족과 건강가정사업을 위한 아동업무를 포함해 청소년·가족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

여가부가 지난 10일 부처 명칭에 '청소년'을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힌 이유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다. 지난해 여가부의 분야별 예산을 살펴봐도 가족 돌봄과 청소년 보호 분야에 비중이 높다.

가족 돌봄 7375억원, 청소년 보호 2422억원 등으로 전체 예산 1조2325억원의 약 80%를 차지한다. 디지털 성범죄 예방 및 피해자 지원 등 권익 보호에 1234억원, 경력단절여성 취업 지원 등 여성 취업 지원에는 982억원이 쓰였다.

한 여성 분야 전문가는 "2015년 메갈리아, 워마드의 등장,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2018년 혜화역 시위 등으로 젠더 이슈가 크게 부각되는 상황에서 여가부가 이를 해결할 당사자로 떠올랐다"며 "가족·청소년 분야에도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 부분은 크게 주목받지 못해 예산과 권한이 한정돼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뗄 수 없는 여성, 가족, 권익…새 정부가 만들어야 할 조직은?

표심 확보에 함몰되지 않고 여가부의 존재 필요성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성과 가족, 돌봄 등 어느 하나에서 공백이 생길 경우 사각지대가 발생하는만큼 정책 집행을 주도할 콘트롤타워의 역할은 여전히 요구된다는 것.

김영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박사는 "여가부를 폐지하자는 입장은 성평등 정책을 포기하자는 것과 같다"며 "성차별이 아직 남아있다는 연속성에서 성평등 정책의 콘트롤타워는 요구된다. 국정 전체 방향을 그릴 때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결국 어떤 정책이든 구현하고자 하는 방향이 중요하다"며 "예를 들어 돌봄 정책의 경우 복지부가 취약계층 중심으로 효율성을 강조하는 것과 여가부가 여성에게 짊어진 돌봄 부담을 개선하려는 사회정책으로 시행하는 것은 다르다"고 말했다.

여권 신장, 남성 역차별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는 사회 목소리에 발맞춰 양성평등을 기치로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양성평등 지향에는 이미 공감대가 있다. 정영애 여가부 장관은 양성평등부로 명칭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여전히 성평등정책 주무부처를 주요 정부기구로 운영하고 유지하는 나라가 상당수다. 2020년 기준 UN여성기구에 여성·성평등 업무담당기관을 등록한 194개 국가 중에서 성(Gender)·여성(Women)·평등(Equality)이 조직명에 들어가는 부(Ministry) 및 부처의 장이 장관급(Minister)인 경우는 97개국이다. 스웨덴 등 선진국들은 '성평등부'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김범중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교육·복지는 물론 국방 분야에서도 여성 정책이 있는데 여가부는 여성만을 위한 부처로 인식돼 정책 범위가 협소해 보이고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며 "페미니즘대 반페미니즘 구도가 확연해지는 상황에서 양성평등부라는 중립적인 용어로 개편한다면 남성들의 반발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 기성훈 기자 ki03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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