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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미술의 세계

2년 전 경매엔 보물, 이번엔 국보...간송 이대로 가도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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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옥션 27일 경매 출품

이번도 박물관에서 구입?

간송미술관 재정 어려워

"근복적인 해결책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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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옥션 경매에 나온 국보 금동삼존불감. 17일부터 전시되고 있으며 27일 경매가 열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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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세기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금동삼존불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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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보물로 지정된 불상 2점을 경매에 내놓았던 간송미술관이 이번엔 국가지정문화재 국보인 불교 유물 두 점을 경매시장에 내놓아 문화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술품 경매 사상 국보가 출품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고미술계에서는 "지금 경매에 출품된 게 그림이었다면 팔릴 가능성이 매우 크지만, 불교 유물은 얘기가 다르다. 국립중앙박물관이 또 나서지 않는 이상 새 주인 만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연이어 문화재를 경매 시장에 내놓은 간송미술관의 재정 상황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27일 열리는 케이옥션 경매에 나온 것은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과 '금동삼존불감' 이다. 추정가는 각 32억~45억원, 28억~40억원. 경매가 성사된다면 문화재 최고가 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지금까지 미술품 경매에서 가장 비싼 가격에 팔린 문화재는 보물로 지정된 대형 불화 '청량산 괘불탱'이다. 2015년 12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35억2000만원에 낙찰됐다. 그 전에는 2012년 케이옥션에서 보물 '퇴우이선생진적'이 34억원에 낙찰된 적이 있다.

관건은 이번에 나온 두 점이 과연 새 주인을 만날 수 있겠느냐다. 간송미술관이 2020년 내놨던 보물 불상 '금동여래입상'과 '금동보살입상'도 경매에서는 거래되지 않았다. 두 불상의 시작가는 각 15억원이었다. 유찰 이후 국립중앙박물관이 유물 구입 예산을 활용해 두 불상을 사들였다.



6세기 삼상, 11~12세기 불감과 삼존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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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 (癸未銘金銅三尊佛立像), 금동 ,높이 17.7cm, 563년.[사진 케이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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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cm 높이의 삼국시대 불상 금동계미명삼존불입상은 1962년에 국보로 지정됐다. 6세기 초반 동아시아에서 호신불로 유행한 금동삼존불상이다. 불상 뒷면에는 ‘계미년 11월 정일, 보화라는 이가 돌아가신 아버지 조귀인을 위해 만들다(癸未十一月丁日寶華爲亡父趙貴人造)’라는 문장이 새겨져 있어 조성 연대가 563년임을 알 수 있다. 정확한 제작 연도를 알 수 있는 만큼 사료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18㎝ 높이의 금동삼존불감은 불상을 모시는 작은 건조물인 불감(佛龕)과 삼존불로 구성된다. 나무나 돌, 쇠를 깎아 만든 불감은 원불(願佛)이라 하여 개인이 사찰 밖에서 예불을 드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불감을 보면 당시 대웅전의 건축 양식을 유추할 수 있는데, 제작 시기는 11∼12세기로 추정된다.



이 문화재···낙찰되지 않으면?



지금까지 국보가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나온 적은 없지만 국보 거래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국가지정문화재의 해외 반출과 판매는 금지돼 있으나, 국내에서 소유주 명의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일반 개인이나 기관이 이 불상을 사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전문가는 "이번 경매에 나온 문화재의 사료적 가치는 돈으로 따질 수 없을 정도"라며 "그러나 가치가 높다고 해서 거래가 잘 된 다는 얘기는 아니다. 쉽게 거래될 수준의 기호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물의 가치는 높지만, 개인이나 기관이 사들이기 쉽지 않은 미술품이라는 것이다.

경매 시작가가 워낙 높아 유찰될 가능성도 높다. 지난 경매에 나왔던 불상 두 점처럼 경매선 낙찰되지 않고 국립중앙박물관이 후에 구입한 것처럼 거래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 갤러리 대표는 "이 정도 불교 유물의 가치를 알고 또 재정적 여건이 되는 분은 고 이건희 회장 정도였을 것"이라며 "삼성문화재단이 나서지 않는 이상 사들일 곳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 불상을 구매할 주체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유력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경매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만 밝힌 상태다. 관건은 예산이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의 한 해 유물 구입비 예산은 39억 7000만원. 불상과 불감을 모두 구매할 수 없는 금액이다.



간송 이대로 괜찮을까?



이번 경매 출품으로 간송미술관의 재정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간송미술관은 14일 입장문을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재정적 압박이 커졌다"고 밝혔다.

미술계에서는 간송미술관 재정이 어렵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퍼져왔다. 2013년 간송미술문화재단 설립 이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등에서 전시를 하며 재정 압박이 더 심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간송 전형필(1906~1962)의 장손 전인건 간송미술관장(51)의 운영 능력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일각에선 경매에 나오는 국가지정문화재가 '간송'의 이름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개인 소유로 돼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문화재청이 공개한 문화재 목록에 두 문화재는 '개인' 소유이며, 간송미술관은 '관리자'로 등록돼 있다. 간송 측은 "이번 경매에 나온 물건은 전영우(전 간송미술관장)·전인건(간송미술관장) 등으로 돼 있다"며 "국가지정문화재는 개인 소유로, 나머지 문화재는 미술관 소유로 등록돼 있다"고 밝혔다.



"오죽했으면···" VS "어쩌다 이 지경까지···"



한 미술계 인사는 "간송미술관의 어려움이 객관적으로 공감을 얻으려면 전형필 선생이 모아온 소장품이 개인 소유 아니라 미술관 즉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유로 등록돼 있어야 하는 게 우선"이라며 "간송의 소장품이 유족들 개인 소유로 등록된 채 경매에 연이어 나오는 상황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해 간송미술관은 또 국보 70호인 훈민정음 해례본을 개당 1억원에 달하는 대체불가토큰(NFT) 100개로 만들어 화제를 모았다. 당시 이 NFT가 정확히 얼마나 팔렸고, 미술관 재정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술계 관계자들은 "간송 선생이 '문화보국(文化保國·문화로 나라를 지킨다)' 정신을 몸소 실천하며 모은 문화재가 이렇게 미술품 경매에 나오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간송미술관 문제는 함께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술관 측의 전향적인 태도도 필요하다. 미술관은 현 상황과 비전을 보다 명확하게 밝히고, 문화계와 소통하며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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