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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차기 대선 경쟁

[단독] 전씨, 尹 어깨 툭툭 치며 직원들 지휘… 선대본 “공식 직책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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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과 친분 무속인, 선대본 활동’ 장면 확인

국민의힘 “불교종정협 기획실장

1∼2회 만났을 뿐… 무속인 아냐”

전면 부인 속 보도 후 입장 바꿔

조계종 “전혀 관련 없어” 선 긋기

전씨, 선대본 상주하며 업무 봐

직원들에게도 거리낌 없이 대해

정치권 “측근도 후보 ‘터치’ 못해”

전씨 처남, 별도팀서 尹 밀착 수행

딸은 최근까지 사진촬영 등 맡아

선대본부 "지금은 활동하고 있지 않다"

세계일보

尹에 안내하는 전씨 지난 1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선거대책본부의 네트워크본부 사무실을 방문했을 당시 무속인 전모씨(왼쪽)가 윤 후보의 등에 손을 얹은 채 근무자들과 인사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출처=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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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의 선거대책본부를 방문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무속인’ 전모(61)씨와 스스럼없는 관계인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확인됐다. 전씨뿐 아니라 그의 가족이 홍보, 수행 등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사실도 확인됐다. 무속인 전씨가 ‘고문’으로 불리며 후보 일정, 메시지 등에까지 관여한다는 의혹으로 내부에서 불만이 나온다는 세계일보 보도를 국민의힘 선대본부가 전면 부인한 것과 배치된다. 선대본부는 전씨 관련 세계일보 질의에 당초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가 “캠프에 몇 번 드나든 적 있다”거나 “윤 후보가 한두 차례 만났다고 한다” 등의 바뀐 입장을 내놨다.



◆전씨, 윤 후보 툭툭 치며 사무실 지휘

17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일 선대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 사무실은 윤 후보의 격려 방문으로 떠들썩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와 함께 지난달 대하빌딩 9층에 입주한 이 사무실은 전씨가 사실상 상주하며 업무를 본 곳이라고 한다. 당일 촬영된 영상에서도 전씨는 사무실 전반을 지휘했다. 스스럼없이 윤 후보를 이쪽저쪽 안내하면서 윤 후보의 어깨와 등을 툭툭 치고 잡아끄는 모습이 담겼다. 전씨는 본부 내 팀들도 차례로 호명하며 윤 후보와 기념촬영을 하도록 했다. “유세팀들 빠지고 다문화 팀들, 빨리, 동작을 빨리 해야 돼”라든지, “직원들 다 이리로 와, 전부 다. 김형준 본부장 옆으로…”라며 직원들은 물론 네트워크본부 김형준 수석부본부장(전 청와대 춘추관장)에게도 거리낌없이 대했다. 윤 후보에게도 “후보님, 딴 거 없어. 여기 와서 빨리 좀 찍어 주세요”라고 주문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아무리 가까운 측근도 후보 몸에 손을 대는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며 “오랜 인연이 아니면 설명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선대본부는 “많은 분들이 신년하례 차원에서 후보님의 선대위 순회인사를 맞았을 뿐”이라며 “전씨는 임명장을 받거나 공식 직책이 있는 사람이 전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세계일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 위치한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하부 조직인 네트워크본부 사무실에서 무속인 전모씨가 윤석열 대선 후보의 팔을 치거나 등을 두드리며 이끌며 관계자들과 인사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출처=유튜브


◆가족들도 윤 후보 보좌

윤 후보 선대본부에는 전씨의 가족도 관여했다. 처남 김모(52)씨는 네트워크본부에서 꾸린 ‘현장지원팀’ 소속으로 윤 후보를 밀착 수행했다. 윤 후보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지난해 6월29일 찍은 영상이나, 7월6일 윤 후보가 대전 현충원과 카이스트를 방문할 당시 영상을 보면 김씨가 수행하는 모습이 나온다. 윤 후보가 대선 출마 선언 이전부터 전씨와 인연이 있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선대본부 내에서는 공식 수행팀이 있는데도 이처럼 하부조직이 별도 팀을 꾸려 후보와 밀착하는 과정을 우려하고 있다.

전씨의 딸(36)도 국민의힘 당내 경선 때부터 이달 초까지 윤 후보 관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진 촬영 등 업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비롯해 정치권 경력이 전무한 것으로 알려진 전씨 측 인사들이 선대본부와 외곽조직에서 활동 중이라고 한다. 선대본부는 “(전씨) 처남은 자원봉사자로 활동했고 딸은 아마추어 사진작가로서 행사를 촬영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활동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세계일보

◆무속인 아니라더니… 법당에 ‘마고할미’ 신상도

선대본부는 전씨에 대해 “무속인이 아니고 대한불교종정협의회 기획실장이다”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도 이날 전씨와의 관계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당 관계자한테 그분을 소개받아 인사한 적이 있는데 스님으로 알고 있다. 법사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씨와 관련한) 기사를 봤는데 참 황당한 얘기다”라며 “저는 무속인을 만난 적이 없고, 세계일보에 언급된 분(전씨)은 우리 당 관계자 분께서 ‘이분이 많이 응원하신다’고 해서 인사한 적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취재 결과, 전씨는 서울 역삼동 2층 단독주택에 법당을 차려놓고 신점, 누름굿(신내림을 막는 굿) 등 무속활동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 법당에는 불상처럼 보이지만 실은 ‘마고할미’신상을 모시고 있었다고 한다.

선대본부가 언급한 대한불교종정협의회에 대해 대한불교조계종 측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계종 관계자는 “전씨가 재직한 일광조계종, 일붕조계종은 대한불교조계종과 완전히 별개인 종단”이라며 “대한불교조계종에는 종정협의회라는 모임이 없고, 전씨도 우리 출신 스님이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김청윤·박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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