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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중국의 '김치 공정'과 '알몸 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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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중국 SNS에 현지 김치 공장에서 찍힌 걸로 보이는 영상 하나가 올라왔습니다. 굴착기를 이용해 배추를 대량으로 절이는 모습이었는데, 상의를 벗은 남성이 탁해 보이는 소금물 안에서 몸을 담근 채 배추를 옮기고 있었습니다. 배추 더미를 옮기는 굴착기도 곳곳이 녹슬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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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몸 김치' 불똥 튄 식당들



당연한 얘기지만 이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퍼진 뒤 중국산 김치는 먹지 않겠다는 소비자들이 늘었습니다. '끔찍했다'거나 '김치에 젓가락이 가다가도 다시 온다'는 등의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중국에서 벌어진 이 비상식적인 일 때문에 피해를 본 건 중국산 김치를 내놓는 우리 음식점들이었습니다.

코로나19로 손님이 줄어 가뜩이나 힘든데 김치 때문에 손님들에게 항의를 받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한 음식점 사장님은 "한 열 분 중에 한 네 분 정도는 손님들이 김치를 전혀 안 드세요. 오자마자부터 이거 중국 거냐고 안 드신다고."라며 하소연하기도 했습니다. 국내산 김치를 쓰면 되지만 수입산에 비해 보통 3~4배나 비싸다 보니 쉬울 리가 없습니다.

파장이 커지자 우리 식품의약품안전처까지 나서 '중국 정부가 영상 속의 배추는 수출용이 아니라는 공식 답변을 보내왔다'고 밝혔지만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그 여파였을까요? 중국산 김치 수입으로 2009년 이후 한 번도 흑자를 보지 못했던 김치 무역수지가 12년 만에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김치 수입 급감…'알몸 김치' 여파?



실제로 김치 수입액은 크게 감소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김치 수입액은 1억4천74만 달러로 전년보다 7.7%나 줄어든 걸로 나타났습니다. 11.1% 줄었던 2014년 이후 7년 만에 감소폭이 가장 컸습니다. 수입 김치는 대부분 중국산으로 국내산에 비하면 가격이 싼 편입니다. 중국산 김치 수입 가격이 한국산 김치 수출 가격의 15.6% 수준인 걸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가격 경쟁력 때문에 중국산 김치 수입이 강세를 이어왔지만, '알몸 김치' 동영상 파문 이후 수입 물량이 급격히 줄어든 겁니다. 물론 이 동영상 하나 때문에 그랬다고 말할 순 없겠지만 해당 동영상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김치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선 건 지난해 한류 열풍 등으로 김치 수출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도 한몫 했습니다. 관세청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김치 수출액은 전년보다 10.7% 증가한 1억5천992만 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였습니다. 김치 수출액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째 증가세입니다. 이런 김치 수출액 증가세는 한류 열풍 외에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국에서 한국 김치가 면역력을 높이는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이 확산한 것도 상당 부분 작용한 걸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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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동시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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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무역 수지 흑자가 갖는 의미



지난해 초 한국과 중국 사이에 '김치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이 논란에 불을 붙인 건 중국 환구시보였습니다. 이 매체가 '중국이 파오차이 국제표준의 제정을 주도, 한국 매체 폭발: 김치 종주국의 치욕(中國主導制定泡菜業國際標準, 韓媒炸了: 泡菜宗主國的恥辱)'이란 제목의 기사를 실은 건데요, 당시 이 매체는 "한국은 김치 수입이 수출의 10배나 되는 김치 적자국이며, 수입 김치의 대부분이 중국산"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김치 무역 수지 흑자가 숫자 이상의 의미 아닐까요?
남승모 기자(smn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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