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6 (화)

KT 구현모, 연초부터 4300억 쏟아부었다… 신한은행과 빅딜 승부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비즈

사진은 지난 3일 랜선 신년회를 통해 인사하는 구현모 대표. /KT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임기 마지막 해인 3년 차를 맞은 구현모 KT 대표가 새해부터 대형 금융회사와 지분 동맹을 통한 기술 제휴 승부수를 띄웠다. 이를 통해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 KT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구 대표가 최근 국내·외 제휴에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어 이번 빅딜이 연임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구 대표는 새해 신년사에서부터 “디지코 사업은 10년 이상 고성장이 예상되는 대세 성장의 시작 단계다”라며 “제휴협력은 기업의 문화로 자리 잡아야 한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 4375억 상당 지분, 서로 취득해 강력한 혈맹

17일 KT는 신한은행과 지분을 서로 취득하는 방식의 핀테크(IT+금융) 동맹을 맺는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이 NTT도코모가 보유했던 KT 지분(4375억원, 약 5.46%)을 장외 블록딜(대량 매매)로 취득하고, KT는 신한은행이 비상장사인 점을 고려해 같은 규모(4375억원)의 신한지주(055550) 주식을 1년간 주가에 영향을 최소화하며 장내 취득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KT의 신한지주 지분율은 2.1%가 될 전망이다.

KT가 지난해 9월부터 신한지주와 업무협력(MOU)을 맺고 디지털전환 사업에 손을 잡는 등 협업해 온 점, 최근 KT 주주였던 NTT도코모가 일본 자본시장 규제 변화로 타 법인 소수 지분 보유 시 이를 매년 보고해야 하는 의무가 생겨 이를 매각해야 하는 니즈가 생겼다는 점 등이 이번 빅딜 성사 배경으로 풀이된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NTT도코모 지분이 대량 매각 형태가 아닌 신한금융으로 넘어가면서 주가 하락 가능성이 사라졌고, 신한은행과의 제휴 강화, 기업 간(B2B) 비즈니스 확대 등 시너지가 기대된다”라고 평했다.

KT 디지털 플랫폼 역량에 신한은행의 금융 노하우를 접목해 신규 사업 아이템 발굴을 공동 추진해온 두 회사는 이번 제휴를 통해 인공지능(AI),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대체불가능한토큰(NFT), 빅데이터, 로봇 등 23개 사업에서 본격적인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선비즈

17일 오전 서울시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신한은행과 KT의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식에서 신한은행 진옥동 은행장(왼쪽)이 KT 경영기획부문장 박종욱 사장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신한은행·KT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우선 두 회사는 미래금융DX(디지털 전환) 분야에서 KT의 데이터분석, 자연어처리(NLP) 등 AI 역량과 신한은행의 금융 데이터 기반으로 차별화된 사업 모델을 완성해 시장 성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금융특화 AICC(AI컨택센터)나 신한은행이 운영하고 있는 미래형 점포 ‘디지로그(DIGILOG)’의 고도화 등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메타버스 등 플랫폼 신사업에서도 협력할 방침이다.

◇ 디지코 강화에 1조 투자, 기업가치 올라갈까

KT는 자사 디지코 역량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 1조원이 넘는 투자를 추진해 온 바 있다. 지난 6월 ‘경리나라’ ‘비즈플레이’ 등 기업용 핀테크 솔루션으로 유명한 웹케시 그룹과 손잡았고, 9월에는 글로벌데이터 전문기업 엡실론을 인수해 글로벌 데이터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을 깔았다. 지니뮤직의 ‘밀리의서재’ 등도 인수해 그룹 차원의 인수·합병(M&A)도 진행했다.

KT 관계자는 “앞으로도 디지코 전환 가속화를 위해 전략적 M&A를 지속하고, 스타트업(초기기업)과 네트워킹을 확대해 국내·외 유망 혁신기업과의 제휴·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구 대표가 연말까지 얼마나 회사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큰 상황이다”라고 했다.

장우정 기자(woo@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