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수요시위 30주년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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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를 극우단체의 집회 방해 행위로부터 경찰이 적극 보호해야 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17일 인권위는 "수요시위 방해에 대한 경찰의 미온적인 태도와 대응에 대해 긴급구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지난 14일 종로경찰서장에게 권고했다"고 밝혔다. 지난 5일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종로경찰서를 상대로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한 데 따른 조치다.
인권침해나 차별행위가 계속돼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인권위는 관계자나 소속기관장에게 긴급구제 조치를 권고할 수 있다.
인권위는 종로경찰서장에게 △수요시위 반대집회 측에 집회의 시간과 장소를 달리하도록 권유할 것 △두 집회가 동시에 인접해 이루어질 경우 명예훼손이나 모욕 행위에 대해 적극 제지할 것을 권고했다. 반대집회 측에서 지나친 스피커 소음 등으로 수요시위를 방해하거나 위안부 피해자들을 비롯한 수요시위 참가자들을 모욕할 경우 경찰이 현장에서 경고하고, 피해자 측이 처벌을 요구하면 적극 수사해야 한다는 취지다.
인권위는 수요시위를 둘러싼 갈등에 대해 "정의와 진실을 추구하고 불의에 책임을 구하는 세계 최장기 집회에 대한 보호 방안 마련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단순히 두 집회가 동시에 같은 곳에서 열릴 때 조정해야 하는 문제를 넘어서, 집회의 성격과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앞서 종로경찰서장은 인권위에 "집회 중 나온 일부 행위나 발언을 이유로 집회를 제지한다면 과도한 공권력 행사로 집회·시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위 관계자는 "경찰이 미온적으로 대응해 집회 방해가 계속되면 수요시위의 목적과 역사성을 상실하는 피해가 발생한다고 판단해 긴급구제 조치를 권고했다"며 "향후 조사 과정에서도 권고사항이 이행됐는지 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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