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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CJ대한통운 택배 파업, 한진·롯데로 불똥 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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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 CJ대한통운(000120)본부의 파업이 3주째 이어지고 있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설 연휴를 앞두고 CJ대한통운 택배노조가 파업 수위를 높이고 한진(002320)과 롯데글로벌로지스 등에 접수중단 조치를 요구할 계획이어서 배송 차질이 악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7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택배노조는 ‘72시간 내 공식 대화’를 CJ대한통운에 요구했지만, 기한이었던 이날 오후 1시까지 별다른 협상은 따로 이뤄지지 않았다. CJ대한통운 측은 택배기사가 대리점과 고용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협의 주체가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CJ대한통운 택배노조는 예고 대로 오는 18일 서울에서 차량시위를 벌일 전망이다.

조선비즈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한 전국택배노조 조합원이 택배 노동자를 분류작업에서 배제하기로 한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기에 앞서 머리끈을 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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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택배노조는 롯데택배와 한진택배, 로젠택배 등에 파업으로 물량이 급증할 수 있는 지역에 대한 접수중단 조치도 요구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한진택배, 롯데택배, 로젠택배 등의 노조 대표들은 CJ대한통운에서 넘어오는 임시 이관물량을 거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동조 파업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택배기사 1만여명 가운데 5%(500명), 한진은 택배기사 8500여명 가운데 5%(450명)가 노조 가입자로 추산된다. 로젠택배는 택배기사 7000명 중 4%(300명)가량이 노조원으로 추정된다.

노조원 수를 고려할 때 전국 단위의 물류대란 가능성은 작지만, 경기 성남·광주, 울산 등 노조가입률이 높은 지역은 배송 차질 문제가 심화할 수 있다. 택배사 관계자는 “설 연휴 전에는 택배 물량이 30~50%가량 증가하는 만큼 회사별 업무 부담이 원래 큰 시기”라며 “파업이 장기화하면 물류망에 차질이 생기고 소비자 불편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CJ대한통운의 수익성도 떨어질 전망이다. 한진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410억원에 그쳤던 반면, 하반기 영업이익은 60%가량 상승한 648억원을 기록했다. 한진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저조했던 원인 중 하나로 택배기사의 파업을 지목했다. CJ대한통운 역시 파업이 이어지면서 1분기 실적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졌다.

대리점과 택배기사 역시 부담이 커지고 있다. 택배노조 소속 택배기사는 소화하는 물량이 없는 만큼 소득이 없고, 비노조원 택배기사 역시 파업 여파로 기업고객 등이 이탈하면서 수입이 감소하는 상황이다. 대리점 역시 파업으로 설 연휴 대목을 놓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파업의 여파로 기업 고객 등이 이탈하면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대리점과 비노조원 택배기사까지 피해를 보는 구조”라며 “택배노조원들 역시 생계 문제가 생기고 있다. 명분이 약한 파업을 중단하고 고객 신뢰를 되찾는 게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택배노조는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에 따른 택배 요금 인상분의 대부분을 회사가 차지했고, 현장에서 분류작업 역시 계속되고 있다며 지난달 28일부터 파업에 나섰다. CJ대한통운은 요금 인상분의 절반가량이 택배기사 몫으로 배분되고 있고, 5500명 규모의 분류지원 인력·설비를 투입해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권오은 기자(ohe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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