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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김건희 “노무현은 희생하는 분, 문재인은 신하 뒤에 숨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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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간 통화 녹취’ 전문 일부

한겨레

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 걸린 전광판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7시간 전화 통화’ 내용을 다루는 방송이 방영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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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는 16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인 김건희씨가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이아무개 기자와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약 6개월간 통화한 내용을 담은 이른바 ‘7시간 통화’ 녹취를 입수했다. 녹취에 따르면, 김씨는 이 기자와의 통화에서 윤 후보의 검찰총장 재직 시절 불거진 ‘고발사주’ 의혹,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및 미투 운동, 문재인 대통령 등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피력하고, 윤석열 후보 캠프에 대한 진단, 대책 등을 전하며 자신의 위치를 적극 드러냈다. 그 가운데 몇 대목을 가급적 편집을 생략해 소개한다.

윤 캠프의 숨은 실세?


■ 2021년 7월12일 통화


김건희(이하 김) 우리 이 기자님이 우리 팀으로 오면 좋겠어. 왠지 나랑 잘 맞을 것 같아. 이 기자님이 유튜브에서 같이 일했으면 좋겠어.

■ 2021년 7월21일 통화

우리 캠프가 엉망이에요. 지금 그래서 다시 재정비를 해. 엉망인 거 알잖아. 얘네들이 총장은 혼자만 다니고, 모든 걸 알아서 딱딱 해줘야 하거든? 우린 정치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잖아. 그러면 머리를 쓸 줄 모른다고. 그걸 경험 있는 사람이 해줘야 하는데 경험이 있는 사람들도 없고. 우리가 아직 당에 입당한 것도 아니잖아요. 국민의힘이 좋은 당도 아니고, 그러니까 이게 너무 아마추어인 거야. 뭐든지 하는 게 경력도 없고, 그러니까 바보같이. 총장이란 이 상품은 좋은데, (국민의힘이) 너무 안 따라주는 거지.

(…)

답답해. 답답해서 진짜. 죽겠어. 다른 건 다 관두고, 1등이고 나발이고 빨리 캠프 다시 리뉴얼 좀 하자. 지금 그 이야기하고 있는 거지.

이아무개 기자(이하 이) 아 그래요?

아마추어 정도가 아니고 캠프가 다 망치고 있는 꼴이잖아요. 그런 것 좀 조언해줘요. 몰래 우리 자문해라. 몰래 자문.

(…)

캠프 사람들이 너무 아직은 아마추어고 예의도 없는 거예요. 사람에 대한 예의를 갖춰야 하는데, 그런 게 너무 부족한 거지. 교육을 해줘야 하는 거지. 애들이 다 모르고 우왕좌왕해서 그래. (이 기자가) 와서 교육 좀 시켜줘라.

(…)

나 캠프 한 번도 안 가봤는데, 안국동 말하는 건가?

아니 캠프로 오지 말고. 사무실 와서 그런 거 움직이는 사람들 있을 거 아니에요. 예를 들어 우리 오빠라든가, 몇 명 있어요. 여기서 지시하면 다 캠프를 조직하니까. 헤드들한테 설명해줘야지 밑에 애들한테 해봤자 의미가 없잖아요. 밑에 애들은 나중에 해주시고, 시스템화 조직화 이런 거 강의를 좀 해줘. 그런 거 좋네. 다른 거 다 떠나서.

■ 2021년 9월3일 통화

동생이 좀 와. 캠프에서 조직으로 좀 뛰어봐.

누님 내가 만약에 가게 되면 무슨 역할을 하면 될 것 같아요?

할 게 많지. 내가 시키는 거 해야지.

누님이?

정보업.

정보?

정보 같은 거. 동생이 잘하는 정보 같은 거 뛰어서. 안에서 책상머리에서 하는 게 아니라, 정보 왔다 갔다 하면서 해야지. 우리 남편이 대통령 되면 동생이 제일 득 보지 뭘 그래. 이재명이 된다고 동생 챙겨줄 거 같아? 어림없지.

민주진영은 그런 거 없습니다.

없어. 내가 되면 동생이 누님 덕분에 호강하지.

그래요 알겠어요. 누나. 그러면

개인적으로

누님 그러니까 내가 책상머리에서 하는 건 별로 안 좋아하잖아요.

에이 그거 안 맞고, 잘하는 게 있어 동생이. 뛰어나가서 정보 취합하고, 옛날에 국정원, 국정원처럼 몰래 해서 알아오고 그런 거 잘한다니까. 머리가 좋아서. 그리고 친화력도 좋고 그래서. 그런 거 잘하지. 그런 거 원래 선수들이 하는 거예요. 똑똑한 머리 좋은 사람들이 하는 거니까.

누님 나 머리 좋은 건 인정하는 거네 그래도.

(…)

본선 때, 본선 때 봐서 동생 뭐 할 일 없으면 와서 일해.

그래요. 누님.

■ 2021년 9월19일 통화

공격을 총장님이 국힘 후보들끼리 공격이 아닌, 여당의 이재명하고 공격해야지. 너무 방어하는 자세만 취하니까 너무 서민적인 모습만 그건 많이 알려졌으니까.

비방하고 이런 거 잘 못해가지고. 몰래 우리 캠프에 선거전략본부장으로 와. 나한테 가르쳐줘. 우리 애들은 잘 못 하잖아.

‘미투’ 부정 및 가해자 지지


■ 2021년 11월15일 통화


우리가 균형 잡아야 하는 거예요. 그러면서 정의의 편을 들어야지. 무조건 나는 진보니까 진보 편만 든다. 그렇게 해서도 안 되고 그건 하나의 비즈니스지 정의, 저스티스가 아니라고 정치적인 저스티스가 아니라고. 그니까 보수들은 챙겨주는 건 확실하지. 그렇게 뭐 공짜로 부려먹거나 이런 일은 없지. 내가 봐서는 그래서 미투가 별로 안 터지잖아. 여기는.

하하하

미투 터지는 게 다 돈을 안 챙겨주니까 터지는 거 아냐.

그렇죠. 그렇죠. 하하.

돈은 없지, 어, 바람은 펴야 되겠지. 그니까 이해는 다 가잖아. 나는 진짜 다 이해하거든.

하여튼 보수는 철두철미해, 보면.

(…)

미투도 이 문재인 정권이 먼저 그거를 터뜨리면서 그걸 잡자 했잖아. 뭐하러 잡자 하냐고 미투도. 아유 사람이 살아가는 게 너무 삭막해. 난 안희정이 불쌍하더만 솔직히.



난 안희정 편이었거든? 아니 둘이 좋아서 한 걸 갖다가 완전히 무슨 얘가 무슨 강간한 것도 아니고… 나는 좀 나랑 우리 아저씨는 되게 안희정 편이야. 지금도.

아 그래요?

당연하지. 그게 왜 미투를 해야 돼? (후략: 2차가해를 고려해 생략합니다-편집자주)

그렇죠. 맞아.

솔직히 (중략: 2차가해를 고려해 생략합니다-편집자주) 지금 와서 미투라고 그러고. 다 그 당시 전부 다 그렇게 해서 걸려든 게 진보 쪽이 걸려들었잖아.



응 너무 미투 너무 그런 식으로 하니까… 아유 나는 좀 아닌 거 같아. 서로 그냥 아니 여자가 좋으면 한번 손 만질 수도 있잖아. 사람이 연애하다가도. 사랑이란 거는 결혼했다고 안 생기고 그런 게 아니잖아. 잘못하면 미투에 걸려. 그럼 생명? 매장돼. 사회가… 아니 어디 연애를 하겠어 남자들? 난 좀 그런 게 안타깝더라고 솔직히.

난 이해가 안 가더라고. 그 4년 받았지? 너무 많이 받았...

아이 그게 문빠가 죽인 거지 안희정을.

아 그래요?

어. 자기들끼리 싸운 거지. 대통령 후보에서 아예 잘라버리려고 문빠에서 죽인 거지. 그거 보수에서 죽인 게 아니라 그거는 자기들 리그에서 싸워서 내친 거야. 알지, 그 정도 논리는?



그니까 난 안희정이 좀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거지. 지금도 불쌍하더라고.

고발사주 의혹엔 홍준표가 등장하는데…


■ 2021년 9월3일 통화


잘 못 지내시죠? 기사 계속 나오고 그러네

뭐 우리 남편 그거?

예예.

그니까 우리 남편이 한 적이 없는데 정치공작 하는 거예요. 우리 남편이 그때 4월 조금 전부터 여기 종기가 나서 수술을 했거든요. 그래서 똑바로 눕지도 앉지도 못해서 하루종일 집에서 끙끙 앓았어요. 그래서 4월3일날 병원 간 것도 있거든. 병원 치료받은 것도 다 진료 기록 있는데 저렇게 하여간 공작을, 유승민 쪽하고 홍준표 쪽하고 공작을 하는 거지 뭐.

딱 그림이 뭐 지금 스탠스 치는 게 김웅이가 딱 잠적해 있잖아요. 지금요. 그렇게 말만 흘려놓고. (…) 여당은 여당이지만, 국민의힘 홍준표나 유승민이 대응을 막아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동생이 아이디어 좀 내봐.

캠프가 뭐 아이디어가 있는지 그걸 내가 맞춰줘야 되니까. 그래서 여쭤보는 거죠.

몰라 우리 남편은 그런 지시를 한 적도 없고 원래 그런 거 안 해요. 우리 남편은. 고소하겠다고 해도 그걸 또 말리는 사람인데, 우리 그래서 하나도 못했잖아요. 그니까 사람들이 오해를 많이 했고. (…) 하여튼 쟤네가 공작을, 유승민하고 홍준표쪽에서 지가네가 우리 남편을 떨어뜨려야 자기네가 나오니까, 그렇게 하는 것 같아요. 원래 다 적은 내부에 있다고 그랬잖아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평가


■ 2021년 7월12일 통화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차이가 뭐가 있을까요?

차이점이 너무 많죠. 차이점이 보통 나요? 노무현 대통령은 진심이 있었고 그분은 자기 부하나 자기 국민을 위해서 몸을 내던지신 분이에요. 희생하신 분이고. 근데 문재인 대통령은 여기저기 신하 뒤에 숨는 분이잖아요. 자기는 모른 척하고. 그걸 모르세요?

■ 2021년 11월15일

누나 그 총장님 그 지난주 봉하 갔잖아요, 저기 권양숙 여사님하고 이렇게 만나는 거 미리 좀 안 했어?

했어요. 권양숙 여사가 나오면 만나준다고 했어. (…) 나는 노무현에 대해서 되게 잘 알거든. 우리 남편 노무현 연설 외울 정도거든? 진짜. 누구보다도 정말 좋아했어. 그런데 문재인하고 너무 다르니까, 우리 남편이 너무 충격을 받았지. 아무튼 문재인 대통령도 이제 너무 기질이 달라. 노무현 대통령은 자기가 창업주라는 그런 기질이 있고 대장 기질이 있고 좀 책임지려는 기질이 있고, 문재인 대통령은 좀 참모 기질이 너무 강하지. 참모 기질이 강해서 조금 대통령 하기는….

국민의힘은 16일 이러한 내용을 보도한 <한겨레>에 “(김건희씨는) 윤 후보 정치 행보에 관여하지 않을 뿐 아니라 선거 캠프일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캠프 자리를 알아봐주겠다는 말은 이 기자가 월급이 너무 적어 형편이 어렵다고 하소연해 선거캠프에도 촬영스텝이 필요하니 자리가 있으면 알아봐 주겠다는 취지로 좋은 말을 건넨 것”라고 덧붙였다. <한겨레>는 김씨의 반론을 직접 듣고자 전화 통화 등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내용’의 보도 가치에 대해 지난 14일 법원은 “공적 인물에 해당하고 사회적 이슈에 대한 견해 내지 정치적 견해는 공적 관심 사안에 해당한다”고 판단(김씨가 <문화방송>을 상대로 낸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 일부 인용)했습니다. 이에 <한겨레>는 해당 녹취를 입수했으나, 법원의 판단을 1차 보도 기준으로 삼아 제한적으로 전하되, 사적 대화 등도 배제하며 유권자의 알 권리에 해당된다고 판단되는 발언에 집중하고자 했습니다.
장필수 장나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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