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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국민의힘 "'김건희 통화록' 문제 될 것 없다" 민주당은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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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다음 주엔 與가 방송금지 신청할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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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 걸린 전광판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7시간 전화 통화' 내용을 다루는 '스트레이트'가 방영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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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음파일' 공개 후 파장이 예상됐으나, 선거에 영향을 끼칠 만큼 파급력이 큰 발언은 없었다는 평가가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본방 사수'를 외치며 김씨 리스크를 부각하려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방송 직후 침묵을 지키고 있다.

김씨 통화록을 보도한 MBC '스트레이트' 방송이 끝난 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전혀 문제가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후보의 배우자가 정치나 사회 현안에 대해 본인이 가진 관점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라며 오히려 "방송에서 정확히 어떤 부분이 문제 되는지를 조금 더 명확히 했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김씨 법률대리인이자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미디어법률단장인 홍종기 변호사도 페이스북에 "다음 주 MBC 스트레이트는 민주당이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할 분위기"라며 역시 문제 될 일이 없다고 평가했다.

방송 전부터 본방 사수를 독려하며 기대감을 높였던 민주당 의원들은 침묵에 들어갔다. 앞서 정청래·고민정 의원 등은 방송 전 "왜 이리 시간이 안 가지. 오늘 밤 8시19분부터 MBC 본방대기, 본방사수", "오랜만에 본방사수해야 할 방송이 생겼다" 등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으나 방송이 끝난 뒤에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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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가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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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친여 성향 인사들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문제성이 큰 발언은 나오지 않았고, 오히려 김씨가 쥴리 접대부설, 유부남 동거설 등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적극 반박해 해명의 기회만 줬다는 것이다.

류근 시인은 페이스북에 MBC를 '엠XX'이라고 칭하면서 "소문난 잔치 불러 놓고 결국 김건희 실드(방어)만 치게 했다. 누이도 매부도 면피에 성공했다. 김건희 악재를 호재로 바꿔주는 이적행위를 시전(펼쳐 보임)했다"고 썼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방송 내용에 실망했다는 분이 많다. 핵폭탄 같은 폭로성 발언이 등장할 것이라고 기대를 한 탓"이라며 "아무리 친해도 기자에게 자기가 죽을 수도 있는 폭탄을 주지는 않는다. 김씨가 한 말을 구체적으로 비판하는 작업은 따로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가족 측 정철승 변호사는 "내가 김씨 통화 내용을 먼저 들었다면 방송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을 것 같다"며 "김씨가 어찌 그리 멍청할 수 있나 생각했는데, 방송을 보니 서울의소리가 멍청했고 서울의소리가 김씨에게 당했다. 판도라의 상자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MBC 스트레이트는 이날 김씨와 유튜브 매체 서울의소리 소속 기자 간 통화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은 서로를 누나·동생으로 부르는 등 친분이 드러났고, 김씨가 기자에게 함께 일하자고 제안하거나 윤 후보 캠프에 조언을 해달라고 부탁하는 취지의 대화가 등장한다. 실제로 이 기자는 지난해 8월 김씨가 대표로 있는 코바나콘텐츠 사무실을 찾아 강연을 하기도 했다.

김씨는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그는 쥴리 의혹과 관련해 자신은 "나이트클럽도 가기 싫어하는 성격"이라며 "내가 되게 영적인 사람이라 그런 시간에 난 차라리 책 읽고, 도사들하고 같이 얘기하면서 '삶은 무엇인가' 얘기하는 것을 좋아한다"라고 부인했다.

유부남 검사와의 동거설에 대해선 "내가 뭐가 아쉬워서 유부남과 동거하겠느냐"며 "우리 엄마가 자기 딸을 유부남에게 팔겠냐. 우리 엄마가 돈도 많고 뭐가 아쉬워서 딸을 파나.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했다.

김씨는 '조국 사태'와 검찰총장이었던 윤 후보가 대통령 후보가 된 상황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도 밝혔다. 그는 "조국 수사를 그렇게 크게 펼칠 게 아닌데, 사실 조국의 적은 민주당"이라며 "검찰을 너무 많이 공격해서 이렇게 싸움이 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를) 보수가 키워줬겠느냐. 보수는 자기네가 해 먹고 싶을 것"이라며 "이거(윤 후보 지지율) 문재인 정권이 키워준 것이다. 정치는 항상 자기 편에 적이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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