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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호주에서 추방된 조코비치 '역대 최고' 향한 발걸음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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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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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저 자신을 속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노박(조코비치)은 가장 많은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거머쥘 선수에 가장 적합하다고 봐요."

남자 테니스 세계 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35, 세르비아)의 라이벌이자 역대 최고 선수(GOAT)를 놓고 경쟁 중인 라파엘 나달(36, 스페인)이 한 말이다.

'무결점' 혹은 '호주 오픈의 사나이'로 불렸던 조코비치가 호주에서 추방됐다. 그가 무려 9번이나 우승했던 호주 오픈은 17일 개막한다. 대회 출전을 하루 남겨 놓은 상황에서 조코비치는 비자 문제로 짐을 쌌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

호주 오픈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백신을 접종해야 했다. 그러나 조코비치는 백신 접종 대신 대회 조직위원회와 호주 오픈이 열리는 멜버른이 소속된 빅토리아주가 허가하는 백신 면제를 받았다.

이것으로 그는 충분히 대회 출전이 가능하다고 여겼다. 그러나 호주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코비치는 두 번에 걸쳐 호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16일 호주 연방법원은 만장일치로 이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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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조코비치는 법원 판결 뒤 출국을 위해 멜버른 공항으로 향했다. 문제는 이번 비자 취소로 앞으로 3년간 호주 입국이 금지될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조코비치가 계속 백신 접종을 거부하고 팬데믹 현상이 지속한다면 현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조코비치는 2008년 호주 오픈에서 처음 우승하면서 본격적인 '레전드 전쟁'에 동참했다. 당시 남자 테니스는 나달과 로저 페더러(41, 스위스)의 양강 체제로 진행됐다. 페더러와 나달과 비교해 어린 조코비치는 2011년부터 두 선수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이해 그는 롤랑가로 프랑스오픈을 제외한 3개 그랜드슬램 대회(호주 오픈 윔블던 US오픈)를 싹쓸이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불혹을 넘긴 페더러는 무릎 부상까지 겹쳐 고생하고 있다. 나달로 발 부상으로 지난해 일찍 시즌을 마감했다. 반면 조코비치는 꾸준하게 건강을 유지하며 정상을 지켰다. 지난해 호주 오픈과 프랑스 오픈 그리고 윔블던을 정복한 조코비치는 통산 그랜드슬램 대회 20회 우승을 달성했다.

이 기록에 도달한 이는 조코비치와 페더러 그리고 나달밖에 없다. 페더러와 나달의 기세가 꺾였지만 조코비치의 상승세는 거침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전문가들은 조코비치가 가장 먼저 메이저 21번째 우승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코비치가 21번째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유력한 대회가 이번 호주 오픈이었다. 그러나 조코비치의 안방과도 같았던 호주 오픈은 끝내 그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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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세계 각국의 방역 지침은 한층 엄격해졌다. 지난해와 다르게 백신을 접종해야 출전할 수 있는 대회가 늘고 있다. 또한 굵직한 국제 대회를 개최하는 국가와 도시도 방역 지침 수준을 높이고 있다.

조코비치는 백신 접종을 의무가 아닌 '개인의 선택'이라고 꾸준하게 주장했다. 그가 마음을 바꾸고 백신을 맞을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호주에서 추방된 조코비치는 다음 그랜드슬램 대회인 프랑스 오픈 출전도 장담할 수 없다.

무엇보다 가장 자신 있어 했던 호주 오픈에서 쫓겨난 점은 치명적이다. 조코비치는 하드 코트에서 가장 강했다. 특히 호주 오픈이 열리는 멜버른 파크는 자신의 홈그라운드와 같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며 21번째 메이저 우승은 물론 '역대 최고 선수 경쟁'에서도 한 걸음 물러섰다.

'빅3' 가운데 올해 호주 오픈 무대에 서는 이는 나달이 유일하다. 나달은 부상으로 한동안 공백기가 있었다. 그는 지난해 12월 이벤트 대회인 무바달라 월드 챔피언십에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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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회가 열린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를 다녀온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번 호주 오픈 출전도 불투명해졌지만 빠른 회복을 보이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지난 9일 멜버른에서 막을 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멜버른 서머셋에서 우승하며 제 기량을 회복했다.

현재 상황에서는 나달이 조코비치를 제치고 가장 먼저 메이저 21승 고지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역대 최고 선수에 가장 근접했던 조코비치는 백신 접종 문제 및 이번 사태로 야기된 여러 문제부터 해결해야 할 상황에 부닥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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