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올 K리거'로도 빌드업 색채 뽐냈다…'플랜B 장착' 벤투호 신뢰UP [SS포커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제공 | 대한축구협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주력 요원인 해외파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올 K리거’로 구성돼는 데 오래 전부터 발을 맞춰온 것처럼 찰떡 호흡을 뽐내며 축구국가대표 ‘벤투호’의 새해 첫 승리를 이끌었다.

명확한 ‘플랜B’를 그리는 디딤돌이 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FIFA랭킹 33위)은 지난 15일 터키 안탈리아 마르단 스타디움에서 열린 ‘바이킹의 후예’ 아이슬란드(62위)와 2022년 첫 A매치에서 5-1 대승을 거뒀다.

유로 2016 8강에 이어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아이슬란드는 이번 평가전을 세대교체 과정으로 여기면서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 위주로 구성했다. 하지만 한국도 공격 전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럽 또는 중동 무대에서 뛰는 해외파 태극전사가 모두 빠지고 젊은 피가 대거 포함된 K리거로 구성했다. 그것도 현시기는 K리거가 새 시즌을 앞두고 휴가를 끝낸 뒤 동계전지훈련을 시행한다. 100% 몸 상태 아닌 가운데 이번 대표팀에 소집돼 현지에서 일주일여 짧은 기간 발을 맞췄다. 그럼에도 벤투호가 지향하는 짧고 간결하고, 경기를 지배하는 ‘빌드업 색채’를 유감 없이 발휘하며 ‘5골 화력’을 뽐냈다.

스포츠서울

제공 | 대한축구협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전까지 한국이 유럽국가를 상대로 A매치에서 최다골차 승리를 거둔 건 지난 2002년 5월16일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부산에서 열린 스코틀랜드전 3골 차 승리(4-1 승)다. 당시엔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최정예 멤버로 구성, 한참 몸이 좋을 때 경기를 했다. 20년이 지나 당시와 정반대 상황이자 유럽 현지에서 ‘4골 차’ 신기록을 달성했다.

한국은 손흥민(토트넘)~황의조(보르도)~황희찬(울버햄턴)이 이끌던 최전방 공격 삼각 편대에 이날 송민규(전북) 조규성(김천) 권창훈(김천)이 선발로 나섰다. 이재성(마인츠)과 황인범(루빈 카잔), 정우영(알 사드)이 주로 선 2선 중앙엔 이동경(울산), 김진규(부산), 백승호(전북)가 나섰다. 이들은 피지컬을 앞세운 아이슬란드의 촘촘한 방어망을 초반부터 예리한 패스로 무너뜨렸다. 전반 15분 만에 오른 풀백 김태환(울산)을 시작으로 백승호~이동경~김진규의 원터치 패스를 거쳐 상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조규성이 이어받아 오른발 선제골로 연결했다.

벤투호 빌드업의 시작점과 같은 측면은 물론 중앙에서도 질 높은 패스와 속도로 상대를 짓밟았다. 전반 27분 권창훈이 이동경의 롱 침투 패스를 정교하게 돌려세운 뒤 왼발 추가골을 터뜨렸고, 2분 뒤엔 송민규의 패스를 받은 백승호가 상대 수비가 뒤로 물러나자 오른발 중거리 포로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에만 세 골을 터뜨린 한국은 후반 10분 스베이드 귀드욘센에게 만회골을 내줬으나 후반 28분 부드러운 원투 패스로 김진규가 네 번째 골을, 막판 교체 투입된 ‘20세 막내’ 엄지성(광주)이 후반 40분 다섯 번째 골을 책임졌다.

스포츠서울

제공 | 대한축구협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조규성이나 송민규, 백승호는 이제까지 벤투호에 부름을 받았으나 백업 요원에 국한해 활동했다. 이들은 ‘우리도 주전 경쟁력을 지녔다’고 시위하듯 제 가치를 뽐냈다. 특히 지난해 전북의 리그 5연패에 이바지한 백승호는 김영권(울산)과 박지수(김천)가 짝을 이룬 중앙 수비수가 할 일이 없어 보일 정도로 포백 앞에서 유럽 선수를 무력화했다. 완벽한 방어와 더불어 공격으로 뻗어가는 데 예리한 패스로 ‘선배’ 정우영을 긴장할 만했다.

여기에 김진규나 엄지성처럼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단 자원의 활약까지 빛났다. 한국은 권창훈을 제외하고 4명의 득점자가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렸는데 순수 A대표팀 경기에서 이 부문 최다 기록이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0년 4월5일 라오스와 아시안컵 예선에서 4명(설기현 이천수 심재원 안효연)이 A매치 데뷔골을 넣은 적이 있다. 그러나 당시 경기는 올림픽팀이 A대표팀을 대신해 아시안컵 예선에 출전했다.

스포츠서울

제공 | 대한축구협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여러 비판에도 ‘빌드업 색채’를 고수하며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벤투 감독은 지난해부터 시행된 월드컵 최종 예선 들어 눈에 띄게 향상한 경기력으로 호평받고 있다. 이번엔 주력 요원 없이 국내파로도 자신의 축구 색깔을 뽐내면서 한층 더 믿음을 얻게 됐다. ‘벤투호’는 오는 21일 오후 8시 같은 장소에서 몰도바와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이어 해외파가 합류해 오는 27일 레바논, 내달 1일 시리아와 월드컵 최종 예선 7~8차전을 벌인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