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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김건희 녹취록', 낮은 수위에 안도감 vs 막후실세‧여성비하…엇갈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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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윤석열 배우자 김건희씨 통화 육성 공개돼…조국‧미투 등 언급 논란
尹 선대위 내부선 예상보다 낮은 수위에 안도감…반전 기회 모색도
선대위 과도한 개입‧언론장악 발언‧미투 관련 여성비하 등 논란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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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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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윤창원 기자대선을 51일 앞두고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녹취록이 일부 공개되며 파장이 일고 있다. 윤 후보 측에선 녹취 중 씨의 발언이 예상보다 수위가 낮아 내심 안도하는 분위기에 더해 김씨의 이미지가 개선됐다는 시각까지 있지만, 후보 배우자의 과도한 선거 개입과 여성비하 등이 논란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베일 벗은 김건희 7시간 녹취…미투‧조국‧탄핵 등 거침없는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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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 걸린 전광판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전화 통화' 내용을 다루는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방영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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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 걸린 전광판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전화 통화' 내용을 다루는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방영되고 있다. 연합뉴스MBC 탐사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는 16일 저녁 김씨가 지난해 7~12월까지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 50여 차례 통화를 하며 나눈 대화 일부를 공개했다. 해당 녹취에서 김씨는 윤 후보의 정치 행보 등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아울러 조국 사태와 정치권 인사들의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등 각종 현안에 대해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일단 윤 후보 측 선대본부 내부에선 대체로 안도감이 흐르는 분위기다. 이날 김씨의 육성 녹취 중 일부가 공개됐지만 총력전을 펼쳐 저지에 나섰던 것이 무색할 정도로 수위가 낮았고, 아직까지 크게 문제될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앞서 일부 매체가 김씨의 녹취 보도를 예고하자,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 MBC를 상대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가 일부 인용 결정이 내려졌다. 당 소속 의원들은 지난 14일 단체로 MBC를 항의 방문하는 등 강력 반발할 정도로 해당 녹취 공개에 민감하게 대응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정타는 없었다는 게 중론이다.

윤 후보 선대본부 소속 핵심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사실 녹취에 어떤 폭탄 발언이 있을지 몰라서 굉장히 긴장했었다"며 "돌발 상황을 대비해 선대본부는 개별 주제에 대한 사과문까지 준비했었는데 방송을 보고 나니 사과문을 쓸 사용할 상황 자체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선대본부 관계자도 통화에서 "'소문 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더니 이건 실망을 넘어 MBC가 지금 '김건희 홍보' 방송을 해준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며 "그동안 베일에 감춰졌던 김씨의 이미지가 오히려 이번 방송을 통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앞서 서울의소리와 MBC가 김씨와의 '7시간 통화 녹취'를 공개하겠다고 예고한 직후 정치권에선 각종 설이 난무했다. 해당 녹취에 김씨의 욕설과 함께 '천공 스승'을 비롯한 무속인에 대한 언급, 윤 후보가 검찰총장으로 임명되는 과정에서 여권 핵심 인사들과의 긴밀한 관계에 대한 설명 등이 포함됐을 거란 관측이 나왔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조차 당 차원에서 해당 녹취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중에 떠도는 글을 바탕으로 MBC에 방송금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법원은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과 언론사에 대한 불만 표출 등을 제외하면 보도가 가능하다고 결정한 바 있다.

원본 공개 가능성, 당내 일각 신중론…정치개입‧여성비하 도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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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 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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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 윤창원 기자일각에선 아직 MBC와 서울의소리 등에서 후속 보도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측은 사적 대화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현직 기자와 통화 중 공개된 과도한 정치 개입과 언론장악 시도성 발언, 미투 관련 여성비하 등 김씨의 발언들이 논란이 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해당 녹취에서 김씨는 서울의소리 이 기자에게 캠프에서 함께 일할 것을 제안하며 "우리 남편(윤 후보)이 대통령 되면 동생이 제일 득을 본다", "나중에 한번 봐서 우리 (선대위)팀으로 와달라" 등 노골적으로 윤 후보 캠프에 개입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 윤 후보의 유력한 경쟁자인 홍준표 의원을 거론하며 김씨는 "우리 동생(이명수 기자)이 내일 한번 홍준표한테 날카로운 질문 해봐 봐"라고 홍 의원에 대한 견제를 주문하기도 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선 "미투는 돈을 안 챙겨주니까 터지는 것"이라며 "보수는 챙겨주는 게 확실해서 안 터진다"라고 피해 여성들을 비롯한 여성 비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선대본부 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아직 방송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할 입장은 아니다"라며 "방송이 한 번 더 남았기 때문에 법률적 측면 등 종합적으로 더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당내 한 관계자는 "캠프 차원에서 김씨의 녹취 파동 사태를 예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직은 안심하기 이르다"며 "파장이 어떻게 될지는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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