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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부동산 하락 대비하라"…금감원, 전 금융사 '맷집' 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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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부동산 하락·익스포저 급증 우려
단기자금시장 경색 시 비은행권 타격
전방위 스트레스테스트로 위기 대비
한국일보

금융당국이 부동산 하락, 단기자금시장 경색 등에 대비해 금융사를 대상으로 위기 대응 능력을 잘 갖추고 있는지 점검할 계획이다. 사진은 6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신년 회동을 마친 뒤 악수를 하고 있는 고승범 금융위원장(오른쪽)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고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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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부동산 자산, 주택담보대출 등을 보유·취급하는 모든 금융사를 대상으로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때 얼마나 잘 버틸 수 있는지 '위기 대응 태세'를 점검한다. 단기자금시장을 활용하는 증권사 등 비은행권이 자금줄 경색에 대처할 능력을 잘 갖췄는지 점검하는 '스트레스테스트'(자본 건전성 평가)도 평가한다.

기준금리 인상, 글로벌 긴축 등 곳곳에 도사린 잠재 위험이 현실화할 경우 자칫 금융 위기로 번질 수 있어 미리 대비하자는 차원이다.

부동산 하락 시 자금 묶일라…대응 능력 점검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은행, 증권사 등 각 금융사 건전성이 부동산 하락 시 어떤 영향을 받는지 점검할 방침이다. 정은보 금감원장이 지난 5일 "부동산이 조정될 경우 금융사가 부동산 자산 투자 손실을 적시에 평가해 손실 흡수 능력을 높여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점검 대상은 호텔·오피스 등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주택담보대출 등을 취급하는 금융사로 사실상 전 금융권이다.

금감원은 기준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가격 하락이 금융 시장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0.5%에서 이달 1.25%까지 높인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

만약 부동산 가격 하락이 본격화하면 금융사는 부동산 자산을 싸게 팔거나 거래를 못해 자금이 묶일 처지에 몰린다. 이런 유동성 위기는 금융사 간 옮아 금융시장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부동산 관련 대출·투자 등을 더한 부동산금융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저금리 기조를 틈타 2019년 말 2,067조 원에서 지난해 9월 말 2,488조 원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점도 금융당국이 위기 대응 태세를 점검하기로 한 이유다.
한국일보

금융당국이 부동산 하락, 단기자금시장 경색 등에 대비해 금융사를 대상으로 위기 대응 능력을 잘 갖추고 있는지 점검할 계획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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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관계자는 "부동산 조정이 닥쳤을 때 각 금융사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차이가 있다"며 "이번 점검은 각 금융사별 취약한 부분을 파악하고 위험이 현재화하기 전에 자본 확충, 유동성 추가 확보 등 맞춤형 대응책을 선제 준비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제2의 코로나 유동성 위기' 대비 차원


금감원은 또 단기자금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증권사, 카드사, 캐피털사 등 비은행권이 실시하는 스트레스테스트도 따져볼 계획이다. 단기자금시장은 CP(기업어음), RP(환매조건부채권) 등 만기 1년 미만 금융상품을 거래하는 곳이다. 금감원은 이 상품들의 금리가 가파르게 오를 경우 비은행권 자금줄이 마를 수 있다고 판단, 위기 대응 능력을 평가한다는 구상이다.

실제 코로나19가 터진 직후인 2020년 3월 비은행권은 단기자금시장 경색으로 곤욕을 치렀다. 당시 주요국 증시 폭락으로 국내 증권사는 해외 지수와 연동된 수십조 원의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해 추가로 증거금을 요구받았다. 증권사가 증거금을 내기 위해 CP, RP 등을 마구 발행하자 관련 금리가 뛰었고, 비은행권은 자금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금융당국이 채권시장안정펀드 등을 조성하면서 유동성 위기는 풀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금의 60~70%를 단기자금시장에서 조달하는 증권사의 경우 자금 경색이 오면 건전성, 유동성에 영향을 받는다"며 "비은행권은 은행권에 비해 스트레스테스트가 정착하지 않아 이를 고도화하는 작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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