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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늘어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비만·당뇨·고지혈증 환자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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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간 증상·관리

알코올성이 20%… 80% 알코올 무관

내장지방 늘수록 위험 최대 2.2배 ↑

4명 중 1명 이상이 지방간염으로

큰 증상없이 대부분 검진 통해 발견

식이요법·운동 통해 체중감량 중요

금식으로 급격한 감량은 상태 악화

“탄수화물 많은 쌀밥·빵 섭취 줄여야”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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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이 지난해 나온 건강검진표를 보고 ‘건강 결심’을 한다. 그러나 이 중 유난히 쉽게 지나치는 항목이 있다. 바로 지방간이다. 지방간은 지방이 간 전체 무게의 5%를 초과한 상태를 말하는데, 우리나라 성인의 3명 중 1명이 있는 것으로 추정될 만큼 흔하다.

특히 비음주자들이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지방간의 80%는 음주와 관계없이 생활습관으로 생긴다. 알코올로 인한 지방간은 20% 수준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이런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의 4명 중 1명 이상이 지방간염으로 이어지는 만큼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늘어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복부비만 주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2016년 3만5609명에서 2020년 2만7035명으로 감소한 반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2016년 3만6305명에서 2019년 10만7327명으로 증가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일으키는 원인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신체의 다른 부위로부터 잉여의 지방이 간으로 많이 운반되거나, 간 내 지방 대사과정에 장애가 생겨 간에 많은 양의 중성지방이 쌓이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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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김형준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당뇨, 고지혈증, 비만 등과 연관돼 발생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비만이 아닌 경우도 지방간인 사례가 많으며, 복부지방 즉 내장지방이 지방간의 더 큰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들을 추적 관찰한 연구에서도 내장 지방량이 증가할수록 비알코올성 지방간 위험이 최대 2.2배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대부분은 간 내 침착만 일어나는 단순 지방간이지만, 일부에서는 간세포가 괴사되어 염증 증상이 동반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비만한 사람의 60∼80%에서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이 동반되고, 지방간 환자의 25∼40%는 지방간염으로, 지방간염 환자의 5∼18%가 간경변증으로 진행한다.

이런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은 대사증후군, 당뇨와 연관성이 있는 만큼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간 기능 악화뿐만 아니라 당뇨 및 심혈관 질환도 주의해야 한다.

◆다이어트에도 속도 조절이 중요

지방간은 큰 증상이 없다. 피로감, 전신권태감, 오른쪽 상복부의 불편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대부분 건강검진에서 간수치(ALT, AST) 상승을 보고 발견한다.

전문가들은 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료에 약물치료가 아닌 식이요법과 운동을 통한 체중 감량을 권유한다. 당뇨병 치료제 중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키는 약제와 항산화제(비타민 E) 등이 약물치료에 사용되기도 하지만, 장기 치료 효과가 명확지 않은 만큼 원인이 되는 비만과 고지혈증 등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금식을 하는 등 급격한 체중 감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장지방에서 간으로의 급격한 지방산 이동을 초래해 오히려 급성 지방간염, 심하면 간부전까지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적절한 체중감량은 일주일에 0.5∼1kg 정도. 현재 체중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열량에서 500∼1000kcal가 적은 식이요법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사탕, 꿀, 초콜릿, 라면, 도넛, 케이크, 햄, 콜라, 사이다 등 열량이 높은 음식 섭취를 피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방의 섭취는 전체 열량의 30% 이내로 하고, 고기와 유제품 같은 동물성 식품에 많이 들어있는 포화지방산 섭취도 줄여야 한다.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조수현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 체중의 절대량 감소보다는 내장지방의 감소가 중요하다. 탄수화물이 많이 든 쌀밥, 떡, 빵 등 음식은 체내에서 쉽게 지방으로 바뀌므로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반면 고등어, 삼치 등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포함된 식품은 중성지방 농도의 감소, 혈당 저하, 간 수치 호전 등 지방 침착을 조절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건강한 식이요법과 함께 매일 30분 정도의 조깅, 자전거 타기, 수영 등 유산소운동도 병행해야 한다.

조수현 교수는 “최소 자기 체중의 5%를 감량하면 간 수치를 호전시킬 수 있으며, 약 10%를 줄이면 지방간을 개선할 수 있다”며 “정기적이고 꾸준한 운동 습관과 적절한 식이요법을 통한 식습관을 지켜나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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