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정몽규 HDC그룹 회장 물러날 듯…광주 붕괴 참사 책임(종합)

댓글 3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시아경제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에서 두 건의 대형 건설 현장 안전사고를 일으키면서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1999년 회장 취임 이후 23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업계에서는 조만간 정 회장이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지고 대국민 사과와 함께 자신의 거취 문제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해 6월 10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광주 철거건물 붕괴 사고 관련 기자회견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 <이하 사진=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대형 건설현장 사고를 잇따라 일으키면서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HDC현대산업개발은 "17일 오전 10시 HDC현대산업개발 용산 사옥 대회의실(9층)에서 정 회장의 입장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이 발표할 입장문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우선 정 회장이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건설사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회사를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정 회장은 붕괴 사고 발생 이튿날인 지난 12일 광주 참사 현장에 내려가 유병규 현대산업개발 대표 등과 사고 수습 방안 및 향후 대책 등을 논의했다. 이후 서울 자택으로 올라와 주말 동안 근본적인 사고 수습책과 함께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 숙고에 들어갔다.

정 회장은 2018년 그룹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현대산업개발의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고, 주요 사안에 대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등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으로 볼 때 정 회장이 현재 맡고 있는 지주사 HDC의 대표이사 회장에서도 물러나는 등 완전한 '경영퇴진'을 선언할 가능성도 크다. 일각에선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등 경영진 동반 사퇴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 회장은 자신의 거취 표명과 함께 브랜드 신뢰도 회복을 위한 근본적인 안전대책 마련 등도 약속할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경제

광주 서구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발생 엿새째인 16일 사고 현장 인근에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에 투입될 크레인이 조립이 끝난 뒤 눕혀져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현재 자신이 맡고 있는 대한축구협회장 자리에서도 물러날 의사를 밝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13년 제52대 축구협회장으로 취임한 정 회장은 지난해 1월 3선에 성공하며 9년째 축구협회장직을 맡고 있다.

1962년생인 정 회장은 1986년부터 1998년까지 현대자동차 회장을 지냈다. 그러나 현대차의 경영권이 정몽구 회장에게 넘어가면서 부친인 고 정세영 현대차 명예회장과 함께 1999년 3월 현대산업개발로 자리를 옮겼다.

'아파트 명가'로 불리던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재개발 구역 철거 과정에서 대규모 인명사고를 낸 데 이어 7개월 만인 지난 11일 신축 중이던 화정아이파크 아파트의 외벽 붕괴 사고까지 일으키면서 부실공사 등에 대해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사고 책임자와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면서 오너인 정 회장의 책임론도 커지는 상황이다.

이번 사고의 파장은 HDC현대산업개발 회사의 존망을 위협하고 있다.

광주 화정아이파크 입주민들이 전면 철거후 재시공을 요구하면서 공사비와 피해보상비 등에 당장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각오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업 신뢰도 저하에 따른 손실은 액수로 환산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다.

광주 운암 등 기존 수주 현장에서는 계약 해지 요구가 빗발치고, 기존 아파트 주민들은 단지명에서 '아이파크' 브랜드를 떼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공공은 물론 재건축·재개발 사업 등 신규 수주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민·노동단체 등과 여론이 악화되면서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고 관련 책임자 처벌을 비롯해 영업정지 등의 중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