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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배송 늦으면 외면 당한다"…롯데·신세계百까지 총알배송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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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세지는 유통 빅뱅 ① ◆

매일경제

유통업계를 둘러싼 변화의 바람은 올해도 메가톤급이다. 사진은 서울의 한 이마트 매장 내에 비치된 이마트 앱 서비스로 연결되는 QR코드 안내문이다. 거의 대부분의 유통매장이 이렇듯 모바일 앱을 활용하는 이커머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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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면 죽는다는 생각입니다."

"벼랑 끝에 서 있는 심정입니다. 끝장 혈투입니다."

롯데·신세계 등 전통 유통 강자와 쿠팡·네이버 등 선두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 그리고 무신사·오늘의집·오아시스 등 새롭게 급부상하는 버티컬 플랫폼(특정 분야 전문몰) 사이에서 신년 초부터 전운이 드리우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관련 서비스가 한 치 앞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진화를 거듭하면서 선두주자와 후발주자 할 것 없이 향후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급속도로 몰락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우선 백화점·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전통 강자들은 대면 구매 시장 규모가 역성장 추세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 이커머스 시장에서 전환점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수년 내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다. 지난해 전체 유통 시장의 40%에 가까운 수치로 이커머스 시장이 확대되고, 2025년 한국 유통산업 사상 최초로 오프라인 시장 규모를 넘어선다는 분석이 나오는 데 따른 필사의 행보다.

이에 따라 롯데와 신세계는 올해를 이커머스 영토 확장 원년으로 삼고, 기존 전국 유통망과 물류센터 등 인프라스트럭처를 최대한 활용한 물량 공세와 속도전으로 이커머스 강자와 격차를 줄인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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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자사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이 지지부진한 성적을 거두자 지난해 4월 나영호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을 대표로 영입하고 체질 개선에 나선 상태다. 올해는 주문 후 2시간 이내 상품을 배송해 주는 '바로배송' 서비스를 강화한다. 현재 서울과 수도권, 제주 등 일부 지역에서 운영 중인 바로배송을 올해 말까지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W컨셉과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지난해 온라인 부분 인수·합병(M&A)에만 4조원의 실탄을 쏟아부은 신세계그룹은 온·오프라인 본격 결합에 나선다. 지난해 9월 이마트 이천점에 하루 3000건 이상 주문 처리가 가능한 '대형 PP(Picking & Packing)센터'를 도입하면서 배송 물류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이마트 이천점과 같은 대형 PP센터를 상반기에만 3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비해 네이버와 쿠팡, 카카오 등 국내 대표 이커머스 플랫폼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상황이지만, 플랫폼 산업 특유의 승자 독식 구조하에서 언제든 패배자가 될 수 있다는 긴장감 아래 서비스 고도화에 총력전을 펼치는 모습이다. 네이버와 쿠팡의 올해 화두는 이전보다 한 발 더 나아간 물류 인프라 확대다. 먼저 네이버는 자사 판매 플랫폼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판매자들의 물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온라인 풀필먼트 데이터 플랫폼 'NFA(Naver Fulfillment Alliance)' 서비스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양질의 판매자를 유치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판매자들이 NFA를 통해 물류 고민을 줄이고 고객 관리와 마케팅에 집중하면서 사업이 성장하는 긍정적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쿠팡도 전국 각지에 물류센터를 새로 건립해 로켓배송 사정권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쿠팡은 그간 전국 30여 개 지역에 100여 개 이상의 물류 인프라를 구축해 왔는데 여기에 대구, 광주, 대전, 충북 음성, 경북 김천, 충북 제천, 경남 함양 등에 총 7곳의 첨단 물류센터를 추가로 건립 중이다.

편의점도 모바일을 활용한 상권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국 각지로 뻗어 있는 모세혈관 같은 소매망과 연계한 퀵커머스(즉시 배송), 픽업서비스 마케팅을 강화해 틈새 시장을 공략한다. GS25 운영사인 GS리테일은 배달 플랫폼 요기요를 인수하는 등 배달망 구축에 공을 들였다. 이들 배달 서비스와 전국 1만6000여 개 오프라인 점포를 연계한다는 구상이다.

이커머스 시장이 어디까지 진화할지는 가늠하기 힘들다. 단순 상품 판매·배송을 넘어 건강을 관리하고 철마다 옷을 렌탈해주는 토털 라이프케어 서비스까지 나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아마존이 꿈꾸는 자동 발주 시장을 이커머스 진화의 다음 단계로 보는 시각도 있다. 구매 패턴을 빅데이터화하고 인공지능(AI)이 분석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적시에 자동 주문·배송하는 시스템이다.

[홍성용 기자 / 강민호 기자 /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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