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허씨 삼부자' 총출동…대구 달군 올스타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3분 만에 매진된 올스타전
3,300명 유관중 성황리 개최
뽀로로 입장 댄스쇼 등 볼거리
팀허웅, 팀허훈에 120-117 승리
허웅 "팬투표부터 이어진 사랑에 감사"
"한국농구 발전 가능성 본 것 같아 기쁘다"
한국일보

16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2021~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특별심판을 맡은 허재(가운데) 전 국가대표 감독이 허웅(왼쪽), 허훈 두 아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프로농구 ''별들의 잔치' 올스타전이 10년 만에 부활한 '농구 도시' 대구를 뜨겁게 달궜다. 스타 형제 허웅(29·DB)과 허훈(27·KT)은 '팀 허웅'과 '팀 허훈'을 구성해 자웅을 겨뤘다. '농구대통령' 허재 전 국가대표 감독도 특별심판으로 깜짝 출연해 자리를 빛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오랜만에 경기장을 가득 메운 3,300명의 관중들 앞에서 선수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MVP를 차지한 허웅은 "팬 투표부터, 너무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 올스타전을 행복하게 보냈다. 오늘을 통해 한국농구가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본 것 같아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16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2 KGC 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올스타전은 허웅·허훈 형제 더비로 관심을 끌었다. 예매 시작 3분 만에 전 좌석이 매진됐다. 팀 리더를 고르는 올스타전 인기투표에서 허웅은 2002~03시즌 이상민(당시 KCC)이 세웠던 역대 최다 득표(12만354표) 기록을 갈아치우며 압도적 1위(16만3,850표)를 차지했다. 허훈 역시 이상민의 기록을 넘어선 기록 13만2표로 2위를 차지했다. 경기 시작은 오후 3시였지만 팬들은 일찌감치 경기장을 찾았다. 출입문을 개방한 오후 1시엔 이미 인근 식당 골목까지 길게 줄이 늘어서 있었다.

선수 입장부터 특별했다. 최준용(SK)은 뽀로로 분장을 하고 등장해 관중들을 폭소케 했다. 허훈은 닮은꼴인 '주토피아'의 나무늘보와 함께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팬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천사 날개와 텔레토비 분장도 등장했다. 올스타전에 출전한 유일한 용병 라건아(KCC)는 머니건을 쐈고 김선형(SK)은 비의 'BAD BOY'라는 곡과 함께 선글라스를 끼고 춤을 췄다.

경기는 특별심판으로 등장한 허 전 감독의 휘슬로 시작됐다. 허 전 감독은 경기 초반 허훈의 트래블링을 깨알같이 지적했다. 허훈은 "트래블링을 지적받긴 처음"이라며 입술을 내밀었다. 허웅에겐 두 차례나 파울이 내려졌다. 두 아들에게만 유독 엄격한 판정에 관객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2쿼터 초반에는 최근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노래와 함께 허웅과 허훈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일시적으로 멈추고 둘만 대결을 펼치는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그런데 허웅이 준비된 약속을 잊고 진짜 슛을 성공시켜 다시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원석(삼성)은 1쿼터 경기 중 덩크에 성공하자 돌연 앞구르기 세리머니를 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경기는 팀 허웅의 승리로 끝났다. 종료 2분을 남기고 허웅이 쐐기 3점슛을 꽂아넣었다. 기자단 투표로 MVP에 선정된 허웅은 "좋아하는 형들이랑 같이 팀을 이뤄서 경기를 뛸 수 있어서 행복했다. 형들이 밀어줘서 점수를 많이 낼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3점슛 콘테스트 우승은 19점을 몰아넣은 이관희(LG)가 차지했다. 이관희는 "2년 전 올스타전 때는 아침 7시부터 연습했는데 아쉽게 4강에서 떨어졌다. 창원 팬들과의 약속을 지켜서 기쁘다"고 말했다. 예선에서 가장 많은 17점을 넣었던 허웅은 결승에서 12점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허웅은 "오늘 슛감이 좋았는데 예선부터 너무 많이 쏴서 힘이 빠졌다"고 했다.

덩크왕은 47점을 받은 하윤기(KT)가 차지했다. 헐크 탈을 쓰고 등장해 옷을 찢는 퍼포먼스를 선보인 하윤기는 시작과 동시에 가뿐하게 원핸드 덩크를 꽂았다. 이후 시도한 앨리웁 덩크가 동료 선수들의 패스 미스로 번번이 실패했지만, 마지막에 폭발적인 윈드밀 덩크를 성공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당한 발목 부상으로 뒤늦게 불참을 선언한 최준용(SK)은 경기장을 찾은 한 팬에게 농구화를 선물하기도 했다.
한국일보

16일 2021~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열리는 대구체육관 앞에서 관중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대구=최동순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구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