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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판의 경계' 위치한 남태평양 통가, 해저 화산 폭발로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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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 통가 섬 해저화산 폭발

지진대 등 판의 경계 위치한 통가

추가 화산 폭발 가능성 배제 못해

日 남동부 해안 곳곳 쓰나미 관측

美·에콰도르 등 환태평양 국가도

해안 접근 금지령 '초비상'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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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 서부에 있는 섬나라 통가에서 해저화산이 폭발하면서 일본이 5년 만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하고 23만 명을 긴급 대피하도록 조치했다. 미국·에콰도르·칠레·뉴질랜드 등도 쓰나미 경보가 내려지는 등 이른바 불의 고리에 속하는 환태평양 국가들에 비상이 걸렸다. 일단 대규모 분화와 화산재 분출이 멈춘 상태지만 판의 경계에 위치한 통가의 지질 구조상 추가 폭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15일(현지 시간) 오후 5시 26분 통가의 수도 누쿠알로파 북쪽 65㎞ 해역에 있는 해저화산에서 폭발이 8분간 이어졌다. 800㎞ 넘게 떨어진 피지에서도 천둥 같은 폭발음이 들렸을 만큼 위력이 강했다. 통가 기상청이 공개한 위성사진을 보면 화산재와 가스 등 화산 물질이 상공 20㎞까지 분출돼 통가 제도 전체를 뒤덮었다. 1.2m 높이의 파도가 일어나면서 통가 당국은 해변과 저지대 주민들에게 대피를 촉구했다고 AFP는 전했다.

아직 공식적인 인명 피해는 집계되지 않았다. 인접국인 뉴질랜드의 저신다 아던 총리는 16일 기자회견에서 “통가에서 부상자나 사망자에 대한 공식적인 보고는 없었다”면서도 “다만 일부 해안 지역과 작은 섬들의 상황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약 10만 5,000명이 거주하고 있는 통가는 이번 화산 폭발로 인터넷이 끊겨 외부와의 통신이 제한적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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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화산 폭발로 형성된 통가는 약 170개의 섬들로 이뤄졌다. 주요 지진대와 화산대가 이 지역에 모여 있다. 통가의 해저화산 분화는 태평양판이 호주판 밑으로 들어가는 판의 경계에 위치한 지질 구조가 원인으로 꼽힌다. 판구조론에서는 조산운동으로 지구 표면을 덮은 각 대륙 내 판들이 움직이면서 다른 판에 부딪치거나 다른 판 밑으로 들어간다고 본다. 이때 판과 판의 충돌로 인해 지진이나 화산 활동이 활발해진다. 지난 14일에도 통가에서는 화산 폭발로 0.3m 높이의 파도가 치면서 쓰나미 경보가 발령된 바 있다. 지구영상회사 플래닛랩스는 “통가의 표면을 보면 화산재 낙하로 45% 이상 영토가 확장된 것으로 보인다”며 화산 폭발이 빈번함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환태평양 국가들도 비상이 걸렸다. 통가 해저화산 분화 직후 일본은 23만 명에게 피난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일본 남동부 해안 전역 곳곳에서 쓰나미가 관측된 탓이다.

미국·에콰도르·칠레 등 다른 환태평양 국가들도 한때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미 지질조사국은 이번 폭발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캘리포니아주 산타크루즈 남부에서는 강한 파도로 선박이 파손되고 저지대 지역이 침수돼 차들이 떠내려가기도 했다. 하와이주에서는 카우아이 등 일부 지역에서 50∼80㎝ 높이의 파도가 관측됐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도 쓰나미 경보와 함께 해변 접근 금지령을 내렸다. 에콰도르 해군해양학연구소는 갈라파고스제도의 가장 큰 섬인 푸에르토아요라에 쓰나미 경보를 내렸다. 호주 기상청은 경보 구역에 있는 사람들은 내륙 쪽으로 1㎞ 이동하거나 해발 10m 이상인 곳으로 갈 것을 강하게 권고했다.

환태평양 국가들은 추가 화산 분화 가능성과 폭발 인지 어려움이 제기되면서 통가 섬에 대한 긴장을 풀지 않고 있다. 알래스카 화산 관측소의 한스 슈바이거 지구물리학자는 “해저화산은 용암에 닿으면서 폭발 규모가 커져 보통 해수면을 침범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슈바이거는 “폭발이 일어나기 전 화산에서 소규모의 국지적 지진이 일반적으로 증가하지만 육지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느냐에 따라 주민들이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백주연 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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