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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새로운 세대의 새 도전"···이재현의 꿈에 CJ가 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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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확보 없인 미래 성장 없다"

1년간 준비 인사·조직혁신안 완성

직원 75% MZ···확실한 보상 원해

성과 따라 파격적인 지위 등 제공

최대 4주 창의휴가·거점 오피스 확대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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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CJ회장이 1년여간 준비한 CJ그룹의 인사·조직문화 혁신 방안을 완성하고 본격적인 체질 변화에 나선다. 지난해 11월 중기비전 발표를 계기로 전 계열사에서 직급 파괴, 주요 보직 사내 공모, 유연한 근무제 등의 파격적인 제도를 최근까지 순차적으로 도입한 후 시행에 들어갔다. 위계질서로 꽉 짜인 대기업이 아니라 자유분방한 판교 밸리처럼 자기주도적으로 일하고 보상 받는 방식으로 송두리째 바꾼다는 취지다. 이를 통해 그룹의 4대 미래 사업을 역동적으로 추진할 인재를 확보한다는 이 회장의 복안이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지난해 11월 중기비전 비전 공개와 함께 인사 시스템 혁신을 선언한 CJ그룹은 올 들어서도 CJ ENM의 연공제 직급을 폐지하는 한편 계열사간 잡 포스팅 제도 시행, 전 직원 대상 거점 오피스, 창의 휴가 확대 등을 도입했다. 그룹 관계자는 16일 “지난해부터 순차적인 파격적인 인사·조직 혁신 제도의 도입을 연초까지 이어오면서 이제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직급 파괴다. 주요 계열사 중에서는 지난해 7월 CJ제일제당이 직원들이 직급을 기존 7단계에서 3단계로 줄였으며 올 들어서 CJ대한통운도 7단계에서 4단계로 줄였다. CJ대한통운의 경우 대리, 과장 등의 직급이 없어지고 '어소시에이트-스페셜리스트-매니저-디렉터'로 변경됐다. CJ ENM은 아예 직원 직급이 사라지고 ‘직무’만 남는다. 전 계열사 임원들은 올해 1월부터 ‘경영리더’ 단일 직급으로 통합됐다.

또 계열사간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잡 포스팅도 시행중이다. 지난해 말 계열사별 외부 공모 직급을 공개해 현재 채용 절차가 진행 중이며 설 이전에 배치가 완료될 예정이다. 이는 원하는 회사에서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은 직원들에게 도전 기회를 주기 위해 도입됐다. 리더 공모제도 조만간 시행할 예정이다. 의지와 잠재력을 보유한 인재들에게 직급에 관계없이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로 입사 10년 이내라도 임원이 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거점 오피스 제도 ‘CJ WORK ON’은 도입 초기지만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부터 CJ직원들은 집에서 가깝거나 거래처와 미팅 등에 편한 장소를 선택해 근무할 수 있다. △서울 용산구(CJ올리브네트웍스, CJ CGV) △서울 중구(CJ제일제당센터) △경기 일산(CJ LiveCity)등 4곳에 거점 오피스가 마련됐다. 앞으로는 강남뿐만 아니라 제주 나인브릿지, 여주 해슬리 등에 리조트형 오피스텔도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워라밸을 지원하기 위해 근속연수에 따라 부여하는 ‘창의 휴가’도 늘린다. 기존에는 5년 단위로만 있었으나 이제는 입사 3년, 7년 시점에도 연차를 포함해 최대 4주를 쉴 수 있다.

인재들에게 신사업 창업 기회를 주기 위한 사내 벤처 프로그램도 주요 계열사에 도입을 완료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이노백(INNO 100)’ 프로그램을 도입해 100일 동안 기존 업무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데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CJ ENM 엔터테인먼트 부문은 지난해 11월 사내벤처 제도인 ‘SERIES A’(시리즈 A)를 시작했다.

CJ가 이 같이 획기적인 조직문화 혁신을 추진하게 된 배경에는 젊은 인재의 확보 없이는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추진도 힘들다는 이 회장의 강한 의지가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지 못한다면 생존 어렵다”는 위기의식을 가득 담은 중기비전을 발표했다. 이를 추진할 인재 확보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CJ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설문 조사 등을 통해 내부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취합했다. 여기서 나온 키워드가 바로 △성장 △공정 △투명성 △성과 보상 등이었다. CJ지주 관계자는 “미래의 주축이 될 MZ세대가 직원의 75%에 달한다”며 “공정한 기회를 통해 성장하고 이에 따른 확실한 성과 보상을 받고 싶어하는 이들의 요구를 담아 인사조직혁신 제도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젊은 인재들의 스타트업 쏠림이 모든 대기업들의 고민인 가운데 주력 사업인 식음료, 엔터 등은 업종 특성상 급여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 밖에 CJ의 고민은 더 크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젊은 직원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능력에 따른 대우를 제공함으로써 인재 이탈을 막고 외부 인재를 원활하게 영입하겠다는 속내가 담긴 셈이다.

지난해 11월 이 회장은 “다양한 기회와 공정한 경쟁을 통해 다른 기업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보상을 받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혜진 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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