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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해상 운임·원자재價 급등에···가전·배터리값 '도미노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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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제품가격에 원가부담 반영

SCFI 5,109로 사상 최고 경신

니켈도 최고가···리튬은 400%↑

올 스마트폰 가격 16% 오를수도

LG엔솔 등 배터리가격 10% 인상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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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 화물 운임과 니켈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멈추지 않으며 제품값이 연쇄 상승하고 있다. 수출 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의 가격 경쟁력 상실과 수익성 훼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경기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7일 기준 5,109.6으로 2009년 10월 관련 집계를 시작한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려온 해상 운임은 선복량(선박 운송 공급량)이 단기간 내에 해결되기 어려운 만큼 올해 상반기에도 더 오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제품 크기가 커 해상 물류망을 주로 이용하는 TV와 냉장고·세탁기 등 대형 가전과 전자제품 제조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주요 원자재의 가격 상승세도 꺾이지 않고 있다. 특히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변화 물결이 거세게 일며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원자재의 가격이 치솟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자재인 니켈은 13일 톤당 2만 2,130달러에 거래되며 1년 전보다 25% 올랐다. 니켈은 최근 10년 새 가장 비싸다. 수요도 강하지만 세계 최대 공급국인 인도네시아가 니켈 수출세 부과를 검토하면서 최근 한 달간 12%가량 올랐다. 니켈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의 주요 소재인 코발트 가격은 지난해 이미 2배로 뛰었고 리튬은 1년간 400% 넘게 급등했다. 구리 가격도 최근 3개월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물류비와 원자재 등이 줄줄이 오르며 완제품 가격도 덩달아 널뛰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3분기 보고서를 통해 TV 평균 판매 가격이 전년 대비 각각 29%, 22.2% 인상됐다고 밝혔다. 지난 분기와 올해 원자재 가격 상황이 더 악화한 만큼 추가 평균가 상승이 예상된다. 다음 달 초 공개 예정인 삼성전자의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의 가격도 100만 원을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전작인 갤럭시S21은 99만 9,900원부터 시작했지만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난으로 주요 칩과 부품 가격이 오르며 100달러(약 12만 원)가량 가격 인상을 점치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세계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1위 업체인 미디어텍은 지난해 11월 출시한 모바일용 AP ‘디멘시티9000’의 가격을 이전 모델 대비 약 2배 수준으로 올렸다. 미디어텍은 모바일 AP 외에도 4세대(4G) 이동통신과 5G 모뎀 칩, 와이파이 칩 등 주요 부품의 가격을 5%에서 최대 20%까지 인상했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스마트폰 가격이 부품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최대 16%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원통형 배터리 가격을 평균 10% 올린 것으로 알려졌으며 삼성SDI 대리점도 지난해 말 소형 거래처에 원통형 배터리의 가격을 7%가량 인상하는 등 국내 배터리 기업들도 원재료 가격 고공 행진을 제품값에 반영했다.

물류비와 원자재가 상승분을 국내 대기업이 제품가에 반영하고 있지만 국내 산업계 전체로 보면 이 같은 추세가 기업 이익과 경쟁력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제품과 경쟁에서 밀릴 수 있고 가격 전가가 어려운 범용 제품을 제조하는 중소·중견 기업은 이 과정에서 가격 전가 대신 이익률 축소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은 “올해 원자재 가격 상승과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수출 환경이 우호적이지 못할 것”이라며 “원자재 가격 등 물가 안정과 규제?세제 정비 등으로 기업들의 경쟁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진혁 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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